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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도 쓰는 트레이너 Jun 03. 2020

현재의 인류는 점점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되고 있다

현대 인류가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운동

 ‘오늘도’ 한 회원과 운동 전 상담을 하는데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생각났다. 다른 이유가 아니라 구부정한 허리, 동그랗게 말린 어깨, 쭉 빠진 목이 그랬다. 트레이너가 된 이래, 누구와 상담을 해도 3명 중 3명이 한 가지 이상을 가지고 있었다. 학창시절 국사를 배울 당시에 선사 시대는 너무 먼 이야기이기도 했고, 사람보다는 유인원에 가깝게 생긴 오스트랄로피테쿠스를 인류의 조상이라 믿고 싶지 않았다. 그랬던 그 최초의 인류가 지금 보니 현대의 사람들과 비슷한 체형을 가진 것 같다.      




 인류의 ‘문명’은 생겨난 이후 엄청난 속도로 진화하고 있으며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핸드폰은 발명된 지 50년 만에 벽돌 크기에서 손바닥 크기보다 작게 줄었고, 컴퓨터는 1kg도 안 될 정도로 가벼워졌다. 그 외에도 매일 새로운 발명, 신조어, 이슈가 넘친다. 하지만 문명에 반해 우리 몸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호모사피엔스가 되기까지는 약 220만 년이 걸렸다. 이만큼 몸은 천천히 바뀐다. 그리고 호모사피엔스는 이제 30만 년 ‘밖에’ 안 된 인류다.     


 다른 동물과 다르게 인류는 원래 많이 움직여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한다. 하마와 같은 턱이나 맹수들의 강한 이빨, 근력도 없으며, 심지어 곰보다 빠르지도 않다. 그럼에도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신체적 조건은 ‘지구력’이었다고 한다. 일례로 호모 에렉투스의 사냥법은 사냥감이 지칠 때까지 몇 킬로미터든 몇십 킬로미터든 따라가는 것이었다. 이렇게 사냥하고 농사를 짓고, 수렵 생활을 하던 우리의 몸이 크게 변하지 않았는데 현대 시대를 살고 있다면, 체력도 떨어지고 근골격계 질환도 따라올 수밖에 없다.      


 일단 체력은 말 그대로 ‘몸의 힘’을 뜻하므로 몸을 써야 좋아지며, 특히 근육과 뼈는 쓰지 않으면 빠르게 퇴화한다. 억울할 만큼 빠르게 돌아온다. 간혹, ‘그럼 결국 운동이 필수라는 얘기가 아니냐’ 묻는 사람이 있는데 정답이다. 운동은 밥 먹듯이 해야 한다. 우리는 아주 많이 움직이는 것 같지만 수렵과 채집만 하거나  사냥을 업으로 하는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에 신체의 기준으론 턱없이 부족하다. 운동마저 안 해주면 진짜 ‘오스트랄로피테쿠스’로 돌아가게 될지도 모른다.      





 현대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운동은 스트레칭이다. 근력운동도 좋고 유산소운동도 당연히 좋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생각해보면, 밥 먹고, 잠을 자는 시간도 부족한 현대인들에게 운동은 사치로 느껴질 수 있다. 해야 한다니까 시도는 무수히 많이 하지만 3일을 못 넘기는 이유다. 그래서 트레이너인 내가 낼 수 있는 절충안이 스트레칭이다. 국민체조 1번도 좋다. 온 국민이 하라고 만든 체조이니 나쁠 리가 없다. 또는 헬스장 벽에 붙어있는 스트레칭 가이드를 1번만 따라 하는 것도 추천한다. 다니던 헬스장마다 붙어있는 가이드는 달랐지만, 온몸의 근육을 모두 한 번씩은 쓰게끔 만들어져 있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당부하자면 자전거 타기를 추천한다. 맨몸 걷기보다 훨씬 허벅지 근육을 자극하고, 심폐기능 향상에도 좋은 ‘일석 이조’ 운동이다. 실내자전거 비싼 건조대로 쓰지 말고 활용 잘 하면 좋겠다. 또, 도시에 따라 자전거 대여를 운영하는 곳이 늘고 있다. 이것을 이용하는 것도 추천한다.     


 인류는 직립보행을 하는 동물이며, 움직이기 좋은 몸을 가지고 있다. 220만 년에 걸쳐 진화한 몸이 이렇게 쉽게 퇴화해버리면 너무 아깝다. 다시 돌아가기 전에 스트레칭만이라도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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