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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내맘 Nov 03. 2023

너를 자세히 보니... 보인다?


아이가 갑자기 아플 때도 있고 정기적으로 가야 하는 소아과, 안과, 치과 등

병원스케줄을 세울 때면,     


나와 남편은 서로의 연차, 반차를 물어보면서

“낼 수 있어?” “내가 내야지.. 어떡해?” 등의 대화가 주를 이뤘다.     


아이 안검내반 수술 일주일 후 첫 외래진료.     


‘자유인’이 된 나는 이제 자유롭게 시간을 쓸 수 있다.     


스케줄 때문에 ‘병원예약’을 안 미뤄도 된다.      


‘이렇게 편할 수가 있을까?!’     


아이 안과에 갔다가 갑자기 피부에 ‘두드러기’처럼 올라와서 소아과도 갔다.     


그리고 남은 시간...


‘이 시간도 허투루 보낼 수 없다’고 생각했다.          


‘우리 뭐할까?’를 생각하다가 예전부터 가고 싶었던, 주말 예약이 너무 치열했던

한글놀이터를 갔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이 분명 좋은데, 

아이의 단점이 하나씩 눈에 들어왔다.


한글놀이터에 가기 전에 점심 먹으러 들렀던 푸드코트.     


이 아이는 왜 앉는 자세가 삐딱한가?

왜 혼자 먹지 않고 내가 해주기를 바라는가?(유치원에서는 혼자 잘 먹는다고 하던데)

왜 밥 먹을 때 자꾸 영상을 보고 싶어 하는 걸까?     


갑자기 짜증이 밀려왔다.      


“너랑 나랑 재밌게 놀려고 한글놀이터에 왔는데, 

너 왜 자리에 똑바로 앉지도 않고 이럴 거면 왜 온 건데?!!!”     


한바탕 아이에게 윽박질렀다.      


나와 아이의 여유로운 시간 안에서 

오히려 나는 아이의 단점을 찾아서 자꾸만 날을 세우는 것이 아닌지... 자책했다.     


아이와의 끈끈한 유대관계를 맺으려고 했는데 왜 자꾸 엇나가는 기분일까?!     


문득 ‘아이는 나와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가 궁금해졌다.     


나의 짜증이 그대로 아이에겐 스트레스가 될 텐데... 혹시라도 나의 짜증을 이 아이 역시 ‘배우고 있지 않을까’라는 염려도 됐다.     


그러면서도 자꾸 보이는 단점, 또는 고쳐야 할 것들...     


‘우리 이제 거리를 조금 둬야 할까?’      


하루에도 몇 번씩 미안해하다가 ‘아니야~ 너 지금 이런 점은 고쳐야 해’라는 감정의 넘나듦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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