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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작가 Oct 04. 2020

뭘 해도 잘하는 사람의 6가지 특징

“한 우물만 파라.”


과거 훌륭했던 이 말은 점점 위험한 조언이 되어가고 있다. 에릭 브린욜프슨 MIT 교수, 유발 하라리 등 많은 지혜자들이 언급했듯이 현재의 시대는 ‘가속화’와 ‘질적 변화’가 동시에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한 우물 전략은 ‘생존’에 매우 불리해지고 있다.(<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제2의 기계시대>). 인공지능을 필두로 한 신기술은 많은 직업을 사라지게 만들 것이다. 평생 열심히 파왔던 우물이 한순간에 기술의 진흙으로 메워질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크다. 


한 우물 전략이 통했던 이유는 우리가 한동안(그러나 역사적으로는 매우 짧은) ‘전문가의 시대'에 살아왔기 때문이다. 산업의 발전은 다양한 분야의 상당한 정보를 양산해 왔다. 과거의 기술들은 그 정보들을 잘 처리해 왔지만 고도화된 지식 체계로는 만들지 못했다. 그 지식화는 인간이 하였고 우리는 그들을 ‘전문가’라고 불렀다. 하지만 딥러닝 등으로 무장한 4차 산업형 인공지능은 예전의 기술과 질적으로 다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인간 전문가보다 특정 분야에 한에서 더 훌륭한 지식화를 뽐내고 있기 때문이다(알파고 등). 철옹성 같았던 전문가의 지위도 휘청이고 있다.



전문가의 시대는 자아상과 교육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어느 정도 긍정적 의미로) 어떤 사람이든 1~2가지 잘하는 장점이 있고(자아상) 각 개인은 자신만이 갖고 있는 1~2가지 재능과 적성을 찾아 연마하여 이름 값하는 ‘전문가’로 성장하는 것이 바람직한 인생 진로라는 것(교육). 특히 재능을 빨리 찾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일찍부터 갈고닦아 더 경쟁력 있는 사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생후 6개월부터 골프채를 잡고 훈련하였던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처럼 말이다.


하지만 데이비드 옙스타인이 논파했듯이 프로 선수가 되기 전에 어렸을 때부터 스키, 레슬링, 수영, 스케이트보드, 야구, 핸드볼, 탁구, 배드민턴 등을 했던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의 교육 루트가 타이거 우즈 루트보다 스포츠 스타가 될 가능성이 더 크다(<늦깎이 천재들의 비밀>). 여러 스포츠를 경험하는 샘플링은 아이를 더 훌륭한 운동선수로 만들어준다. 다시 말해 여러 우물을 파는 것이 더 교육적으로 현명한 선택이다.


앞서 신기술이 많은 직업을 없앨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는 반만 맞다. 왜냐면 질적으로 다른 새로운 직업을 많이 만들어 낼 것이기 때문이다. 직업적 생존에서도 역시 한 우물이 아니라 여러 우물을 파 놓아야 한다. 



“이 책은 앞으로 다가올 세기에 특별한 필독서가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부터 소개할 명저 <폴리매스>에 대한 <정리하는 뇌>의 저자이자 신경과학자인 대니얼 레비틴의 찬사는 어찌 보면 매우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새로운 시대에 제대로 ‘생존’하기 위해서는 폴리매스, 즉 ‘뭘 해도 잘하는 사람’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폴리매스>는 ‘생존’이라는 테마(책의 중요한 주제이긴 하지만)를 훨씬 뛰어넘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우리 모두는 ‘폴리매스’가 될 잠재력을 소유하고 있으며 이는 역사적으로 그리고 과학적으로 굳건히 지지되는 사실이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우리는 자신이 그런 잠재력이 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자기실현적 예언이 되어 한평생 1~2가지 우물만을 파다가 인생을 마감한다. 


<폴리매스>는 이러한 우리의 사고방식을 완전히 전복하여 우리 모두 ‘뭘 해도 잘하는 사람(폴리매스)’이 될 수 있음을 흥미진진하게 설득하고 있다. 그렇기에 <폴리매스>는 “너무 충격적이어서 책을 읽기 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스토리 머스그레이스), “이 획기적인 책은...”(나세르 칼릴리), “그야말로 환상적이다”(벤저민 던랩), “수많은 언어로 번역되어야 할...”(햄릿 이사칸리), “세계 모든 교육기관에서 필독서로...”(아쇼카 자흐나비 프라사드) 등의 범상치 않은 찬사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폴리매스>에 대한 국내 독자들의 반응 또한 매우 뜨겁다. 출간 1주일도 되지 않아 교보문고 기준 종합 TOP 5, 자기 계발은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책을 발굴한 입장에서 좋은 책이 많은 분들에게 읽히는 것만큼 기분 좋은 것은 없다. 



