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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알프로젝트 3 #14

깨알 감사 또 다른 시선

길을 걷는다는 것이 늘 행복합니다.


여전히 재미를 느끼는 깨알이 있어서 아직도 힘을 내고 있습니다. 덕분에 걸을 때마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샘솟기도 합니다.


정말 힘들 때 그래도 한 번쯤 웃을 수 있는 것도 깨알 덕분입니다. 이런 깨알들도 나눌 수 있는 토요일이 늘 감사하고 즐겁습니다.


#1. 길 위의 깨알들..


1. 약속처럼..

길을 걷다가 본 리본을 보면서 은근히 즐거웠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길을 종종 잃곤 합니다. 진짜 길을 잃는 것이 아니라, 계획한 대로 되지 않고 생각과 다르게 흘러가는 인생의 시간들을 느끼면서 길을 잃은 양처럼 마음이 혼란스러울 때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나무에 매달린 리본이 길을 잃지 않도록 알려주는 것처럼 인생에서 주춤거릴 때마다 길잡이가 한결같이 옆에 있어주면 좋겠다고 생각해 봤습니다.


2. 저 길의 끝은 하늘인가?

날 좋은 날 길을 걷다가 본 계단을 보면서 수많은 상상을 했습니다.



제가 애니메이션 주인공이 되어 저 계단을 오르면 하늘과 맞닿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행복하고 즐거웠습니다. 희망도 막 솟아오르는 것 같고요. 애써서 사진을 만들어서 찍으려고 한 것이 아니고 그냥 이뻐서 찍었는데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사진이 되어서 놀라면서 가던 길을 이어서 갔던 날입니다.



3. 난 하던 일을 계속하련다..

길을 가다가 본 라바콘을 보고 웃었습니다.



주차금지를 알리려고 있었던 것 같은데 어느새 누워 있었습니다. 혹여나 훔쳐가지 말라고 끈으로 묶여 있었습니다.



마치!! 쓰러져도 할 일을 하는 것처럼 주차하지 않도록 끝까지 안내하는 것처럼 보여서 웃었습니다. 저도 무슨 일을 하던지 끝까지 해야겠다는 다짐도 한번 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아무나 주차를 하지 않도록 안내하고 있고 잘못 주차하면 의자에 철컹철컹 채워질 것 같았습니다.



아무나 주차하지 말라달라고 강력하게 말씀하고 싶은 주인분의 의지도 느껴졌습니다. 길을 걷다 보면


"주차하지 말아 주세요!" "조심해 주세요."라는 말은 거의 없습니다.

"촉수엄금" "주차금지"등으로 온통 "금지" "금지"가 가득한 세상이기도 합니다. 어떤 곳은 불법주차하면 '족쇄'를 채운다고 플랫카드를 걸어놓은 곳도 보았습니다.



적절한 질서를 지켜주는 것도 소중하고요. 안내하는 곳마다 조금 더 친절한 말로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도 더불어서 해봤습니다.




#2. 마음에 감사 더하기


1. 투박해도 그것은 사랑이다..

길을 걷다가 보게 된 광경에 잠시 길을 멈췄습니다.


저는 감동하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했습니다.


우연히 굴러가다 멈춘 곳에서 꽃을 보호하는 것처럼 된 것인지, 타이어가 멈춘 곳에 자연스럽게 풀들이 자란 것인지 모르지만요. 그 광경을 보면서 저는 아내에 대한 사랑, 저에 대한 아내의 마음을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여리고 약하면서도 강하게 견뎌내 주는 아내를 투박한 말과 거친 손길로 사랑하려고 바둥거리는 저의 모습을 느꼈습니다. 아내가 원하는 것은 해주지 못하고 엉뚱한 것들을 하면서 힘을 빼고 사는 남자, 필요한 것에 비해 과한 힘을 주고 사는 남자였고 고치고 있는 저를 느끼는 깨알이었습니다. 그런 모습에도 불구하고 함께 살고 먹고 사랑해 주는 아내가 있음을 '감사'하게 생각하는 '찰나'였습니다.



#3. 또 다른 시선.


1. 밤은 그에게 감성을 건네준다..

중2아들은 해가 떠 있는 아침에 일상을 시작합니다. 학교를 마치고 해가 떠 있을 때 집에 돌아옵니다. 친구들과 만나서 축구를 하거나 뭔가를 하고 집에 올 때는 깜깜한 밤입니다. 낮에는 잘 못 느끼다가 하루의 일과를 모두 마치고 깜깜한 저녁에 집으로 걸어오면서는 모든 사물들을 보면서 '감성충만'해지는 것 같습니다.


깜깜하고 먹물 뿌린 듯한 밤하늘을 배경으로 보게 되는 사물들에서 '감성스럽다'며 찍은 사진들을 받아 볼 때면 '중2아들의 사진'이 아니라, 매주 받아보는 '어느 무명작가의 스냅숏'을 건네받는 느낌입니다.



저보다 더 멋있고 아름다운 '감성'을 여기저기서 찾아서 느끼고 걸어 다니는 중2 아들이 기특합니다. 중2 때 패션에 관심을 가져서 '엘르' '바자' '보그'잡지를 보면서 패션전공을 하고 싶다는 생각한 했던 저와 비교해서 아들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해야 할 공부도 하고 하고 싶은 '감성 놀이'도 하면서 지내는 것이 매우 좋아 보입니다. 그런 아들과 오늘도 함께 살고 있음에 감사함을 또 느꼈습니다.



요즘은 길을 자주 잃어버립니다.

진짜 길을 잃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길을 잃고 멍하거나 헤매는 마음으로 지낼 때가 많습니다. 하고 싶은 대로 되지 않는 일들을 느끼면서 좌절감도 가지기도 하고요. 그럴 때마다 아무 생각 없이 걷다가 만나는 것들이 다시 길을 찾게 해 주거나 잠시 휴식 같은 미소를 짓게 해 줘서 오늘도 살아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길을 걷도 있고요. 길바닥에서 하늘에서 깨알들을 여전히 만나고 있고요. 만날 때마다 웃기도 하고요. 깨닫기도 하고요. 이런 소소한 메모를 매주 적고 나누면서 책을 만들어서 히트 치거나 주목받는 작가는 아니지만 저의 일상 느낌을 적고 나누는 시간이 3년 넘게 이어지고 있어서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생각됩니다.



깨알 덕분에 힘을 내게 됩니다.

깨처럼 작은 의미만 가질 수 없는 깨알들을 만나면 웃게 되고요. 웃으면서 또 다른 시간을 살아낼 힘을 얻고요. 그런 깨알을 여전히 만날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일상에서 풀리지 않는 일들로 힘들어서 답답한 가슴을 붙잡고 미간을 찌푸려가면서 뭔가를 해결하려고 해도 사실 쉽게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그럴 때마다 색다른 깨알들이 더 잘 보이면서 웃고 한숨을 돌리곤 합니다.



오늘도 여전히 깨알을 보고 느낀 것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런 시간이 늘 이어질 수 있는 것은 읽어주시는 분들 덕분임을 알기에 항상 감사하면서 '토요일의 깨알프로젝트'를 발행하고 있습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항상 함께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큰사람(by 바람 없이 연 날리는 남자 D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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