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첫째 당근이에게 동생이 엄마 뱃속에 생겼다는 사실을 알렸을 때, 당근이는 세돌을 지나지 않았었다.
침대에 누우면서 나를 향해 계속 “용서할 수 없어..!”라고 하길래 “왜?”라고 물었더니 “쫄랑이(둘째) 생겼다고 하니까”라고 말했다. 장난치며 놀다가 한 말이었지만 아이는 어느 정도 진심이었겠지.
임신기간 내내 첫째는 각종 책에서 섭렵한 동생들의 만행을 나에게 if의 형태로 물어보았다. “쫄랑이가 내 장난감을 자기 거라고 하면?” “내 책을 찢으면?” 등등. 경험해보지 못한 세계인 형제의 등장 예정이 퍽 불안했던가보다.
첫째는 예전부터 동생이 생기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해 왔고, 오로지 엄빠가 원해서 생긴 동생이기에 첫째의 적극적인 협조를 구할 형편은 아니다. 그리고 나는 심정적으로 이제는 외동의 지위를 잃을 첫째의 상실감에 동화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최대한 첫째 위주로 생활해 보기로 다짐하면서 다둥이 육아를 시작했다.
30일 차인 지금, 첫째는 둘째 때문에 자주 혼나고 행동도 제한을 받고, 우리는 첫째랑 놀아주랴 둘째 안아주랴 아주 정신없고 피곤해 죽을 것 같은 나날을 보내고 있다. 우리의 선택이니 탓할 남도 없지만 나는 (체력도 안되면서) 둘째를 강력히 원했던 남편을 탓해본다.
(남편은 회사일을 하면서 저녁 7-9시까지 첫째 케어, 9시-새벽 3시 둘째 케어를 담당하고 있다. 남편은 이대로는 정말 죽을 것 같다고 하면서 단 한 번도 자신의 돈으로 사본적 없는 종합 비타민을 주문했다.)
본 연재 또한 평범한 육아의 기록이 될 것 같다. 요즘 애가 둘인 집은 어떻게 돌아가는지 궁금하신 분들은 클릭, 관심 없으신 분들은 뒤로 가기를 선택하시면 되겠다.
쫄랑아 우리 잘해보자! (살려줘..)
쫄랑기
여아
3.14kg 탄생 / 3.94kg 조리원 퇴소
50cm 탄생 / 52cm 조리원 퇴소(추정)
특징 : 맘마 잘먹음 (조리원퇴소기준 1회 70ml/총량 700ml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