폴리매스의 사전적 뜻은 ‘박식가’이지만 <폴리매스>는 그 의미를 좀 더 확장한다.


폴리매스 : 서로 연관이 없어 보이는 다양한 영역에서 출중한 재능을 발휘하여 방대하고 종합적인 사고와 방법론을 지닌 사람.


<폴리매스>는 1. 폴리매스의 이해 2. 역사적인 폴리매스들 3. 전문가 숭배의 비판 4. 폴리매스가 되기 위한 필요한 덕목들 5. 폴리매스 새 시대에 갖고 있는 혁신적 의미 6. 21세기 살아 있는 폴리매스들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내용이 방대하니 이번 리뷰에서는 뭘 해도 잘하는 사람, 폴리매스의 몇 가지 특징을 요약해 보고자 한다.


1. 자신이 폴리매스라는 믿음


이전의 성적을 제외하고 학교 성적을 가장 잘 예측할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자기효능감’이다. 자기효능감이란 특정 과제를 수행할 수 있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믿음’이다. 능력 그 자체가 아니다. ‘믿음’인 것이 중요하다. 자기 인식이 자기실현적 예언이 되기 때문이다. 


폴리매스들은 자신을 1~2가지 재능에 묶인 사람으로 규정하지 않는다. 폴리매스들은 자신이 뭘 하든 잘할 수 있는 사람으로 믿고 있다. 말콤 글래드웰의 말처럼 ‘자아상은 자신을 제약하는 강력한 힘’이 있다. 폴리매스적 자아상을 갖는 사람은 자신이 무엇인가를 했을 때 그 어떤 제약도 두지 않는다. 


결국 뭘 해도 잘하는 사람이 될 확률이 비약적으로 올라간다.




2. 여러 분야의 끊임없는 호기심


다음은 누구를 말하는 것일까?


18~19세기 인물로 변호사, 궁정 관료, 철학자로서 활약했으며 생물학, 식물학, 물리학 같은 과학분야에도 상당한 업적을 이루었다. 1810년에 발표한 <색채론>은 과학사에서 매우 의미 있는 책으로 여겨진다.


답은 괴테이다. 맞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파우스트>를 남긴 문학의 거장 괴테 말이다. <색채론>은 괴테의 문학 작품만큼이나 큰 영향을 미친 책이다. 괴테는 대표적인 폴리매스이다. 괴테를 통해 알 수 있듯이 폴리매스는 여러 분야 심지어 서로 연관이 없어 보이는 분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는 호기심을 발휘한다. 


호기심은 원래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놀라운 특성이다. 아이들을 보면 알 수 있다. 아이들의 호기심은 끝이 없으며 특히 마시멜로우 변형 실험(기존 실험이 문제가 있긴 하지만)에서 마시멜로우를 참는 아이들은 있었으나 자신의 머리 뒤에 있는 물건이 보지 않는 것을 참는 아이들은 1명도 없었다. 달콤한 것보다 호기심의 힘이 훨씬 강하다. 


하지만 어른이 된 후 우리들은 이런 왕성한 호기심을 잃어버린다. 1~2가지 분야에 자신의 아이큐를 쓰고 좁고 안정적인 영역에서 평생 배회한다. 


폴리매스들은 다르다. 아이의 호기심을 죽을 때까지 유지하며 오늘도 자신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새로운 땅을 거리낌 없이 탐험한다. 결국 폴리매스가 소유한 인지와 경험의 영토는 거대한 제국을 이룬다.



3.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음


“무엇이든 잘하려면 형편없는 성적을 받아들 각오를 해야 한다.”


여러 분야에 도전하지 못하는 이유는 호기심의 부재도 있지만 두려움도 크다. 왜냐하면 새로운 도전은 필연적으로 형편없는 성적과 마주하기 때문이다. 특정 수준에 이루기 전까지 실수와 실패가 빈번할 것이다. 폴리매스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적거나 없는 사람이다. 형편없는 성적을 기꺼이 받아낼 줄 아는 사람이며 점점 성적이 나아지는 것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자존감’과 관련이 깊다. 낮은 자존감은 예상되는 실패를 의도적으로 피하게 만든다. 그렇기에 폴리매스들은 대부분 높은 자존감을 소유하고 있으며 역으로 폴리매스적인 삶을 살기 때문에 자존감이 높아지게 된다. 



