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도 쓰는 보디빌더 Jul 20. 2022

수분 섭취, 2% 부족할 때는 이미 늦었다.

맛은 없는데 꼭 먹어야 한다는 물, 어떻게 마실까?


"아, 괜찮아요! 목 안 말라요."  

"아니요! 지금 드셔주세요! ^^"  


 


트레이너들은 레슨 중 물 마시기를 자꾸 권한다. 보통 1회 레슨 타임은 50분, 종목 사이 혹은 세트 사이, 즉 5~10분마다 수분 섭취를 유도한다. 회원 입장에서는 온몸에 땀범벅이 되거나 목이 타들어 가는 것도 아닌데 물을 마시는 것보다는, 트레이너가 곁에 있을 때 한 동작이라도 더 배우고 싶을 테니 물 마시는 그 찰나의 시간도 아깝고, 또 마음 한편에서는 마치 메뉴얼처럼 물을 마시라 종용(?)한다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무엇이 되었든 '수분 섭취'에서 갈증을 느끼는 순간은 이미 늦었다.  


 


수분은 체중의 2%만 부족해도 피부가 벌겋게 달아오르고, 근육의 수축 능력이 현저히 감소되고 심박수가 증가하는데, 자칫 고혈압과 같은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쓰러질 수도 있다. 이해하기 쉽게 하고자 조금 비약해서 말하자면 늘 100만 원으로 멀쩡히 생활하던 사람이 단 2만 원만 모자라도 잘못하면 뒷목 잡고 쓰러질 수 있단 소리다. 아무 대책 없이 12만 원이라도 쓰는 날에는 갑자기 저세상 행이 될지도 모른다(체중의 12% 정도 수분 소모 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수분 부족이 이렇게나 위험한 일이라면 몸에서 미리미리 좀 알려주면 좋을 텐데, 아쉽게도 우리가 갈증을 느끼는 순간은 이미 체중의 2% 이상 수분이 떨어진 이후다. 그러니 목이 마르기 전에 수분 섭취를 미리미리 해 주는 것이 최고다. 괜히 알아주는 대기업에서 이온음료 이름을 '2%'라 지은 게 아니다.  


 


워낙 전문가들이 수분 섭취를 강조하다 보니, 이제 우리는 수분이 몸에서 얼마나 차지하고 있고(인체 구성물질의 6~70%), '운동'을 만들어 내는 골격근에서 수분 비중이 얼마만큼인지(골격근 구성물질의 7~80%)는 한 번쯤 들어봤다. 우리가 일상생활을 비롯해서 운동을 할 때, 대체로 혈액의 형태를 한 수분이 온몸을 돌며 산소와 영양소를 공급하고, 노폐물을 배출하며, 체온 유지에 일조한다는 것 역시 웬만큼 알고 있다. 그런데 전혀 와닿지 않는다. 어떠한 맛도 없는데 배만 부르고(이게 제일 기분 나쁘다), 화장실만 더 자주 가게 되니 물 마시기가 달가울 리 없다. 하지만 마셔야 한다. 그것도 미리 보충해야 한다. 너무 뻔해서 정말 하기 싫은 말이지만 운동 목표를 떠올리며 마셔야 한다. 근손실 없이 효과적으로 근육을 늘리려면, 신진대사를 빠르게 돌려 지방을 연소하려면, 요즘같이 습하고 더워서 땀을 뻘뻘 흘릴 때 건강 지키려면 억지로라도 마셔야 한다. 그럼 어떻게 마실까?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알게 모르게 소변, 대변, 땀, 호흡으로 시간당 약 1L의 수분이 손실된다. 그리고 운동을 하면 수분 손실에 가속이 붙는다. 마라톤이나 트라이애슬론 같이 철인(!)들이나 도전하는 생활체육 종목 또는 스포츠 선수들을 제외하고 일반적인 우리들의 운동에서는 시간당 약 2L의 수분이 손상된다. 이런 이유로 트레이너들이 15분에 250ml 정도의 수분을 지속해서 섭취하라 권하는 것이다. 엄격하게 수치로 따지자면 이것도 많이 먹는 게 아닌 셈이다.


