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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나서야 숨 쉬는.. 사람

나는 행복을 촬영하는 방사선사입니다.

급하게 빨리 읽고 싶은 마음에 근처 도서관으로 향했습니다. 


얼른 책을 대출해서 집어 들었습니다. 조금 매끈하면서 핑키핑키 했습니다. 간략히 그려진 그림을 통해 인간미와 솔직함, 일에 대한 생각들이 들어있을 거라는 기대감을 가졌습니다. 브런치를 통해 느끼던 '천재작가님'의 글들을 떠올려보며 읽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행복을 촬영하는 방사선사입니다.' 


'저도 그러고 싶습니다.'라고 혼잣말로 대답하며 '저는 바람 없이 연 날리는 남자입니다.' 인사했습니다. 책을 읽는다기보다는 작가님을 만나서 대화한다는 느낌으로요. 첫 페이지부터 찬찬히 읽기 시작했습니다. 


"당신은 지금 잘 지내고 계시나요?" - 들어가는 글 - 따뜻한 인사
 
"저는 잘 지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바둥거립니다."


그렇게 혼자 답하면서 페이지를 덮었습니다. 페이지를 덮고 다음 문장으로 쉽게 시선을 이어가지 못했습니다. 지금 현실에서 무능력해 보이고 바둥거리고 있는 제 자신을 느끼면서 한숨을 쉬었습니다. 잠시 눈을 감았더니 요동치며 흐느끼는 제 마음까지 느껴졌습니다. 잠시 후 그 요동을 잠재우고 다시 눈을 뜨고는 다음 문장을 하나하나 읽어내렸습니다. 류귀복작가님(천재작가님)이 하고 싶은 말을 천천히 듣는 마음으로요. 


"당신은 지금 잘 지내고 계시나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이 책을 덮은 후에 들었으면 한다. - 들어가는 글 - 말미에서 


아! 이 책을 덮을 즈음에는 작가님의 글을 통해 내 삶 속에서 '지금 나는 어떠하며, 어떻게 살며, 어떻게 살려고 하는가?'를 스스로 알아가도록 해주고 싶으셨나 보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코칭이랑 같은 맥락이니까 편안하게 읽을 수 있겠다.'라면서 목차를 읽고 찬찬히 넘기기 시작했습니다.


 

방사선사를 하시면서 일과 일상에 대해 적으셨다는 느낌이기에 서서히 집중하면서 읽었습니다. 읽으면서 매 챕터를 넘길 때마다 작가님이 꾹꾹 눌러 담은 밥알처럼 진한 마음의 감동이 켜켜이 느껴졌습니다. 그중에서 지금 제 상황과 맞아떨어지면서 가장 진하게 와닿은 글귀 몇 가지 나누겠습니다. 



'평범한 일상은 지옥보다는 천국에 더 가깝다.' -p 14 



병원에서 10여 년 근무하시면서 인간의 절실함을 느끼시고 가족의 건강함을 기원하는 그들의 간절함이 신께 조금이라도 더 잘 전달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신께 잠시 기도하는 것으로 마음을 나눈다고 하셨습니다. 


생사를 오고 가는 환자들, 그의 가족들을 10여 년간 바라보면서 평범한 일상 그 자체가 '천국'에 더 가깝다는 말이 공감이 되었습니다. 아무 사고 없이, 특별한 문제없이 루틴처럼 지내는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느끼면서 매번 특별한 일, 특별한 이벤트, 색다른 음식을 찾으면서 '이것이 인생의 묘미이다.'라면서 평범하고 루틴 한 일상만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비평하기도 지난날들의 부족한 제 모습을 다시 한번 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평범한 일상 그 자체만으로도 감사하다는 것을 공감하며 모든 것이 소중하고 감사함을 잊지 않기로 했습니다. 




내가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원망으로 슬픔에 빠지기보다는 가진 것에 감사하며 하루하루를 소중히 여기려고 노력한다. - p144 



강직성 척추염 발병 이후 통증은 삶의 일부가 되셨고 휴가를 내지 않고도 근무 중에 진료를 받으실 수 있는 것을 볕뉘(작은 틈을 통하여 잠시 비치는 햇볕)가 되어 작지만 큰 힘이 되신다고도 하셨습니다. 방사선사로써 대형병원에서 꾸준히 좋은 업무를 수행하시기에 불평, 불만, 불행은 없어 보였던 작가님이 '환자 겸임 방사선사'라고 하시면서 그 상황도 긍정적으로 그리고 평정심으로 지내시는 일상을 읽으면서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늘 돈 때문에 맘고생하는 아내를 보면서 스스로를 자책하고, 거꾸로 태어나면서 부러진 왼팔이 살짝 불편감을 느끼는 것도 불평, 일할 때 마음에 맞지 않는 동료나 상황을 보면서 불평, 상관없는 일들에 간섭하면서 불평, 내가 가지지 못한 것들을 가진 지인들을 보면서 질투, 매순간 나 자신과 상황에 대한 불평을 늘 하고 지냈습니다. 



이제야 조금씩 아무 일이 생기지 않는 일상 자체가 감사하며, 지금 나와 함께 하고 있는 가족, 동료 그 자체만으로도 감사하는 것이 가장 먼저 할 일이라면서 노력 중이었습니다. 그런 모습으로 바꾸고 있는 일상과 맞아떨어지는 작가님의 글귀를 읽으면서 잠시 멈췄습니다. 책을 읽는내내 잠깐의 생각시간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이 책의 마지막즈음을 읽을 즈음에 작가님이 다시 물어보셨고 저는 대답했습니다.  

