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받을 수 있는 노래 10곡 추천
오후 3시, 약간은 초조해지지만 아직 마인드 컨트롤이 가능하다. 그래 보통 6시에 퇴근하잖아?라고. 그렇게 메일함을 수십 번 열었다 닫았다, 핸드폰을 손에서 못 놓으며 기다린 결과는 불합격. 취준생 기간 동안 참으로 많이 만나게 되는 단어. '채용 과정에서 많은 고민을 하였다'든가, '앞으로 응원하겠다'라는 말로 아무리 포장을 해도 알맹이가 불합격인데, 어느 누가 아무렇지 않을 수 있을까? 감히 없다고 확신해 보겠다. 문제는 그 이후다. 처음 한 두 번은 주변 사람들에게 털어놓고, 같은 취준생이라면 위로도 주고받는다.
그러나 계속 반복된다면? 좋은 말도 여러 번 들으면 싫증이 나는 법인데 하물며 이런 우울한 소식이라니! 어쩐지 말 꺼내기가 민망해진다. 그렇다고 아무 일 없던 것처럼 지나가... 지지 않는다. 자, 이럴 땐 나를 위해 35분만 투자해보자. 준비물은 핸드폰과 혼자만의 공간만 있다면 충분하다. (기호에 따라 술 한 병/캔도 좋겠다)
특히나 면접에 대한 불합격 통보를 받았을 때, 이 곡으로 시작하면 바로 몰입할 수 있다. 노래 자체가 면접 망친 스토리이기 때문. 술 한 모금 마신 뒤, 신나는 리듬에 몸을 맡긴 채, 가사에 공감하며 고개도 끄덕끄덕 해 보고, 바보 같거나 후회되는 일이 있다면 이불 킥도 실컷 해보자.
한 번의 실수쯤은 눈 감아 줄 수는 없나요
나나나나나나 나 노래나 할까요
더 잘할 수 있었는데 It's a beautiful day
혹시 아무노래 챌린지를 아는가? 안다면 아는 대로 모른다면 찾아본 후, 전주와 1절이 재생되는 동안 나도 한번 신나게 춰 보자. 카메라는커녕 지켜보는 사람조차 없다면 막춤도 부끄럽지 않다. 지금은 가라앉았던 기분을 UP 시키는 게 중요하다. 춤 실력과 상관없이 일단 움직여보자!
아무 노래나 일단 틀어
아무거나 신나는 걸로
아무렇게나 춤춰
아무렇지 않아 보이게
아무 생각하기 싫어
아무개로 살래 잠시
I'm sick and tired of my everyday
지코가 "한 곡 더"를 외쳤으니, 신나는 노래를 하나 더 추천하고 싶다. "어떤 노랠 만들어야 하나"가 첫 소절인 이 노래. 아티스트가 꿈이 아닌데, 갑자기 추천하여 당황스러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단언컨대 '불합격' 소식에 혹은 현타를 맞고 이보다 공감되는 노래는 찾기 힘들 것이다.
아 인정받고 멋있는 아티스트 되고 싶지만
대충대충 넘어가면 안 될까요?
스리슬쩍 묻어가면 안 될까요?
노력 없이 부자 되면 안 될까요?
쉽게 쉽게 살면 안 되나요?
이제 슬슬 가면을 내려놓을 때가 되었다. 쓰린 속을 슬며시 꺼내 보자.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기를 쓰고 사랑해야 하는 건 아냐, 하루 정도는 행복하지 않아도 괜찮아"라고 위로해주는 아이유의 목소리에 자연스럽게 입꼬리가 내려갈 것이다. ('펩- 똑- 하' 효과음에 맞춰 술 한 모금 마시는 것도 방법!) 앞 노래들도 그렇지만, 특히나 가사를 곱씹으면 효과가 더욱 좋다. 모두가 비슷한 삶을 사는 것 같아서 약간 안심이 된달까.
마치 하루하루가 잘 짜여진 장난 같아
달릴수록 내게서 달아나
Just life, we're still good without luck
본격적으로 분위기를 잡아보자. 불합격 소식에 거짓말처럼 의지를 싹- 빼앗겼다면, 한참 열심히 하고 있었는데 기운이 쓱- 빠졌다면, 당황하지 마라. 지극히 정상이다. 애썼던 일에 결과가 탈락인데 어떻게 멀쩡할 수 있을까. 그건 유노윤호도 힘들 것이다. 설령 유노윤호는 다를지언정, 모두가 그와 똑같을 필요는 없다.