 


이렇게나 설명해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운동 중에는 물이 먹히지 않는다는 회원들에게는 '워터 로딩'을 소개한다. 원래는 스포츠 선수들이 시합 전에나 사용하는 방법이지만 모든 회원은 소중하므로 쓰러지지 않게 하기 위해 알려준다. '워터 로딩'이란 본 운동 3시간 전 500ml를 마시고, 더해서 운동 15분 전에 250ml를 한번 더 마셔서 몸속에 수분을 미리 저장해 두는 개념이다. 참고로 워터 로딩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해 본 사람으로서 미리 알려주자면 화장실에 수 없이 왔다 갔다 해야 하는 부작용은 감수해야 할 것이다. 특히 무산소 운동보다는 유산소 운동이 수분 손실 정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워터 로딩 한 번 했다가 러닝머신 뛰던 중에 화장실 왔다 갔다 하느라 자리 빼앗긴 경험은 지금 생각해도 허탈하다.  


 


한편 수분의 중요성은 충분히 알았으나 맛이 없으니까 이온음료나 스포츠 드링크(이하 스포츠 드링크로 통일)를 마시면 안 되냐 질문하는 회원들이 종종 있다. 제조사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모든 스포츠 드링크는 물만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다. 기본적으로 운동 시 부족해지는 전해질과 당분을 보충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제품이므로 나트륨, 당분을 비롯해 각종 전해질이 첨가되어 있다. 스포츠 드링크를 섭취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나트륨 혈증'을 막기 위함인데, 나트륨 혈증은 보통 중-고강도의 운동을 4시간 이상 지속했을 때 나타난다. 다시 말하면 생활체육인들에게는 굳이 필요하지 않으며, 잘못하면 열심히 운동해서 태워놓은 열량을 고스란히 메꿀 수 있다.  


 


그렇다고 커피나 녹차는 더더욱 권하지 않는다. 물론 운동 직에 카페인으로 근육을 각성한다는 목적으로 의미 있다, 없다 논쟁이 많은데 이것도 2차적 문제라 생각한다. 카페인이 근육 각성을 시킨다 안 시킨다 보다는 이뇨작용에 훨씬 더 탁월(?)하다는 것을 기억해주길 바란다. 커피 Tall사이즈 한 잔을 마시면 최소 Tall 사이즈 두 잔의 생수를 마셔야 수분이 보충된다. 비단 커피뿐 아니라 녹차 홍차도 마찬가지다. 수분은 언제나 손실된 것보다 초과하여 섭취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그럼 무조건 순수한 물만 마셔야 하나요?' 이것도 답은 아니다. 깡 생수는 트레이너 10년 차, 운동 경력 12년 차인 나도 싫다. 그래서 찾은 방법이 '발포 전해질(미네랄)' 또는 '발포 비타민'이다. 처음에는 쉽게 떠올릴 수 있는 발포 비타민을 종류별로 사서 먹었다. 그런데 맛이 너무 셔서 괜히 속까지 따끔거리는 것 같아 곧 멀리하게 되었다. 그러다 우연히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것이 발포 전해질이다. 일단 발포 비타민보다 신맛이 전혀 없고 달다. 맛있다. 마치 포카* 같은 맛이다. 덧붙여 구성성분을 확인한 결과, 무설탕에 전해질 위주로 만들어졌다. 운동은 근육이 일으키는 활동이고, 근육은 칼륨, 나트륨과 같은 전해질에 민감하다. 운동을 하면 어쩔 수 없이 전해질 불균형이 일어나는데 수분을 섭취할 때 함께 채워주면 더 좋은 게 아닐까 한다. 발포 비타민이건 전해질이건 물에 타 먹는 생리기능 영양소를 활용해 보자는 것이 이 글에서의 취지다.


 


수분은 열량도 없고, 영양소도 없지만 이제 당당히 필수 영양소로 자리 잡았다. 그만큼 우리 몸에서 꼭 필요한 물질이고, 특히 운동에서는 근육이 수분을 담는 그릇이라 불리는 만큼 아주 아주 중요하다. 이렇게나 찌고 습할 땐 숨만 쉬어도 수분 손실이 엄청나다. 휴가 앞두고 운동하까지 하느라 우리 몸은 이미 가뭄상태일지도 모른다. 목이 마를 땐 이미 늦다. 생각날 때마다 아니, 습관적으로 수분을 보충해서 건강하고 아름다운 여름을 날 수 있길 바란다. 이 글 읽은 김에, "지금 물 드셔주세요!"


작가의 이전글 다이어트=닭가슴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