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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내맘 Oct 24. 2023

출근과 퇴근, 연차, 반차의 굴레에서 벗어나다


내가 퇴사를 결심하게 된 이유 중의 하나가 아이가 안검내반 수술을 해서 부모의 보살핌이 더 필요했고 또 유치원 7세,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에 뭔가 나와의 관계를 더 끈끈하게 만들고 싶었다.     


주말에는 북적하고 예약하기도 힘든 곳을 평일 하원 후 나와 아이가 데이트하러 가는 것도 계획하면서...     


아이가 어린이집에서도 유치원에서도 늘 일찍 등원하고 마지막에 하원했기에 아이 자신도 어린나이에 등, 하원 시간이 버거웠을 것이다.     


내가 ‘지금’ 시간 있을 때 조금 더 한가하고 여유롭게 아이 등원도, 하원도 하고 싶었다.


아침이면 출근 시간이 빠듯해서 아이가 아침을 먹고 있을 때 ‘빨리 먹어’라고 재촉하기도 했고 ‘그만 먹어~ 엄마 출근 시간 늦어!’라고 아이가 먹고 있던 밥그릇을 가져간 적도 허다하다.      


출근해서 일하다가 문득 ‘출근이 지각이 뭐가 중요해서... 내가 아이 밥도 못 먹게 하고 그렇게 재촉했을까?’라는 생각에 마음이 쓰라리기도 했다.      


이제 아이에게 ‘빨리 일어나라’고 깨우지 않아도 되고 ‘밥 빨리 먹어’라고 화를 내지도 않아도 된다.     


아이는 느긋하게 일어나고 밥을 먹는다.      


혹시나 내가 ‘회사 그만뒀어’라고 얘기하면 아이가 유치원에 가기 싫어할까 봐... 아직 퇴사 얘기는 하지 않았다.      


아이 안검내반 수술 후 첫 외래진료가 있던 날...     


평소 같았으면 남편과 내가 ‘반차 쓸 수 있어?’ ‘연차 쓸 수 있어?’라고 물어보면서 서로의 스케줄을 고민했을 텐데, 그렇게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회사에 눈치 보면서 ‘조금 일찍 들어가겠다’라는 양해를 구하는 말도 하지 않아도 된다.      


쫓겼던 등하원 시간이 여유로워지고 아이한테 ‘엄마 지각해~ 엄마 늦었어. 천천히 먹어’라고 하는 이상한 반어법을 하지 않아도 된다.      


회사 늦을까 봐 종종걸음 하며 출근했고

아이가 기다릴까 봐 전전긍긍하며 퇴근했고

눈치 보며 썼던 연차, 반차의 굴레에서도 벗어났다.     


이런 자유가 생소하면서도 낯설지만,

아이를 생각하면 지금의 자유를 조금 더 즐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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