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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너조이 Apr 05. 2023

프롤. 월요일을 기다리는 엄마들

먼데이 마더스 Monday Mothers의 시작


나 : 오빠, 같이 글 쓰기로 한 분들이랑 만든 매거진 이름 <먼데이 마더스>로 정했어. 너무 좋지 않아?
남편 : 뭔데~ 이쒸~! 하는 엄마들 이야기인 거야? 화가 많은?
나 : ............



아니라고. 아니다. 

그런 뜻이 아니란 말이다.



월요일이 신나는 엄마들
Monday Motivation



결혼 전에 가장 기다렸던 요일은 금요일. 주말 동안 독서, 영화, 데이트, 카페 유랑, 길 걷기, 어학원 수업 등으로 충만해질 나 자신을 한껏 기대하고 응원하는 마음으로. 금요일 아침엔 옷도 좀더 나답게 아이섀도도 한층 톤을 올려보고 경쾌한 발걸음으로 출근했던 기억이 난다. 금요일엔, 회사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들을 능히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은 당당함과 함께. 


그리고 결혼, 출산, 육아. 


밖에서 일하는 엄마 아닌 '집에 남은 엄마'로 포지션이 정해진 2017년부터 목이 빠져라 기다리는 요일은 월요일이 되었다. 나만의 공간과 시간, 취향, 쉼, 놀이, 설렘, 열정을 지그시 누르는 주말의 남편과 아이가 월요일 아침이 되면 그들이 가야만 하는 곳 ─회사와 유치원─으로 묵묵히 떠나기 때문이다. (남편과 아이를 목 빠져라 기다리는 엄마, 아내가 아니어서 미안ㅠㅜ)



(출처 : unsplash)



그들이 떠난 자리에 혼자 남아 잘 놀고 쉬고 먹고 할 생각만 하면, 주말에 어디선가 힘이 솟구쳐 아이와 열정적으로 놀아줄 수 있는 엄마로 변신하곤 했다. 그리고 금요일 밤부터 시작된 아이와의 찐한 데이트의 끝, 일요일 밤 침대에 몸을 누일 때 느껴지는 심장의 비트.  


이렇게 6년째 '월요일'을 기다리며

설레는 주말을 보낸다.



잘 쉬고 잘 노는 엄마들
Be Myself!!


잘 노는 여자가 동심과 감수성을 갖추고, 일도 잘하고 결혼도 잘 한다고 유명한 강사 분이 강의 때 했던 말이 기억난다. 잘 노는 여자가 그렇다면 잘 노는 엄마는 어떤 삶을 살까? 그녀의 언어는 어떤 모양일까? 그녀의 가정은? 무슨 일을 할까? 어떤 사람과 콘텐츠를 만날까?  



남편에게 아이를 맡기고 북클럽 하는 엄마들



우리가 잘 쉬고 잘 노는 모습을 기록하는 건, 단순히 취향이나 취미 생활을 자랑하는 자리가 아닐 것이다. 엄마들이 자신의 공간과 시간을 지키며 취향을 설계하고 오티움을 만들어 가는 과정은, 자신만의 깊고 고유한 생각과 감정을 어르고 달래며 성장하는 모습 그 자체이기에. 


가족과 한 몸된 시간과 공간에서 일부러 거리를 두고 '자기 자신이 되기를', '아이만큼 자기 자신을 보살필 줄 아는 사람이 되기를', '따뜻한 시간 속에 다정한 성찰을 쌓아 올리는 존재가 되기를' 열망하는 여정에서 길어 올릴 가치들이 무궁무진하다는 걸. 우리는 안다.


그 가치들을 기록하고 조명하고 싶다. 



먼데이 마더스의 시작
Monday Mothers



먼데이 마더스 로고 (designed by 솔트다움)



아이들이 잘 놀고 잘 배우고 잘 크는지는 키즈노트 앨범과 내 스마트폰 갤러리에 차곡 차곡 쌓이는데, 우리가 잘 놀고 잘 나이들어 가는지 기록해 주는 곳이 있으면 좋겠다 싶다. 정보와 인사이트가 충만하게 교류되는 아카이브가 되면 더함 없이 뿌듯하겠고. 