눈이 다시 감겨요 몸이 움직이지 않아
이건 내 의지가 아냐
내 머릿속에선 부지런히 할 일을 재촉하는 걸
술이 좀 올랐을까? 음주 여부와 상관없이 어느새 눈물이 그렁그렁 고일 것이다. "빈차가 없네". "홀로 남은 놀이터"란 가사를 듣고 안 먹먹한 취준생은 없을 테니 말이다. 세상에 회사가 이렇게나 많고 많은데, 왜 내 자리 하나 갖기가 이토록 어려운 일이 되어버린 걸까. 특히 현실과 타협하신 분이라면 눈물 주의!
날 위해 잠시 멈춰주면 안 될까요?
더는 걷기가 힘든데.
바람이 불고 아직도
갈 길이 먼데 빈차가 없네.
비가 올 것 같은데.
처진 어깨엔 오늘의 무게.
잠시 내려놓고 싶어.
이 노래를 듣고 눈물이 잠시 멈출지, 더 흐를지 모르겠다. 내 의도는 잠시 쉬었다 가는 것이다. 그래, 우리는 아직 아무것도 이룬 것 없는 노래 속 '어제의 나'일 뿐이라고 (힘들겠지만) 되뇌어보자. 비록 지금은 영영 오지 않을 것 같지만, 분명히 취업에 성공하고 웃을 날이 올 것이다. 조만간! 반드시!
시간은 벌서 나를 키우고
세상 앞으로 이젠 나가 보라고
어제의 나는 내게 묻겠지
웃을 만큼 행복해진 것 같냐고
아주 먼 훗날 그때 그 아인
꿈꿔왔던 모든 걸 가진 거냐고
눈물은 기분전환에 꽤 큰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시원하게 오열 한 번 하고, 탈락의 아픔은 이만 씻어내자! 지나간 일은 지나가도록 둬야지, 별 수 있나. (혹시 타임머신이 있는 분이라면 예외로 두겠다) 옥상달빛은 유독 위로해주는 곡이 참 많다. 달리기, 인턴, 하드코어 인생아 모두 좋은 곡이다. 여력이 된다면 한 번 들어보시길 추천한다.
수고했어 오늘도
아무도 너의 슬픔에
관심 없대도
난 늘 응원해 수고했어 오늘도
다시 분위기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비교적 따라 부르기 쉬운 후렴 멜로디가 여러 번 반복된다. 그러니 마지막 떼창 파트 때 큰 목소리로 따라 불러보자. 처음 들어도 어디가 떼창 파트인지 충분히 눈치챌 수 있다. '아무노래' 때도 말했지만, 아무도 없다면 음치여도 무슨 상관이람.
한 번뿐인 인생이라
스스로를 옥죄일 수밖에
나는 그걸 옥에 티라 부르고 싶네
실수할 수밖에 없지
그건 잘못이 아니야
어쩌면 리허설이었을지도
마지막이다. 나름대로 희로애락을 느꼈다면, 이제 다시 의지를 불태울 차례다. <이태원 클라쓰> 웹툰이나 드라마를 보신 분이라면, 박새로이를 떠올려도 좋을 듯싶다. 노래 들으며 삿대질도 해 보고, 미국 손가락 욕(FXXX)도 해 보고, 욕설도 뱉어보고, 허공에 주먹질도 해 보자. 밖으로 나가 숨 가쁘게 뛰어도 좋다.
뜨겁게 지져봐 절대 꼼짝 않고
나는 버텨낼 테니까
거세게 때려봐
네 손만 다칠 테니까
나를 봐 끄떡없어
쓰러지고 떨어져도
다시 일어나 오를 뿐야
이 노래들이 많은 여러분들께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 나름 듣기 매끄러운 순서대로 나열했지만, 꼭 전부 다 듣거나 굳이 이 순서대로 들을 필욘 없다. 당연히 적힌 대로 감정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 당부하고 싶은 말은, 어떤 형태로든 짧은 시간이더라도 스스로를 위로해주는 시간을 꼭 갖길 바란다. 혹시 알고 있는 좋은 노래가 있다면 댓글로 마구마구 추천해주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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