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부엉이와 소방관
내 아들은 소방관이다.
불만 끄는 것이 아니라 민원인들의 요청이 있으면 어디든 달려간다.
염소가 사람들을 뿔로 받고 다닌다고 신고가 들어오면 염소도 잡아야 하고
아파트 난관에 있는 벌집 제거, 자살하는 사람 물에서 건져내어 살리기 등
지난주에는 골프 연습장 그물에 천연기념물인 수리부엉이가 걸려있다는
신고를 받고 부엉이를 구조하여 숲으로 돌려보낸 일이 있었다고 한다.
구조한 아들을 어느 방송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뉴스에 나왔다.
일하느라 본방 사수하지 못하고 앱을 통하여 봤다.
작년 8월에 불 끄다 탈진하여 길바닥에 누워있는 모습까지 보게 되었다.
지금 현재 벌어지는 광경이 아닌데 심장 박동이 빨라진다.
마음이 아파 더 보지 않고 수리부엉이 구조하는 장면만 몇 차례 보고
오래도록 기억하고자 그림을 그렸다.
몇 달 전에 자동차가 다리에서 떨어졌을 때 사람 구한다고 수중 장비도 장착하지
않고 바다에 들어갔었다고 문자가 와서 "네 목숨도 중요하니까 매뉴얼대로 움직여라"
고 문자로 소리쳤다.
위험하니까 그 직업을 그만두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오르지만
어미는 아들이 안전하게 임무 완수하길 기도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