'당신은 지금 잘 지내고 계시나요?' -책 말미에서 
네. 저는 지금 잘 지내고 있었네요. 조금 달리 생각할 필요가 있었어요.

그렇게 답하고 싶었습니다. 잘 지내고 있는 것이었고 조금만 달리 생각해 보면 다르게 느껴지는 것들도 있었고요. 그렇게 작가님의 글들을 읽으면서 제 삶의 또 다른 '볕뉘'를 찾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마치는 글에서도 그냥 지나가지 못하고 저는 두 번이나 울컥해버리고 말았습니다.   


지구상에서 본 그 누구보다도 평생을 가장 성실하게 살아오신 아버지 류명열 장로님은 언제나 내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다. '아버지를 닮도록 늘 노력하겠습니다. 사랑합니다.' - p254


 작가님은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시며 평생을 사신 아버님을 언급하시면서 존경하고 닮도록 노력하신다고 하셨습니다. 


그 구절에서 '나의 아버지'를 생각해 보았고 지금 '세 아이의 아버지'인 제 모습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나의 아버지의 좋은 부분을 본받지 못한 것을 반성했고요. 우리 아이들이 내 모습을 보면서 닮고 싶기보다는 상처를 많이 얻어서 나중에 작가님 같은 귀한 고백을 하기보다 '원망과 서운함'을 말할까 봐 두렵기도 했습니다. 그런 감정을 느끼면서 더욱 노력해서 좋은 아버지이자 닮고 싶은 아버지가 되도록 하고 싶어 졌습니다. 




"수현아, 사랑해. 우리 지금처럼만 행복하자.~~" - p255

작가님의 소중한 반쪽에게 한번 더 인사를 전하시는 것을 읽으면서 울컥했습니다.


지금 나와 지내고 있는 반쪽에게 사랑한다고 고백은 당당히 할 수 있습니다.  '지금처럼만 행복하자.'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가라는 대목에서는 쭈삣거리는 제 모습을 느낍니다. 지금 심정으로는 '쉽지 않다.'가 저의 고백입니다. 지금 저는 힘겨운 상황을 스스로 만들었고 아내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매일을 견뎌내 주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상대를 힘들게 하는 것은 고의는 아닐지라도 좋은 것은 아닙니다. 마지막 글귀를 읽으면서 정말 제 자신이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해 내가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에게 '지금처럼만 행복하자'라고 당당하게 고백할 수 있도록 살아보자고 재다짐했습니다. 



책의 시작을 통해 스스로 질문하게 되었고,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면서 스스로 답을 찾게 되었습니다.  부족한 내 모습을 통해 여전히 힘들어하는 아내를 떠올리게 되었고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들과 지내는 '지금 순간'에 다시 한번 감사하게 되었습니다. 몰입해서 읽으며 반성하다가 책을 다 읽고 나서야 다시 제대로 된 숨을 쉬게 됩니다. 온전히 책만 읽으며 주변상황이 전혀 신경 쓰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참 감사한 책을 저도 읽었습니다. 



 



구독하고 발행되는 글을 늘 챙겨 읽던 '천재작가'님이 어느 날, 책 발간소식을 전하셨습니다. 그리고, 프로필에 본명을 공개하시면서 발간된 책이 공개되었습니다. 교류 중이시던 수많은 작가님들이 책을 사서 읽으시고 소감을 인증하기 시작하셨습니다. 당장 사서 보지 못하고 인증도 못하는 제 자신도 부끄러웠습니다.  



그럴 즈음 구독하고 있던 신미영 작가님의 발간책 이벤트에 당첨돼서 책을 받아서 읽었습니다.  책을 받게 된 스토리, 과정 간에 해프닝에 대한 죄송한 마음, 책을 읽고 동기부여가 된 것들을 감사의 마음 담아 발행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매끈한 글매무새도 아니라서 발행한 책소감이 매우 쑥스러웠습니다. 그런 소감문에 '류귀복작가님(천재작가)'님이 따뜻한 댓글을 올려주셨습니다. 류귀복 작가님의 댓글은 길고 따스한데 감동까지 느꼈습니다. 그 감동에 대해 이동 중이라서 횡설수설 대댓글을 달기도 했고요. 



그러면서 "작가님의 책을 꼭 읽겠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전하겠다는 다짐이 포함된 약속을 스스로 했습니다." 그러고는 책을 기다릴 새 없이 얼른 대출해서 읽었고 읽고 나서 행복했습니다. 





류귀복 작가님께

책을 읽고 나니 주변분들에게 책을 읽어봐야 한다고 권합니다. 작가님의 따뜻한 댓글 통해 작가님의 책을 읽고 나니 제 손에 책이 없지만 제 마음에 여운과 감동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첫 번째 여정 이후 다음 여정도 기대하면서 작가님의 발행글을 통해 소통하겠습니다. 귀한 기회 감사드립니다. 



발행글을 읽던 작가님의 출간 책을 읽으니 참 좋습니다. 아는 분이 얘기해 주는 것 같고 읽고나도 뿌듯합니다. 브런치세계 속 소통하던 작가님들의 책을 읽는 것이 '스토리가 있는 책 읽기'라서 저는 행복했습니다. 이제는 다른 분들께 권할 수밖에 없는 책입니다.  



참!! 이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미리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바람 없이 연 날리는 남자 D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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