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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들 오기 전날.

어제는 코스트코로.

오늘은 한국 마트로.

내일 늦은 밤에 집에 오는 작은 아이 맞을 준비로 분주한 하루를 보냈습니다.


먼 곳에서 기특하게 잘 지내주는 아이를 위해 침대 시트를 세탁하고 아이가 덮던 여름 이불 대신 두툼한 이불로 바꿔 덮어 둡니다.


나름의 번아웃이 와서 소홀했던 주방일.

대충 챙겨 먹이게 되는 큰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가득이지만 집에 하루라도 빨리 오려고 늦은 밤을 날아오는 작은 아이를 위해 오랜만에 부지런을 떨어 봅니다.


낯설고 먼 곳에서 아직은 어린아이가 혼자 지낸다는 게 결코 쉽지만은 않았을 텐데.

‘잘 지내 주는 척’을 해주던 아이는 집에 올 생각에 마음이 들떠 숙제도 잘 안 된다며 아빠에게 살짝 보내는 문자 메시지로 그동안의 노고를 보여주네요.

그래서 눈물 많고 걱정 많은 엄마는 마음이 미어집니다.


한국과 보스턴, 먼 곳에 있는 남편과 작은 아이에게 또 앞으로 혼자 지내게 될 큰 아이에게도 저는 ‘집’이 되어주고 싶습니다.

따뜻하고 맛있는 음식 냄새가 가득한 편안한 집.

어렵고 힘들 때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집.

사랑하는 제 가족들에게 그런 집이 되어주고 싶습니다.

푹 쉬면서 그동안의 노독을 풀고 새로운 시간들을 위해 기지개를 켤 수 있는 힘을 주는 그런 포근한 집이고 싶습니다.


내일 밤.

세 달만에 작은 아이를 만납니다.

보들 보들한 볼을 비비고 꼬릿 꼬릿 나는 머리 냄새도 킁킁 맡을 거예요.

큰 아이 작은 아이 앉혀 놓고 밥상을 차려줄 생각에 몸이 달싹 달싹 합니다.


내일은 작은 아이의 소울 푸드, 미역국을 끓여 둬야겠습니다.

오늘따라 커피가 더 맛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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