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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oliy Jan 10. 2023

오형근 개인전 ⟪왼쪽 얼굴 (Left Face)⟫

불안 초상 (不安肖像, Portraying Anxiety)

오형근의 '불안 초상 (不安肖像, Portraying Anxiety)'시리즈는 다양한 세대와 성별, 직업을 가진 불특정한 인간 군상을 다룬다. 그들은 사회를 이루는 주축이자, 주체로서 각자의 삶을 살아간다. 얼굴의 한 측면과 입가에 맺힌 물방울, 옷차림과 카메라 혹은 그 너머를 응시하는 시선으로 모든 걸 상상한다.


오형근의 이번 전시 < 왼쪽 얼굴 > 의 인물사진은 완벽히 통제된 상태에서 마치 증명사진처럼 촬영되었다. 자세와 조명, 카메라의 위치와 상태까지 모든 컨디션을 통일했지만 우리는  각기 다른 사연과 삶의 흔적을 느낀다. 유약하지만 때로는 강인한 모두의 삶이 깃든 얼굴과 몸에서  알아낼 수 있는 건 없을 것이다. 다만 우리가 유추할 수 있는 건 그저 '나'와 '우리' 그리고 그 이외의 것이라는 주관적인 잣대로 일부를 배제시키는 것이다. 타자의 정체성을 부여하는 것이다.


세상은 

'나' 의 무리와

'나' 이외의 무리로 구성된다.


'젊은이라고 불리지만 하나의 정체성으로 특정할 수 없는 무리'. 오형근이 주목한 한 세대의 불특정한 교집합과 그 이외의 것들, 그들 사이의 관계성을 'MZ' 의 이름으로 지우는 것이 얼마나 게으르고 안일한가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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