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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뉴 Sep 02. 2022

선택은 버림이다

후회에 대하여

  사람은 누구나 후회를 한다. 선택은 늘 버림을 동반하기에, 특히 내가 한 선택에 대해 결과가 좋지 않을수록 후회를 많이 하게 된다. 특히 나는 후회가 주는 압박감에 시달린다. 나아가 왠지 모르게 죄책감까지 갖게 된다. 그래서 선택과 후회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한다.




  후회를 하지 않을 수 없다면, 비교적 적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런 고민에서 시작한 나의 물음은 몇 가지의 가능성을 찾았다. 혹여나 비슷한 고민을 안고 계시다면 같이 따라가 보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은 시도일 수도 있겠다. (단, 모든 선택은 자신의 가치관이 분명한 사람에게 보다 더 현명하게 작용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첫째, 선택한 것과 버린 것을 구분한다.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선택의 순간들로 나누어 생각해 보면 그 전후를 알 수 있다.(사소한 것은 제외) 앞에서도 말했듯이 선택은 항상 버림을 동반한다. 내가 버렸던 것들로 인해 후회가 발생하게 되는데, 거기에 정답이 있다. 버린 것이 내 마음이었다면 비록 나의 선택이 나쁘지 않은 결과를 가져왔다 할지라도 후회는 남게 되어 있다. 물론, 시간을 돌이켜 자신이 버린 것을 선택한다고 할지라도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어떤 식으로든 후회를 남기기 때문이다. 당장 짜장면과 짬뽕 중에서도 한 가지를 고르게 되면 후회를 하는 게 사람이다.


  그렇게 하나둘씩 찾다 보면 선택한 것과 버린 것들이 정리가 된다. 혹시 노트에 끄적였다면 단어들 사이에서 일종의 영역이 생긴다. 비슷한 것들끼리 묶어 분류까지 해보자. 그러면 내가 어떤 기준으로 선택했는지, 혹여나 내가 버린 것 중에서 나의 가치관에 더 가까운 것이 있었는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모든 구분이 끝나면, 다음의 비슷한 상황에서 더 옳은 선택, 가장 현명한 버림을 할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둘째, 내가 언제 가장 후회했는가? 


  이런 질문을 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선택의 순간에 충동적인 생각이 개입을 했느냐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때 한 모든 선택은 열이면 열, 가장 후회하게 된다. 일종의 '흑역사'로 남을 수도, 심하면 범죄의 순간으로 기억될 수 있다. 어떤 힘든 상황에서 당장이라도 벗어나고 싶다는 그 충동, 그래서 벗어나는 것에만 집중하게 된다면 후회가 적은 선택을 하기 힘들어진다. 감정적이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시점이다. 


  따라서 언제 가장 후회했는지에 대한 질문을 하고 답을 찾게 되면, 그때 그 상황을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이 왜 그런 선택을 하게 됐는지, 자신이 어떤 상태였는지, 부끄럽지만 정면으로 보아야 한다. 힘들지만 그때 그 상황을 이해하기보단 철저히 비판의 시각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그 후엔 보다 분명하게 상황을 바라보고 자신의 기준에 맞게 선택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인생의 가장 나쁜 위치에서 하는 선택은 현재 자신이 있던 위치보다 더 나쁜 최악의 선택을 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필자의 여러 경험이 그랬고, 혹여나 글을 읽는 여러분들에게도 그런 경험이 한 두어 번쯤은 있으리라. 


  셋째, 마음의 여유를 갖는다. 


  솔직히 의자에 앉아 글을 끄적이고 있는 나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 마음의 여유라는 건 일종의 최면 같기도 한데, 어떤 선택이든 간에 후회가 작다고 느껴진달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여유는 돈에서 나오기도 하고 지위에서 나오기도 하지만 제일 좋은 것은 자기 자신에게서 나와야 한다. 자신에 대한 확고한 믿음, 자신이 가고자 하는 분명한 방향, 마지막으로 자기만의 숭고한 가치관까지, 이 모든 것이 합쳐진다면 비록 여러 번의 실패쯤이야 가벼운 마음으로 넘길 수 있다. 버림에 대해 과감해진다.


  안타깝게도 시대를 탓하자면, 어느 한 세대도 마음의 여유를 가진 세대가 없다. 한국인들만의 특성이라고 말하는 대부분의 것들은 좋은 점도 분명히 있지만 단점도 그 장점만큼 있다. 한 심리학자가 한국인들에게는 낙천성을 담당하는 호르몬이 적게 분비된다고 하는데, 그것도 여유가 없게 된 우리들에게 영향이 있을까? 마음의 여유를 갖자. 여유를 찾자. 그 여유를 통해 선택을 유연하게 해 보자. 오늘 죽어도 이것을 선택해야 한다는 그런 강박에서 벗어날 수 있다. 또 혹여나 실패하게 되어, 버린 것에 대한 미련이 남는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넘겨보자. 후회할 필요 없다. 선택은 내일도 이어진다.


  마지막으로, 좋은 선택을 할 나 자신을 믿는다. 


  모든 순간에 그리고 모든 질문에 항상 올바른 답을 내릴 수 없다. 우리는 이 거대하고 아름다운 우주 가운데서 가장 불완전한 존재이기에 늘 정의에 가깝게, 늘 공동체를 만족시킬만한 선택을 하지 못한다. 생각보다 버리지 말아야 할 것들도 버리고, 생각보다 선택하지 말아야 것들을 선택하기도 한다. 반대로 해 온 것들이 우리의 잘못이 되었고 역사가 되었다. 국가 단위의 거대한 조직은 차치하고 한 개인의 존재에 대해서 조명해 보아도 그렇다. 


  우리는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틈만 나면 잘못된 선택을 하고 괴로워한다. 성공과 실패의 여부를 떠나 단순히 '선택'하는 것만 해도 그렇다. 하물며 그것이 실패하기라도 하면? 머리칼을 쥐어뜯고 이불을 수도 없이 찬다. 하지만 오늘부터 일종의 다짐을 하는 것이다. '나는 좋은 선택을 하게 될 것이다.' 흘러가는 시간은 비록 하루뿐인 시간에도 수 백개의 질문을 물어 온다. 시간 안에 사는 우리는 당연히 그 질문에 답을 해야 한다. 선택할 것과 버려지는 것, 이 두 가지 사이에서 우리는 여태껏 자신이 해 온 어떤 선택보다도 잘 해낼 것이다.




  인생은 한순간 만들어지지 않는다. 좋은 선택과 잘못된 선택 그리고 끊임없는 후회를 반복하며 만들어진다. 어차피 우리가 추구하는 인생은 약속된 어느 시점에 다가오지 않는다. 내가 만들어야 하고 내가 살아내야 한다. 지금 나 자신을 돌아보는 것, 자신의 가장 나약했던 순간, 마음의 여유, 마지막으로 좋은 선택을 할 나 자신을 믿는 것, 이 외에도 충분히 많은 조언과 경험들을 가지고 세상이 묻는 질문들에 대한 답을 내려보자. 후회하는 것에 극도의 불안감을 느끼지 않아도 될 것이고, 필자처럼 죄책감을 갖지도 않을 것이다. 그렇게 믿는다. 나아가 성공의 여부는 장담하지 못해도 자신에게 꼭 맞는 선택들을 하고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지 않을까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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