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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움 Apr 13. 2022

손님을 위한 물품은 최소한의 것만 남긴다

 손님이 아닌 자신을 배려하는 삶을 살라     


집은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을 위해 존재한다. 외부의 손님들이나 물건을 보관하기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니다. 집은 사는 사람들이 중심이 되어야하고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 집안에 살고 있는 사람을 위해서 물건을 두어야하고 관리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는 외부의 손님을 위해 집안에 너무 많은 물건들을 보관하고 있다. 일 년에 한두 번 올까 말까한 손님을 위해서 이부자리며 식기, 심지어는 손님용 방까지 따로 구비하고 있는 집도 있다. 손님을 위해 물건을 관리하고 보관하느라 에너지를 소비하고, 공간을 낭비한다. 소중한 시간과 돈도 허비한다. 손님이 오면 음식을 준비하고 청소를 하느라 스트레스를 받는다. 반가운 손님이면 즐거울 수도 있으나 부담스러운 사람들이라면 그들이 있는 동안 내내 피곤하다. 손님이 가고 나면 머문 장소를 쓸고 닦고, 이불을 빨고, 그릇을 씻느라 육체적으로도 힘들다. 그런데도 왜 우리는 스트레스를 받아가면서 손님맞이에 애를 쓰고 살아야 할까?      


인생의 주인은 나 자신이며 사는 집의 주인공도 자신과 가족이다. 그러므로 자신을 너무 힘들게 하면서까지 손님을 위해 배려하지 않아야 한다. 물론 손님이 오는 것을 좋아하고 접대를 즐거워하는 사람이라면 예외일 수 있겠다. 이들은 그러한 일이 삶의 보람이고 행복일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손님이 오는 것이 부담스럽다. 

부담이 되고 힘이 드는 데도 굳이 손님을 맞기 위해 왜 애를 쓰는가? 생각을 조금 바꾸고, 자신을 먼저 배려하는 삶을 살기를 결심하면, 지혜롭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보일 것이다. 


손님을 꼭 집에서 접대를 해야 할 필요는 없다. 요리가 힘들고 접대가 피곤하면 외식을 하면 된다. 음식을 장만하느라 드는 시간과 수고와 돈을 생각한다면 외식이 나을 수도 있다. 친구들도 외부에서 만나면 된다. 분위기 있는 카페가 집보다 편하다. 차 한 잔 마시고 맛있는 음식도 먹으며 자신도 쉬게 하라. 그 시간을 즐기라. 음식장만으로 허둥지둥하며 손님 접대에 절어 있으면, 정작 손님과 함께 있는 시간은 피곤하기만 하다. 외부로 나가면 타인이 만들어 주는 음식이어서 맛을 음미하며 먹을 수 있고, 일도 하지 않아서 몸도 편하다. 그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즐겁고 행복하다. 

‘집으로 오겠다.’ 하는 손님을 “외부에서 보면 좋겠다.”고 의사를 정확히 밝힌다. 양해를 구해야 하면 그리하라. 손님을 치르고 나서 마음이 상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아 우울해지는 것보다 훨씬 낫다. 남편이나 집안 식구가 손님 오는 것을 좋아한다면, 그들에게도 자신의 입장을 얘기해 주어야 한다. 집안에서 맞을 때와 외부에서 맞을 경우,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차분하게 설명하라. 


요즘은 명절에도 식구들끼리 여행을 가거나 외식하는 경우가 많다. 명절은 모두의 명절이 되어야 하지, 누구는 쉬고 누구는 죽도록 일만 하는 괴로운 시간이 되어서는 안 된다. 부모님께도 상의를 해보라. 말도 안하고 앓고만 있을 것이 아니라, 일단 얘기를 해 보면 좋은 결과가 생기는 일이 의외로 많다. 각자의 집에서 쉬기, 외식하기, 평소처럼 지내기, 콘도를 잡아 가족끼리 놀고 오기 등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해 보고 의견을 말해 보자.      

타인을 위한 삶을 살지 말고 자신을 위한 삶을 살라. 자신을 돌보고 스스로의 옹호자가 되라. 남편과 자녀들이, 혹은 부모님이 알아서 위해 주겠거니 생각하지 말고 스스로를 지키고 아끼라. 그러나 이기적이기만 하는 사람이 되라는 말은 아니니 오해하지 말기 바란다. 남을 위한 배려가 지나치면 자신을 희생하게 된다. 나를 희생시킨 결과는 나만 망가지게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하는 가족에게도 고통을 준다. 몸과 마음이 상하고 아프면 주위 사람에게도 영향이 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적당한 이기심으로 자신을 먼저 챙겨라. 그 혜택은 자신과 가족에게로 돌아간다. 나를 채우지 못하는 삶은 타인에게 결코 진실 된 이로움을 주지 못한다.      

