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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주희 Jan 21. 2021

수평적 휴식

공간감성 #12 네스트 호텔

Nest hotel

2014

JOH

빌 게이츠는 미래 전략을 구상할 때 외딴 별장에서 ‘생각하는 주말 Think weekend’을 보내고, 워런 버핏은 중대한 투자 결정을 내리기에 앞서 컴퓨터가 없는 방에서 혼자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조용히 자기 자신에 집중할 ‘창조적 단절 Creative pause’의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JOH


영종도 인천 국제공항 인근에 위치한 네스트 호텔은 총 370개의 객실과 레스토랑, 연회장, 라운지, 피트니스 시설을 갖춘 특 1급 호텔로, JOH가 브랜드 개발과 건축 설계, 공간 기획, 인테리어, 디자인 디렉팅까지 전체 크리에이티브를 총괄했고, 발주처인 네스트 호텔 인천이 직접 운영한다. 글로벌 호텔 플랫폼 'Design Hotels'** 멤버십 호텔로 등재돼 업계 주목을 받았고, 엄격한 자체 선정기준에 따라 50여 개국 270여 개 호텔 중 하나로 선정되었다.


**디자인호텔스 Design Hotels는 1993년 설립된 호텔 플랫폼으로, 호텔의 종합적인 미학성, 독창적인 콘셉트, 건축 및 디자인의 완성도 등 자체 기준에 부합하는 호텔들을 엄선한다. 매해 전 세계 호텔들 중 5~6% 정도만 통과될 정도로 까다로운 기준을 고수하고 있다.



건축


호텔의 터를 뒤덮고 있던 '갈대'를 브랜드와 건축적 모티브로 삼고, 연상되는 사색과 수평적 안식을 호텔의 브랜드 스토리로 이어갔다. 복잡한 서울 도심을 빠져나와 조용한 하늘과 수편 선상의 바다, 낮은 갈대숲의 풍경을 마주할 수 있는 네스트 호텔은 피로사회로부터 단절을 위한 목적지로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호텔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건물 내부와 외부를 자연스럽게 드나들며 자연을 경험하도록 잔디 정원과 갈대숲 산책로, 조깅 코스, 수변 공원을 조성했다.


호텔 외부 갈대숲길


네스트 호텔의 외관은 객실 깊은 곳까지 햇빛을 들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면서 창의 각도를 사선으로 틀면서 자연스럽게 박스 안에 사선형 박스들을 매입한듯한 형태가 만들어졌다. 차갑게 느껴질 수 있는 노출 콘크리트 마감이지만, 사선의 입면에 빛이 만드는 그림자가 낮에는 따뜻함을 객실로 깊숙이 들어오도록 하고, 밤에는 뚜렷하고 생동감 있는 건축적 윤곽을 만들었다. 자연과 건축을 연결하고 형태를 강조하기에 노출 콘크리트는 여전히 질리지 않는 마감재이다.  


사선으로 틀어진 객실 외관
와플 천장과 십자 기둥
내외부 통일된 비례감




객실


호텔 건축의 경우 이미 큰 형태가 정해진 상태에서 객실을 구획하거나 외관을 위해 객실의 개성을 양보해야 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그러나 네스트 호텔의 건축 설계는 철저히 객실을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객실 내부의 빛과 바다 조망을 확보하기 위한 베드 배치, 파티를 즐길 수 있는 'ㄷ'소파 구조, 작은 창으로 충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개인 욕실로 휴식의 행태를 3가지로 나눴다.


[출처:JOH 홈페이지] 객실 콘셉트 이미지
사선 구조 객실 콘크리트 마감


샤워실과 화장실 연결 통로


코로나 19로 인해 관광지와 숙박시설 선택 시 '청결', '안전'등의 키워드가 부각됨에 따라 캠핑, 호캉스, 힐링 등의 관광형태는 점차 다양화될 것이며, 도심 내 호텔은 멀리 떠나지 않고 객실에서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내놓으며 피보팅**에 주목할 것이다. 이러한 호텔 변화와 다르게 네스트 호텔은 자연공간 속 휴식을 꾸준히 이어가며 호텔 건축으로서 창조적 휴식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피보팅: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을 최대한으로 활용해 소비자의 변화무쌍한 니즈에 대응, 신속하게 사업을 전환하는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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