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갑자기 아플 때도 있고 정기적으로 가야 하는 소아과, 안과, 치과 등
병원스케줄을 세울 때면,
나와 남편은 서로의 연차, 반차를 물어보면서
“낼 수 있어?” “내가 내야지.. 어떡해?” 등의 대화가 주를 이뤘다.
아이 안검내반 수술 일주일 후 첫 외래진료.
‘자유인’이 된 나는 이제 자유롭게 시간을 쓸 수 있다.
스케줄 때문에 ‘병원예약’을 안 미뤄도 된다.
‘이렇게 편할 수가 있을까?!’
아이 안과에 갔다가 갑자기 피부에 ‘두드러기’처럼 올라와서 소아과도 갔다.
그리고 남은 시간...
‘이 시간도 허투루 보낼 수 없다’고 생각했다.
‘우리 뭐할까?’를 생각하다가 예전부터 가고 싶었던, 주말 예약이 너무 치열했던
한글놀이터를 갔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이 분명 좋은데,
아이의 단점이 하나씩 눈에 들어왔다.
한글놀이터에 가기 전에 점심 먹으러 들렀던 푸드코트.
이 아이는 왜 앉는 자세가 삐딱한가?
왜 혼자 먹지 않고 내가 해주기를 바라는가?(유치원에서는 혼자 잘 먹는다고 하던데)
왜 밥 먹을 때 자꾸 영상을 보고 싶어 하는 걸까?
갑자기 짜증이 밀려왔다.
“너랑 나랑 재밌게 놀려고 한글놀이터에 왔는데,
너 왜 자리에 똑바로 앉지도 않고 이럴 거면 왜 온 건데?!!!”
한바탕 아이에게 윽박질렀다.
나와 아이의 여유로운 시간 안에서
오히려 나는 아이의 단점을 찾아서 자꾸만 날을 세우는 것이 아닌지... 자책했다.
아이와의 끈끈한 유대관계를 맺으려고 했는데 왜 자꾸 엇나가는 기분일까?!
문득 ‘아이는 나와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가 궁금해졌다.
나의 짜증이 그대로 아이에겐 스트레스가 될 텐데... 혹시라도 나의 짜증을 이 아이 역시 ‘배우고 있지 않을까’라는 염려도 됐다.
그러면서도 자꾸 보이는 단점, 또는 고쳐야 할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