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을 웃고 떠들며 시끌벅적하게 보낸 하루였다. 집에 돌아오며 함께 한 이들과 찍은 사진을 오래도록 들여다보았다. 그 속에 웃고 있는 나 자신이 참 보기 좋아서.
아무리 되뇌어 보아도 무슨 말을 했는지, 또 무슨 말을 하지 않았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한마디를 할 때 열 번은 넘게 주저하는 내게 참 흔치 않은 일이었다. 가볍게 말을 뱉어내도 경솔해지지 않는 존재들을 친구라 부르나 보다.
사진 속 웃고 있는 아이들을 처음 만났을 때가 떠올랐다. 참 어리고 멋모르던 시절, 처음 내딛는 사회에서 옆을 보니 그대들이 있었다. 이제와 보니 더 없는 행운이었다. 기쁨과 좌절의 순간에 서로가 곁에 있었기에 그 시간들을 건너 지금에 이르렀다고 흘리듯 말해본다. 시끄러운 웃음소리에 실어 조금은 가볍게 전해 본다.
같은 출발점에서 만나 다른 길로 접어든 지금. 이제는 돌아서면 서로가 있던 그때를 그리워하게 될 줄 알았을까. 언제 끝날지 모를 이 길의 끝자락에서도 여전히 당신들과 오늘처럼, 옛 추억을 그리며 속없이 웃고 떠들 수 있었으면 좋겠다. 다른 길을 걸어가면서도 서로의 손을 놓지 않을 수 있는 사이를 친구라 부르나 보다. 오늘은 친구들과 참 많이도 웃은 어느 봄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