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에서 원래도 휴양지로 (특히 시니어들이 은퇴하고 제 2의 인생을 맞는 곳) 마이애미가 유명하긴 했지만, 나는 특히 겨울에 마이애미를 다녀오는 것을 좋아한다. 겨울 추위에 특히 취약한 나는 춥디 추운 겨울바람을 피해서 따뜻한 곳으로 피신하곤 하는데, 아직 동남아는 내 취향에 맞는 곳을 못 찾아서 미국 내에서는 마이애미가 적격이다.
텍사스에서 3시간 정도 비행기를 이동하면 12월에 따뜻하다 못해 더운 마이애미 해변이 쫙 펼쳐진다. 휴양지 특유의 분위기가 짙게 배여 있는 이곳은 부자들도 특히 많은지, 난 태어나서 마세라티 차들을 제일 많이 본 곳이 이곳이다. 특히 NFT, 코인 붐이 일어났을 때는 온동네 코인부자들이 이곳에 다 모였던 것 같다. ㅎㅎ
마이애미는 미국식 문화도 있지만 지리적으로 남아메리카와 무척 가까워서 그런지 텍사스 처럼 남미의 문화가 짙게 베여있는 스팟들이 많다. 특히 이곳에 리틀하바나 거리가 있는데, 쿠바식 보헴 시가를 찾는 분들이 있다면 한 번 쯤 방문해 볼만하다. 타코같은 남아메리카 음식들도 맛있는 곳들이 많아서, 꼭 방문해 보기를 추천한다. 혹시나 추운 겨울 마이애미 해변을 방문할 분들이 있을지 모르니 몇 개 좋았던 나의 추억이 있는 장소들을 남겨보려고 한다.
1. 리틀하바나
단연 리틀 하바나. 사실 이곳은 너무나 유명한 관광지라서 한국인들도 많다. 우리집 반려인들이 한국어로 대화하는 사람들을 보고는 신이나서 "안녕하세요!"를 외치고 다녔던 거리인데, 한국사람들이 외국인이 갑자기 다가와서 인사하니 너무 당황해 하셔서, 내가 돌아다니면서 "저희 한국에 살았는데, 한국사람 보니 반가워서인사하고 싶대요~"라고 수습하고 다니느라 바빴다는 ㅎㅎ 여튼 쿠바식 시가, 음식, 그림, 기념품 샾들이 줄지어 있고, 특히 유명한 아즈카 아이스크림 (Azcar icecream) 가게가 특히 유명하다. 이 곳에서 젤라또식의 아이스크림을 파는데, 엄청나게 특별하지 않지만 구경하며 먹는 정취가 있다.
2. 페레즈 미술관
우리는 어디를 가던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꼭 돌아다녀 본다. 그 나라의 문화, 아트 이런걸 보는게 좋고 그냥 누군가의 창작을 구경할 수 있다는 것으로만으로도 영감을 많이 받는 것 같다. 해변가에 위치에 있는 페레즈 미술관은 그 풍경이 이미 70%는 하는 것 같다. 사실 내가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방문하는 이유는 내부의 미술 작품을 보는 것도 있지만, 사실 테라스에 앉아서 간단한 간식을 먹거나 커피를 마시면서 감상했던 미술 작품을 말해보는 그 시간들을 더 그리워하고 좋아하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런데 마이애미 페레즈 미술관은 그런 점에 최적화 되어있달까 ㅎㅎ (달달한 간식 혹은 아점이 필요한 분들은 여기 박물관 카페 1층의 팬케이크를 추천한다!! 우리도 별 기대 없이 주문했다가 그 맛과 비주얼에 놀랐다는ㅎ)
3. 사우스비치 레스토랑
사우스비치 쪽에 정말 어마어마하게 레스토랑이 많이 있다. 해변을 따라 100여개도 넘는 레스토랑들이 있는 것 같은데, 아무래도 해변가다 보니 해산물, 해산물이 들어간 이탈리안, 일식까지 여러종류의 음식들을 파는 것 같다. 생굴, 깔라마리 같은 기본적인 해산물 디쉬들은 충분히 맛있는 퀄리티들의 집들이 많기 때문에 모처럼 방문한 곳에서 저녁에 근사한 레스토랑 한 번 들러보는것 추천한다. 우리는 참고로 La Mar (https://www.mandarinoriental.com/en/miami/brickell-key/dine/la-mar-by-gaston-acurio?source=MOLandingPage:MOMIA:local) 이라는 곳을 방문했었다. 음식도 맛있었고 분위기도 정말 최고다. 아, 이곳에서 발렛을 해주시던 분께서 아주 멋진 넥타이를 하고 계셔서 자동차 기다리면서 잠깐 이야기를 나눴었는데, 아내가 생일선물로 사준 넥타이를 처음 했다고, 칭찬해 주셔서 고맙다고 하시더라. 연세가 지긋해 보이셨는데, 아내 자랑이 끊이지 않으시는 걸 보고, 아 저렇게 평생 서로에게 best friend로 살 수 있는 인생이 참 부럽다..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게끔 하는 분이었다. 사실 그날 먹었던 음식이 세세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대화의 분위기, 직원분의 이야기가 아직까지 기억나는거 보면, 비싼 돈 주고 먹는 음식의 감동은 찰나의 순간이지만, 함께 했던 사람과 그 사람의 이야기의 여운이 오래남는 것 아닌가 싶다.
다들 즐거운 크리스마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