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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세량 May 24. 2019

단 하나의 억울한 죽음도 없길.

영화 [노리개 : 그녀의 눈물] 리뷰

사회 고발 영화는 사회에 강한 메시지를 던진다.


특히 '도가니'나 '남영동 1985' 같이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경우 그 메시지는 더욱 강하고 진하게 관객에게 와 닿는다.


'노리개 : 그녀의 눈물'도 이런 '실화를 모티브'로 한 사회 고발 영화다. 특히 이 사건은 비교적 최근까지 논란이 되고 있고 아직 많은 의혹이 남아있는 '장자연 사건'에 대해 다루는 영화다.

이 영화는 2013년 개봉했다가 6년 만에 재개봉을 앞두고 있다. 


그만큼 이 사건이 아직 유효하며 많은 대중이 이 사건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반증이 아닌가 한다.


#평면적인 캐릭터 하지만 잘 소화한 배우들.



마동석은 '부산행' '범죄 도시'등을 거치며 강한 자신만의 색을 가진 배우가 됐다. 하지만 그 덕에 이미지가 고착화된 경향도 분명 존재한다.


사실 마동석은 다양한 배역을 맛깔라게 소화하는 뛰어난 배우다. 실제로 '부산행' 이전에는 게이로 출현하기도 했고, 평범한 서민 공무원 역을 맡기도 했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캐릭터가 평면적인 이 영화에서도 맡은 배역을 잘 소화해주었다.

절대 패려고 보고 있는 게 아니다.

이 영화에서 마동석은 집념 있고, 양심 있으며 평범한 아버지인 기자 역할을 맡았다. 자칫 전형적으로 그려질 수 있는 캐릭터였지만 마동석은 준수한 연기력도 캐릭터를 매력 있게 살려냈다.


마동석뿐 아니라 변요한도 그렇다. 


2014년 '미생'을 통해 대중에게 알려진 변요한은 2013년 개봉한 이 영화에서 비중은 작지만 사건의 키를 쥐고 있는 중요한 캐릭터를 맡았다.


아쉽게도 뒷 배경 설명이 꽤 많이 생략된 캐릭터인데 변요한은 섬세한 눈빛과 감정으로 이를 보완하고 있다.

비중이 작지만 좋은 연기를 보여준 변요한

단, 조연들 사이에 연기력 격차가 큰 편이고 전체적인 연기 톤이 통일되어 있지 않아 중간중간 흐름이 끊기는 경향이 있었다.


특히 법정신에서 방청객의 연기가 그러했다. 이 부분은 매우 아쉬웠다.


#투박하고 기교 없는 영화.



영화는 시종일관 투박하며 기교가 없다.


음악도 적은 편이고, 카메라의 움직임도 딱딱하다. 영화적 효과가 거의 사용되지 않았다.

유튜브로 뉴스를 보는 기분.

재판 과정이나 수사 과정, 취재 과정도 극적인 부분은 배제되어 있고 그저 담담히 보여주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박진감이나 세련미는 많이 떨어진다.


대신 그만큼 현실감 있고 묵직하게 느껴지는 부분은 있었다.

이 영화는 법정 공방을 주로 다룬다.

어찌 보면 영화보다는 다큐멘터리 같은 느낌이 강하다.


아마 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이 영화를 맡은 최승호 감독이 '환타스틱 모던가야그머'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감독했던 만큼 그런 방식으로 영화를 끌고 나간 것이 아닌가 한다.


#총평

: 결국은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


영화적인 부분에서 부족한 면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자극적인 사건을 다루는 만큼 고민한 흔적이 보였고, 힘든 역을 맡은 주연 여배우에 대해서도 최대한 배려한 부분이 느껴졌다.


자극적인 부분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배제하려 것도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연기하며 가장 힘들고 고생하셨을 거다.

영화의 특성상 '도가니'나 '내부자들'이 연상되는 장면도 많았다. 하지만 이를 비판하기는 힘들다.


이 천편일률적이라 평가받아야 할 장면들 중 몇몇이 실제로 있었던 일임이 밝혀졌으니까.


무엇보다 이 영화는 메시지만큼은 확실하다. '끝나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잊지 말자는 것.'

밝힐 것이 있다면 끝까지 밝혀야 한다.

세상에 억울한 죽음이 있어서는 안 된다. 그 죽음에 의혹이 남아서도 안된다.


이 사건을 악용하는 이들이 없게 하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이 사건을 기억하고 되새길 필요가 있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의 재개봉은 나름 의미가 깊다.


이 영화의 마지막 문구처럼 '이 사건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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