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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소미소 Mar 15. 2022

내 인생이 달라졌다

1. 생각을 달리하면 인생이 달라진다 그 쉽고도 어려운 말


옛날 어느 외딴집에 사는 부인이 밥을 지으려는데 부엌에 불씨가 없었다. 밥은 지어야 하는데 불씨는 없고, 부인은 급한 마음에 등불을 들고 먼 이웃 동네까지 불씨를 빌리러 갔다. 다급하게 불씨를 빌려달라는 말에 이웃집 사람은 그녀를 한심하게 쳐다보며 말했다.

"아니 이 사람아, 지금 자네가 지금 들고 있는 건 뭔가?"

그제야 부인은 자신의 손에 든 등불을 그때까지 보지 못했다는 걸 알았다. 


그렇다. 생각을 달리하지 않으면 내 마음속에 있는 나도 꺼낼 수 없다. 손에 등불을 들고 불씨를 찾는 것처럼 말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나는 내 마음을 잘 몰랐다. 그저 매일  조급하고 불안할 뿐이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무엇 때문에 그렇게 조급하고 불안했는지 모른다. 마음은 늘 누군가의 눈치를 보며 쫓기는 것 같았다. 숨을 제대로 쉴 수가 없었고, 못다 쉰 숨을 한꺼번에 몰아쉬려니 한숨을 자주 쉬곤 했다. 그렇게 살다 보니 삶이 곤고하다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았고, 자신의 삶이 불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에서 좋은 강의를 들으며 마음을 고쳐보려고도 했고, 그런 마음을 들게 하는 상대를 탓하기도 했다. 하루하루 사는 일이 지옥 같았다.

어떤 좋은 말을 들어도 나의 생각과 아귀가 맞지 않으면 한쪽 귀로 들어와서 한쪽 귀로 나가기 마련, 그때 나는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말이 지금 나에게는 사치스럽고 절망적인 말이라고 생각했다. 영원히 눈치 보며 쫓기고, 불안한 삶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았다. 


내가 나를 온전히 보는 눈을 가져야 한다.


어느 잠 안 오던 밤, 문득 내 혼이 내 몸을 떠나 나를 들여다보는 상상을 했다. 아니 그건 상상이 아니라 현실인 것도 같았다.  조그만 몸에 지쳐 쓰러질 것 같았다. 너무 가냘파 보였고 이대로 두었다가는 곧 죽을 것 같았다. 그런 내 모습을 보면서 순간 생각했다. 나를 힘들게 하는 건 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이라는 걸 그제야 알았다.

가족을 끌어안고 내 마음에 맞게 행동해야 내 마음이 편했다. 요구사항이 많았고, 그것에 따라주지 않을 때는 무슨 일이 곧 일어날 것 같아 불안했고, 늘 채근하는 내 모습이 보였다. 남편과 삐걱거리는 것도 전적으로 남편의 문제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내 바람을 채워지지 않으니 모든 것을 남편 탓으로 돌렸던 것이다. 거기에 더해 권위적이고 가부장적인 남편의 아이들에 대한 엄격한 교육도 중간에서 내가 통제하려고 했다. 남편과 아이들이 마찰이 일까 봐 그 사이에서 전전긍긍하며 불안해했던 것이다. 한 번쯤 서로 부딪쳐 무슨 일이 일어나도 내 벼려둘 만도 한데 그러지 못한 것이었다.

그러다 보니 모든 일이 내 걱정이었고, 무슨 일이 일어날까 불안했고, 일일이 마음에 두고 생각하려니 내 마음이 피폐해지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것은 누구의 일도 아니고 내 성격 탓이었다. 내가 나를 못살게 굴고 있었던 것이다.


마음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밤마다 남편 걱정 아이들 걱정에 불면으로 새웠던 날을 생각한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내일을 미리 걱정하고 있는 내가 그제야 보였던 것이다.

해결할 수 없는 걱정은 하지 말자. 이제는 남편과 아이들을 위한 삶이 아닌 내 삶을 살아가자. 내가 행복해야 남편도 아이들도 행복할 수 있다, 는 생각이 이기적이라고 생각했던 이전의 나를 바꾸기로 했다. 그건 이기적이 아니라 내가 즐겁고 행복해야 상대를 즐겁고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는 것이었다.


아무리 좋은 말을 들어도 고쳐지지 않던 생각이 내가 내 마음을 통찰하고 깨닫고 보니 생각을 고치는 게 그리 어렵지 않았다. 같은 일이 일어나도 내 마음에 여유가 생기니 아무 일도 아니었다. 생각만큼 남편과 아이들이 마찰도 생기지 않았다. 살얼음판 같던 공기가 평온해지기 시작했다. 투명의 공기조차도 그 느낌을 온몸으로 말하고 있었는데 깨닫지 못했었다. 


나는 이제 내일을 걱정하며 불면의 밤을 보내지 않는다.

나쁜 일을 빼고는 즐기며 살자고 생각을 바꾸었다. 그러면서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것이 중요했다. 다행히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알고 있었다. 평소 하고 싶었던 라디오 진행, 시낭송, 사진 찍기를 시작했다. 한 번쯤 미쳐본 사람은 안다. 그 삶이 얼마나 행복한지. 

라디오 진행을 하면서 오프닝멘트와 엔딩 멘트를 준비하면서 나를 좀 더 알아가기 시작했다. 시낭송을 하면서는 한 시를 암송하면서 뭔가 이룬다는 쾌감을 얻었고, 사진을 찍으면서는 세상 모든 생명의 소중함을 알아갔다.


하여 지금 나는 즐겁고 행복하다. 


세상을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알았다고나 할까? 

마음이 좀 답답하면 카메라를 들고 산책을 시작하고, 내 마음이 탁해진다고 생각하면 자연의 소리를 들으며 라디오 멘트를 준비한다. 뭔가 삶이 건조해진다고 생각할 땐 시를 암송한다. 


나를 바로보고 난 지금 나는 이제 제대로 인생을 즐기는 방법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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