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테이블 Oct 22. 2024

가까스로

창가 난간에 매달린

빗방울들이

생각보다 오래도록 매달려 있다


나는 알지 못한다

저네들이 

가까스로 매달려 있는 것인지

그저 현상적으로 그렇게 되니까

매달리게 된 것인지


사람들은 

내가 난간에 매달려 있을 때

그저 바라본다


음, 난간 아래에 있군

위에서 흘러내렸을테니


내가

가까스로 매달려 있는데도

나는 평화로워 보일 줄 안다


그것이

그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한 것임을

알게 된 나이


그 세월을 안고

오늘도 가까스로 매달려

증발이라는

숙명의 순간을 늦춰본다


가까스로.







가까스로 버티는 모든 생명체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삶은 달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