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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탐험가 황다은 Aug 03. 2021

'로컬'콘텐츠 발굴하는 여행이 특별했던 이유

6월의 어느 날, 내 눈에 들어온 한 문구가 있었다.


3박 4일간 강화도의 로컬 콘텐츠를 발굴해보는 팀 프로젝트 모집


보는 순간 생각했다. 와 이거 진짜 재밌겠다!


계속 읽어 내려갔다. 기획 워크숍, 체류비와 활동 지원금, 로컬 창작자와 협업한 한정판 어메니티까지 읽자 확신했다.


아 이거 꼭 해야겠다.


여행/로컬 덕후인 내가,  해야겠어!


사실 여행 다녀오면서 콘텐츠 만드는  자체는 흔하다고 생각할  있다. 여행 다녀오면 다들 SNS 자기만의 콘텐츠를 만들어 리지 않나.


하지만, 지역의 창작자들이 기획한 프로그램에서 로컬 콘텐츠 발굴이라니!


조금  지역을 깊이 경험하고, 그걸 바탕으로 내가 다시 재해석한 콘텐츠를 만들  있을  같았다! (참고로 나는 로컬 덕후다. 유럽에서 로컬 인터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지역의 없어진 가게에 대한 뉴스레터를 만들고, 지역 관광 공모전에서도 여러  수상한  로컬 덕후...;;)


그래서 신청했다. 경쟁률은 나름 치열했지만, 로컬에 관한 여러 가지 활동을 해온 덕분인지 줌 면접까지 거쳐 무사히 선발될 수 있었다. 그렇게 7월 8일부터 11일까지, 강화도에서 4일을 보냈다. 그 과정에서 깨달은 다른 여행과는 다른 '로컬 콘텐츠 발굴하는 여행'만의 매력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든든한 팀워크의 힘


나는 썸머 세션이라는 로컬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 프로그램은 행정안전부가 주관하고 지역의 청년 기획자들이 만든 청년마을 사업의 일환이다. 즉, 지원금과 지역에 대한 기반이 다 있는 탄탄한 프로그램인 셈이다.



지원자를 받고, 선발된 사람들끼리 팀을 이루어 3박 4일 동안 콘텐츠를 만드는 방식이었다. 처음 본 사람들끼리 친해지고, 관심사를 나누며 콘텐츠의 방향성을 정하고 제작까지 뚝딱 해내야 했다.


과연 될까? 의문이 들 수도 있다. 나도 3박 4일 일정이라 좀 빠듯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히려,

나 혼자였다면 절대 할 수 없었을 경험을 했다.


일단 지역을 경험하는 폭이 더 넓고, 다양해졌다.

지역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있으면서, 서로 다른 빛깔을 가진 사람들이 모였다. 그렇기 때문에 여행하면서도 서로의 취향에 스며드며, 다양한 방법으로 지역을 탐구할 수 있었다.


비건 팀원 덕분에 강화도에서 건강 맛집을 다녀봤다. 비건인의 입장에서 여행하기 어렵다는 걸 깨달았다. 평소에 다니던 나에게는 전혀 생각하지 못한 관점이었다.


다양한 취향과 장점의 4명이 협업하니,

콘텐츠의 빛깔이 풍부해졌다.


지역 공부를 전문적으로 하고 있는 팀원 덕분에 콘텐츠의 깊이가 깊어졌다. 또 금손 팀원 덕분에 매력적인 캐릭터와 일러스트가 더해지며 우리 콘텐츠의 완성도가 한층 높아졌다. 디자인 능력이 부족한 나로서는, 혼자 만들 수 없는 콘텐츠였다!



단지 콘텐츠의 결과가 전부는 아니다. 협업하여 만드는 과정도 하나의 여행이었다.


콘텐츠의 방향성을 잡고, 깊이 있는 분석이 하나 들어갔다. 길고  인터뷰에서 핵심을 골라내고, 마음에 남은 문장을 남겨둔다. 각자가 느낀 바를 이야기하며 콘텐츠에 의미를  해준다. 밤샘 작업에 지쳐있을 무렵, 금손 팀원이 뚝딱뚝딱 작업하고 있던 예쁜 일러스트가 하나  완성되며 하나  완성되어갔다.  과정을, 우리 모두 함께했다.


그렇게 탄생한 우리의 인터뷰는, 이곳에서 확인할  있다.


아 그리고, 콘텐츠를 완성했다는 뿌듯함과 밤새우며 다져진 전우애는 이었다!



콘텐츠 만드는 여행의 또 다른 장점은

우리만의 시선으로, 특별한 관점으로 지역을 바라볼 수 있었다는 거다.


우리의 원래 주제는 강화도 비건 코스였지만, 취재 중 예상치 못한 일로 인해 '강화도로 이주한 청년들 인터뷰'로 주제를 바꿨다. 강화도로 이주한 청년 사장님 두 분과 인터뷰를 진행하며 신기한 공통점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두 분은 비건 베이커리와 비건 카페를 운영하고 계셨는데, 처음에는 '비건'으로 접근했지만 곧 깨달았다.


강화로 이주한 것이, 단지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만이 아니라 '일의 주도권을 갖는 '과도 연결된다는 것을.


비건은 그들이 표현하고자 하는 가치 중 일부일 뿐이고, 핵심은 일의 주도권을 가지는 것에 있다는 걸 깨달은 거다.


강화도의 아름다운 논밭을 바라보며 인터뷰를 하다, 지역에 관한 나만의 깨달음을 얻자  풍경이 더욱 아름답게 보였다. 뭐랄까,  논뷰에 그런 이야기가 있었구나? 었다.


그리고 그렇게 인터뷰를 하며 접한 강화도는,  애착이 갔다. 그냥 여행했다면 그냥 '예쁜 카페, 맛있는 베이커리' 기억되었을 공간이


'청년들이 자신의 가치를 실현하고 있는 가게',


'사장님들과 교류했던 추억이 있는 공간'으로 기억에 남았다.



사실 모두가 이렇게 여행을 해야 하는  아니다. 당연하다. 여행은 쉬려고 떠나는 건데, 굳이 가서  만들고... 여행 가서도 일을 또 하나? 싶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역과 여행을 통한 새로운 영감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나만의 '로컬 콘텐츠'를 기획해보는 일은 정말 좋은 경험이 될 거다.


여행은 그 자체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관점을 얻게 해 준다.

하지만 지역에 관한 콘텐츠를 만들어 보며 여행한다면,

 단계  나아가 콘텐츠를 만드는 행위 자체가  다른 여행이 된다.


새로운 사람과 함께하며 지역을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결과물을 오밀조밀 만들어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는 일, 참 멋지지 않을까?


이런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다른 사람과 여정을 함께한다면 더욱 좋겠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나만의 로컬 콘텐츠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인생 지역, 인생 경험을 만들 수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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