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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알프로젝트 3 #12

꺄악 감사 또 다른 시선

길을 건너며 맞이하는 것들이 재미를 주는 시간이 늘 행복합니다.


길을 걷는 것,

숨을 쉬는 것,

햇살의 따뜻함을 느끼는 것,

바람이 불 때 팔에 느끼는 살랑거림과 이제 다소 쌀쌀해진 찬바람을 느끼는 것,

그것들에 대해 모두 감사하면서 길을 걷고 있습니다.


그렇게 감사를 느끼면서 걷다가 보는 것의 깨알 재미, 깨달음을 나눠 보겠습니다.


#1. 길 위의 깨알들..


1. 답답하지?

길을 걷다가 건설자재를 만났습니다.


출하를 기다리는 자재를 보고 지나가다가 잠깐 멈췄습니다.



얼른 쉬는 시간을 기다리는 혈기 왕성한 학생들 같아 보였습니다.



2. No Goal!!

건강을 위해서 뛰다가 본 광경에 잠시 길을 멈췄습니다.



건설자재 안에 던져진 담배꽁초를 만났습니다. 생각해 보니 요즘은 전자담배가 많아서 연초를 만나기가 쉽지도 않습니다.



담배를 피우고 건설자재 안에 골을 넣듯이 던진 것 같은데 'No Goal'이었습니다. 축구공이 골대 앞에서 멈춘 것 같아서 찍어봤습니다.


3. 얼마나 달콤한 것인지..

길을 걷다가 눈에 번쩍 보이는 것에 재밌어서 멈춰서 잠시 바라봤습니다.



아이들이 황금만큼이나 좋아하는 간식통이었습니다. 그 달콤함이 극치이고 재미가 끝도 없이 펼쳐지는 간식이었습니다.



그 현란한 색깔 덕분인지 길을 기다 가다가 풀숲에 떨어진 것이 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아니면 삼 남매와 지내는 아빠이다 보니 그 간식통이 제 눈에만 황금처럼 보였나 봅니다. 너무 달아서 잘 사주지 않지만 먹는 날에는 아이들이 환호성 즐기는 간식통이 살짝 반가웠습니다.



4. 미소가 지어진다..

뛰다가 다리 난간에 보이는 것에 웃음이 나와서 멈췄습니다.



그것을 잃어버린 아이를 생각해서 잘 찾아가라고 올려놓아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이의 키보다 높아서 안 보여서 못 찾아갈까 봐 걱정도 해봤습니다.



길을 가다가 보인 그 물건의 노랑얼굴 미소를 보면서 저도 모르게 입꼬리를 올리면서 웃어주고 "bye"했습니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라는 말이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2. 마음에 감사 더하기.


1. 파편들..

조각,

다양한 조각들, 다른 색깔의 조각들을 보면서 잠시 멈춰서 '감사'를 떠올렸습니다.


아내와 제가 살아가면서 30년 이상 각자의 삶을 살아와서인지 결혼하고 나서 생각지 못한 것들로 무수히 많이 부딪히는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성질을 부리고 화를 내고 아내는 눈물을 흘리고 한없이 울다가 언제부터인가는 울면서도 서로 말싸움을 하면서 극적인 싸움을 하기도 했습니다.



싸우는 시간도 싫고 싸우고 나서도 싫고 싸우는 일이 반복되는 것도 싫었습니다. 그런데, 조금씩 싸우고 나서 진짜 잘못한 것에 대해서 '사과'를 하기 시작했더니 우리는 조금씩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때부터는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면서 살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저의 고집도 내려놓고 아내의 생각을 이해하기 시작했고요. 그런 모습에 삼 남매도 조금씩 불안감보다는 편안함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는 동안 수많은 싸움 때 생긴 상처 같은 파편들은 우리의 결혼생활을 달라지게 했고 '지긋지긋한 기억'보다는 '소중한 추억'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런 시간들에 대해서 '감사'하고 있습니다.


#3. 또 다른 시선


이번 주는 아들이 사진을 두 장이나 보내줬습니다. 일주일을 살아가면서 아름답거나 특이한 것을 찍은 일상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도 신기하고 매주 잊지 않고 사진을 보내주는 것도 감사하고 있습니다. 저보다 나은 사진을 늘 찍어서 보내주는 것도 감동이고요.


1. 뭉클 뭉게뭉게..

이날 구름이 겁나 크게 떠 있어서 찍었어요.


가끔 보는 일본영화에서 나오는 구름 많은 하늘 같아서 찍었다고도 하고요. 나라에 대해 느끼는 자기만의 감성을 즐기고 있는 아들의 감성이 멋있게 느껴졌습니다.



2. 멋진 노을?

찍은 사진을 보여주길래 '오우! 멋있다. 노을이 멋있는 가을이 왔나 보다!'라면서 감탄사를 연발해 준 날이었습니다.


저는 틀렸습니다.


노을사진은 건물이 '젓가락'같아서 찍었다고 합니다. 그 말을 듣고 나니 '열린 시선'이 아닌 것 같기도 하고요. '노을'이라는 한정된 생각에 머물러 있는 것 같아서 당황하기도 했습니다. 아들이 저보다 더 재밌는 생각을 많이 하고 더 새롭게 세상을 바라보는 것 같아서 흐뭇합니다.



제법 쌀쌀해지고 있습니다.

올 가을도 쌀쌀함이 느껴지면서 걱정이 앞섭니다. 며칠 비가 오더니 갑자기 추워져서 피부로 느끼는 추위가 생각보다 차가웠습니다. 길을 오고 갈 때마다 피부에 느끼는 찬바람에 연이어 드는 생각은 '이 추위로 인해 고통 겪는 사람들이 올해는 적었으면 한다.'입니다. 새벽 출근길, 늦은 퇴근길에 지하철 한 칸에 나이 드신 분들이 절반을 넘기도 합니다. 이 쌀쌀함이 상처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저희도 마찬가지입니다. 벌써부터 난방비 걱정을 하긴 합니다.



날이 추워져서인지 길을 많이 걷는 게 어려울 때도 있습니다.

7킬로 이상을 걷다 보면 은근히 힘들 때도 있습니다. 차라리 7킬로를 달리는 게 편안할 때도 있습니다.

걸을 수 있는 자체가 좋은데 날씨가 쌀쌀해지니 다리가 뻣뻣해지고 신나는 느낌보다 '버겁다'라는 느낌이 들 때도 있습니다. 아내가 그럴 때는 '당신도 늙었어요. 조심해요.'라는 말을 해주는데 은근히 서글프기도 합니다. "아직 한창이에요."라고 했더니 "노안이 오면 조심하기 시작하는 거예요."하고 말해주길래 알겠다고 했습니다.

길 걷는데 좋다고 유투버처럼 마냥 걸을 수 있는 게 아니라곤 하지만 아이들과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을 수 있도록 늘 준비할 생각입니다.



아들 사진에 오늘도 놀랍니다.

달의 아름다움을 보라고 했는데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의 반지만 감상한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아들의 사진을 보면서 종종 놀랍니다.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기도 하고요. 사물 너머의 의미를 느끼기도 하고요. 점점 더 느끼는 것이지만 저보다 훨씬 나아서 다행입니다. 두 딸들도 자꾸 사진을 보여줍니다. 조만간 두 딸들 사진도 덧붙여야 하나 고민 중입니다. 아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하다 보니 일이 커집니다.


감사합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여전히 제가 토요일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항상 함께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큰사람(by 바람 없이 연 날리는 남자 D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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