이 아카이빙을 도울 먼데이 마더스 필진을 소개한다.




2017년 여름, 출산을 앞두고 막달에 급히 오픈한 나의 첫 온라인 북클럽 '청독 문화살롱'. 북클럽이 기반을 잡아갈 무렵 수줍게 북클럽 신청을 문의한 여인이 있었다. 친한 친구들과는 이상하게 책 이야기, 글쓰기 이야기를 잘 못하겠더라고 엄마들과 책수다 떠는 게 즐겁다고 했던 '오로시' 님. 독서 분야로 뭔가 한 번 일 내시겠다 했는데 올초 인천 송도 지역의 토요 새벽북클럽 리더가 되었다. 토요일 아침 송도의 한 카페에 굳이, 굳이 모여 책수다 떠는 북클럽 멤버 분들의 모습을 스케치할 계획.



'솔트다움' 님은 내가 운영하는 글쓰기 커뮤니티의 거의 모든 시즌 참여자이자, 나의 커뮤니티 브랜딩을 그 이름, 소금(솔트)처럼 톡톡하게 도와주신 분이다. (기대에 못 미치는 제자여서 참 죄송할 뿐;) 브랜딩이나 자녀학습과 같은, 내게는 범접 불가한 영역에서 코치로 활동하고 계시기에 처음 팀 매거진 프로젝트를 제안드릴 때 그렇게 쉽게 okay 싸인을 받을 수 있을지 몰랐다. 대화하며 읽게 되었다. 일도, 쉼도 어려운 엄마들에게 쉼을 디자인해 주는 코칭 프로세스를 풀어가고픈 솔트다움의 마음과 생각을.   



오래 전부터 난, 이야기를 많이 품은 사람을 보물 같은 사람이라고 해왔다. 이야기의 효능을 믿기 때문에. 글쓰기 커뮤니티에서 이런 사람들을 만나면 괜히 힘이 나고 긴장도 풀린다. '앤나우' 님이 내겐 꼭 그런 분이다. 앤나우의 글에서 언급되는 책과 영화 이야기를 주기적으로 읽고 싶어서 신년이 되자마자 '함께 쓰기'를 제안 했다. 책과 영화의 문장과 구절을 짚으며 아들과 함께 한 이야기를 쏟으신다 했다.  



난, 어려운 시절마다 날 구해준 그림 혹은 전시회에서 내가 하는 생각들, 옳거나 바르지 않더라도 날 나아가게 해주는 마음들에 대해 써보려 한다. 동네 엄마들이 '왜 그렇게 전시회를 열심히 나가요?'에 대한 대답, 책방 사람들이 '글 모임을 어떻게 기획하세요?'에 대한 대답일 수도 있겠다.  







네 명이서 돌아가며 한 주에 한 편씩 글을 업로드한다. 더디지만 우리가 우리 자신에게, 또 세상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아내기로. 누군가 읽고 자신의 시간과 공간을 한 번쯤 돌아볼 수 있길. 오래된 일기를 펼쳐 보거나 동네 북클럽도 기웃거려보고 울림 있는 전시회가 열리는 미술관에서 조용히 눈물을 훔치거나 미소지을 수 있길. 누구보다 자기 자신에게 친밀하고 다정한 시간을 보낼 수 있기를 말이다.    


먼데이 마더스로 이름을 정하고, 혹시 나와 달리 먼데이가 신나지 않고 괴로운 독자가 있으면 어쩌지, 잘 놀고 잘 쉬는 것이 그리 중요하지 않은 사람이 우리 글을 읽으면 어떻게 보일까 하는 낙심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곧, 성패를 생각하지 말자고 마음의 노선을 바꾸었다. 무너질 것이 두려워 몇몇 기획이 서랍 속으로 들어갔던 날들을 기억하면서. 


우리의 서툴고 낯선 문장들이 독자 분들의 본캐와 부캐와 가정과 일과 관계에 잔잔한 파도처럼 사랑스러운 물결을 일으킬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_ 먼데이 마더스, 이제 시작합니다!


http://instagram.com/mondaymothers

https://brunch.co.kr/magazine/mondaymot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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