손님용 물건을 따로 두지 않는다     


스스로를 먼저 배려하는 삶을 살기로 결심했다면, 이제 집안에 모셔둔 손님맞이용 물건들이 얼마나 되는지 점검해 보자. 최소한의 것만 남기고 처분하자. 

이부자리는 몇 채이며 베개는 몇 개나 되는가? 손님용 이불만 해도 장롱 한 칸의 반 이상을 차지할 것이다. 모두 꺼내서 필요한 것 한 두 채만 남기고 버리자. 베개도 없으면 임시로 옷가지나 무릎 담요 등으로 만들어 쓸 수 있으니 버리자. 이불을 정리할 때는 혼수이불이나 부모님이 주신 것들 중 사용하지 않는 이불을 함께 비우자. 무겁고 부피가 큰 이불은 잘 덮지 않게 되어 장롱만 차지한다. 세탁기에 빨 수 없는 이불은 세탁을 맡겨야 하니 부담스럽다. 요즘은 난방이 잘 되어 두꺼운 이불이 많이 필요치 않다. 가볍고 얇으면서도 따뜻한 이불이 많으므로, 두껍고 무거운 이불은 버리자. 오래되어 낡았거나 얼룩이 있는 이불도 버리자. 이부자리가 산뜻해야 잠자리가 편하고 기분이 좋다.       


손님용 식기는 얼마나 되는가? 찬장이나 장식장에 한가득 쟁여두지 않았는가? 몇 벌만 남기고 모두 처분하도록 하자. 반드시 손님용을 따로 둘 필요는 없다. 평소에 사용하는 그릇을 쓰면 어떤가? 손님이 많을 때는 일회용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일회용품을 추천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쩔 수 없는 경우라면 잠깐 사용하고 재활용으로 버릴 수 있다. 

컵도 집집마다 찬장에 가득하다. 찻집을 차려도 될 만큼 많다. 몇 개만 남기고 처분해도 손님이 올 때 불편하지 않을 것이다. 자랑하기 위해 두는 용도가 아니라면 버리자. 수저도 몇 벌만 남기고 다 버리자. 일회용 나무젓가락, 플라스틱 숟가락도 버린다. 필요하면 그때 구입해서 쓰면 될 일이다.       

수건도 손님용을 따로 둘 필요가 없다. 한 번 쓰고 세탁하면 된다. 칫솔도 미리 손님용을 구비해 두지 말자. 올 때 챙겨서 오게 하고 깜박했을 때는 잠깐 나가서 사오면 된다. 


‘유비무환’이라는 말이 있다. ‘준비가 있으면 근심이 없다.’는 뜻의 한자어이다. 그러나 지나친 것은 좋지 않다. 매사에 준비를 철저히 하고 예비해 두는 습관은 나쁘지 않다. 그럴지라도 물건은 미리 비축하지 말고 현재 필요한 만큼만 가지고 살자. 급한 상황을 맞이하면 어떻게든 해결이 되고 지혜도 생긴다. 손님이 오더라도 평소대로 보여주고 가족이 쓰는 것을 함께 쓰면 된다. 결벽증이 있지 않다면 쓰고 빨거나 씻어서 다시 사용하면 된다. 

손님용 방이나 접대실은 집이 커서 남아돈다면 상관없겠지만, 일부러 손님을 위해서 공간을 비워두는 것은 손해다. 넓은 집일 경우에도 평소에 알차게 사용하고 손님이 오면 비워주면 될 일이다.       


우리는 남의 눈을 지나치게 의식하며 살고 있다. 손님이 온다고 하면 갑자기 청소와 빨래를 하고, 음식을 장만하느라 정신이 없다. 없는 물건도 급하게 사들인다. 남에게 잘 보이고 싶고, 좋아 보였으면 하는 마음이야 있겠지만, 무리하면서까지 그럴 필요가 있겠는가? 집안에 손님용 물건을 가득 채우고 가족이 불편한 생활을 하지 말자. 손님용 물건은 최소한의 양만 남기고 모두 처분하자. 손님을 배려하기 전에 가족을 배려하고 자신을 배려하는 현명함이 우선이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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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비우며 살기로 했다> Part 4. 좁아도 바빠도 가능한 미니멀라이프 실천 노하우 중 7 번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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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비우며 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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