4. 독학 능력


폴리매스들은 탁월한 독학자이다. 정규 교육에 얽매이지 않으며 자신의 호기심에 따라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여 학습을 한다. 독학자는 스스로 학습하는 자를 뜻하는데 그렇다면 학습이란 무엇일까? 나는 피터 센게 교수의 정의를 가장 좋아한다. 학습이란 내가 원하는 가치를 얻을 수 있는 능력 그 자체이다. 결국 독학자란 내가 원하는 것을 스스로 얻을 수 있는 능력을 소유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폴리매스들은 다양한 형태의 학습을 활용하는 경향이 있다. 독서, 강의, 인터뷰, 상담, 감상, 묵상, 명상, 체험, 실습 등을 가리지 않기에 다양한 형태의 지식의 원천을 맛본다. 다양한 지식의 원천은 폴리매스를 더 풍부한 인격체로 성장하도록 도와준다. 



5. 창의성


창의성이 좋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창의성의 필요성을 제대로 인식하는 경우는 드물다. 특정 사람들에게만, 혹은 특정 시기에만 필요하다고 여기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폴리매스>에서 통찰력 있게 언급했듯이 ‘창의성은 모든 활동에 필수 요소’이다. 어떤 분야에서 어떠한 역할을 하던 창의성이 필요하지 않은 곳은 없다. 가정 주부에게도 필요한 것이 창의성이다.


그렇다면 창의성은 어떻게 발현되는 것일까? 창의성 관련 명저인 <오리지널스>, <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오는가?> 등을 살펴보면 결국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창의성이란 이질적인 것을 연결하거나 기존의 것을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 창의성과 지능지수 간의 상관관계는 별로 높지 않다. 경험과 지식의 다양성이 창의성의 핵심이다.


서로 연관이 없는 다양한 영역에서 재능을 발휘하는 사람이 폴리매스다. 폴리매스는 창의적이지 않기가 힘들다. 노벨상을 받은 과학자들과 그렇지 않은 일반적인 과학자들의 차이는 과학적 지식의 깊이가 아니었다. 두 부류가 갖고 있는 취미가 달랐다. 노벨상을 받은 과학자들은 일반 과학자들보다 예술, 문학, 춤 등 과학과 관련이 없어 보이는 다양한 취미를 월등히 많이 갖고 있었다. 창의적인 과학자들은 폴리매스이다.



6. 통합적 사고


<폴리매스>의 저자인 와카스 아메드가 말하는 폴리매스는 단순히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식을 갖춘 사람을 뜻하지 않는다. 이질적인 분야들을 연결시키는 통일성을 직관하며 이를 토대로 창의적 아이디어나 종합적인 방법론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 폴리매스다. 


그래서 폴리매스는 어설픈 제너럴리스트가 아니며 오히려 진정한 스페셜리스트이다. 진짜 전문가 중에 전문가인 것이다. <폴리매스>에서는 ‘큰 그림을 그리는 능력’, ‘맥락적 사고’, ‘시스템적 사고’, ‘전뇌적 사고’ 등을 언급하며 통합적 사고 능력을 갖춘 폴리매스를 설명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과거에도 그러했지만 현재 그리고 미래에 인류적 과제를 해결하고 시대를 이끌어갈 리더는 폴리매스여만 한다. 



뇌는 가소성이 있다. 뇌는 우리가 죽을 때까지 변한다. 특정 분야의 공부를 열심히 하면 뇌가 해부학적으로 변해서 그 분야를 잘하게 된다. 그런데 그 분야가 1~2가지가 아니다. 어떤 분야든 상관없다. 뇌의 가소성은 우리가 폴리매스의 잠재력을 타고났음을 웅변한다. 


솔직히 내가 그나마 소소한 성공과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이유 중에 하나는 무의식적으로 폴리매스형 인간이 되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5가지 분야의 10권이 넘는 책을 썼고 4개의 서로 다른 업종의 회사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런 폴리매스적 삶을 살아가면서 나는 많이 배우고 있으며 그 과정이 매우 즐겁다. <폴리매스>는 나에게 큰 위안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폴리매스에 대한 확신을 더 강화시켜주었다. 



우리 모두는 폴리매스가 될 수 있으며 폴리매스일 때 생존에 유리할 뿐만 아니라 자아를 실현할 수 있고 더 행복하고 유익한 인생을 살 수 있다(나심 탈레브식으로 말하면 안티프래질하다).


이 리뷰를 읽는 모든 분들, 자기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자녀를 위해서 <폴리매스>를 꼭 읽어보기를 강력히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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