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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움 Mar 21. 2022

더 많이 가질수록 삶은 무거워진다

무거우면 침몰한다     


수레는 많이 실을수록 무거워진다. 무거우면 이동이 느리고 힘이 든다. 당연한 이치지만 사람은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물건에 대해서는 같은 논리를 적용하기 싫어한다. 비어 있으면 어쩐지 허전하고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미니멀리즘을 알기 전에는 나도 맥시멀리스트였다. 물건을 들이기만 하고 버릴 줄을 몰라서 짐은 살아갈수록 늘었다. 집이 좁고 불편해서 이사를 하지만 더 넓은 곳도 얼마 안 가 짐으로 빽빽해져 버린다. 공간이 남아 있으면 테트리스를 하듯 물건을 채워놓곤 하였다. 그러다 보니 사람의 활동 공간이 좁아서 불편했고 청소도 쉽지 않았다. 가득 찬 물건들을 보니 마음까지 답답해 스트레스를 받는다. 많은 물건을 보며 만족이나 행복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불안했다. 천정까지 다다르게 물건을 쟁여둔 곳도 있어서 뭐라도 머리위로 떨어지면 큰일 날 것 같았다. 지진이나 불이 나면 이 물건더미 속에서 깔려 죽든지, 유독가스에 질식해 죽는 것 아닌가하는 마음도 들었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해 미니멀리즘의 붐이 일어났다. 지진으로 인해 소유한 물건이 몽땅 깨지고 부서져 쓰레기가 되었다. 물건이 무너지면서 물건더미에 깔리는 사고도 생겼다. 그토록 소중히 여긴 물건이 흉기로 변한 것이다. 이를 계기로 생존을 위해 물건을 줄이는 미니멀 라이프 족들이 생겨난 것이다. 

재앙을 만나면 자신의 생명을 지키는 것 말고 중요한 일이 무엇이 있겠는가? 별 것 아닌 물건 때문에 자신과 가족의 생명을 잃어버리는 불상사는 없어야하지 않겠는가! 

무거우면 침몰한다. 인생을 항해하는 삶이라는 배위에 너무 많은 짐을 싣지 말자. 재난을 만났을 때 사람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것이 불필요한 짐이다. 꼭 필요한 물건만 가지고 가볍게 살자.      


잃어버린다는 두려움     


사람은 누구나 잃어버리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누군가에게서 받은 것일지라도 자신의 소유가 된 후에는 버리기가 어려워진다. 원래 가지고 있지 않았던 물건인데도 말이다. 

버리는 것은 잃어버리는 일일까? 그렇지 않다. ‘버림으로 얻는다.’ 는 말이 있듯이 별 볼일 없는 소유를 버리면 더 나은 것을 얻을 수 있다.     


예전에 나는 시장을 볼 때 주로 배달 서비스를 이용했지만 때로는 그러지 못할 때도 있었다. ‘물건을 조금만 사야지’ 마음을 먹으면서도 이것저것 주워 담다 많아져버리는 일이 종종 생겼다. 조만간 다시 사러 오는 일이 귀찮아서 한꺼번에 사 버리는 것이다. 무거워진 시장바구니를 들고 낑낑거리며 ‘다음에는 아주 조금만 사자, 이러다 몸 버리면 고생하지.’ 하며 후회를 하곤 했다. 

물건을 많이 사지 않으면 몸은 덜 힘들 텐데 노상 반복한다. 물건 때문에 몸은 점점 망가진다. 물건이라는 작은 것을 버리고 건강이라는 큰 것을 얻을 수가 있는데도 순간의 욕심을 내려놓지 못한다. 


물건을 쟁여놓고 정작 필요할 때 찾아 쓰지 못하는 것도 큰 낭비다. 찾는데도 힘들지만 시간은 또 얼마나 버려지는가! 어딘가 있는데도 찾지 못해서 또 사게 되면 돈까지 이중으로 낭비한다. 이럴 경우 가지고 있는 것이 유익이 아니라 오히려 손해가 된다. 물건 하나 버리는 것을 아깝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소모되는 시간과 에너지, 이중의 돈 낭비를 아까워해야 한다.   

비우는 일은 버리는 것보다 얻는 것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자각해야 한다잃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버리기를 선택하는 이다. 작은 것을 버리고 큰 것을 얻자고 마음을 먹자. 물건을 버릴 때는 그것에 투자한 돈만 볼 것이 아니라 물건하나에 포함된 나의 소중한 시간과 공간, 쏟아야하는 에너지를 보자! 

보이지 않는 것들을 계산할 수 있다면 버리는 일은 훨씬 쉬울 것이다. 




인생을 여유롭고 쉽게, 효율적으로 살게 하는 미니멀 라이프! 

<나는 비우며 살기로 했다> Part 1. 나는 왜 버리는 것에 실패할까 중 2 번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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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움아티스트


      나는 비우며 살기로 했다저자시와 자기계발, 에세이를 쓰고 그림을 그리는 미니멀리스트예요. 인생의 반려자와 20대인 세 아이들, 반려묘 단무와 살면서 느끼는 이야기를 차곡차곡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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