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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크 Apr 05. 2024

유튜브 쇼핑하려면 이제 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얼마 전 모 회사 담당자와 유튜브 콘텐츠 제작 관련 회의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 담당자는 한숨을 쉬며 말했습니다.


"저희가 유튜브 콘텐츠를 만들면서 이런 말 하기는 그렇지만 유튜브 진짜 문제가 많은 것 같아요.

아니 어제 저희 애가 유튜브 보길래 소리를 들었는데 거기 나오는 출연진이 어찌나 상스러운 소리를 하는지.

아이 교육에 안 좋은 영향 줄까 봐 그런 거 보지 말라고 했는데 뭐 저 안 보는데서 보는 걸 제가 말릴 수 있나요. 접근도 쉽고. 그리고 무슨 룩북이나 뭐니 하면서 노출 심한 콘텐츠들도 아무렇지도 않게 올라오고요"


유튜브를 시청하면서 한 번쯤은 이런 생각을 다 하는 것 같습니다. 콘텐츠가 다양하고 재미가 있는 것은 좋지만 조회수를 뽑기 위한 과한 표현들, 자극적인 일부 영상들이 아이들뿐만 아니라 성인들에게도 심리적으로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걱정 말입니다.


저 역시 무슨 영상인가 하고 보다가 불편해서 시청을 중단한 영상들이 꽤 많습니다. 어떤 날은 불쾌한 감정이 꽤 오래가기도 하고 잘못된 정보를 보고 오해한 적도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꽤나 방송에 엄격한 편입니다. 표현 수위는 물론 의상의 수위, 술이나 담배 등의 노출 등을 직간접적으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특히 홈쇼핑 업계에서 일을 하다 보면 방심위와 방통위가 얼마나 많은 권고나 제한 사항을 통해 방송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지 체감하게 됩니다.


유튜브는 인터넷 기반 방송이라는 이유로 또 외국 회사라는 이유로 이런 제재를 거의 받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다 보니 상식을 벗어나는 콘텐츠들이 범람하고 그것을 보는 시청자들이 많아지고 또 그런 콘텐츠들이 생산되는 악순환을 겪고 있습니다.


더 이상 두고만 볼 수 없다고 생각한 걸까요? 오늘 하반기부터는 일정시간의 교육을 이수해야만 유튜브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유튜브 채널과 연계해서 유튜브 쇼핑을 하고 있는 혹은 하려는 채널들은 교육을 이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홈쇼핑 심의 교육처럼 방송의 가이드라인을 설명하고 표현의 방법이나 콘텐츠 제작 시 주의해야 할 점 등을 알려주는 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실제 유튜브의 한국 파트너사인 모 회사에서 지금 교육 장소와 커리큘럼 그리고 강사진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런 교육을 통해 유튜브 콘텐츠가 일정 부분 정화되기를 바라는 기대감이 있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우려스러운 부분은 있습니다.


유튜버들이 순순히 그리고 열심히 교육을 듣고 그것을 반영할 것인가입니다. 이런 교육은 의무사항이기는 하나 사후 제재나 규제가 수반되지 않으면 그냥 예비군 교육과 다를 바 없습니다. 그냥 의무적으로 들어야 한다니 와서 시간만 때우고 갈 확률이 큽니다. 우스갯소리로 교육 도중에 유튜브 라이브를 켜거나 콘텐츠를 만들 각을 잴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또한 출연진이 아닌 채널별 부과된 의무 교육이기 때문에 꼭 해당 유튜버가 참석한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제작진 중 한 명을 보낼 수도 있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이런 교육은 말 그대로 요식행위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커리큘럼이나 강사들도 보여주기식 강의가 될 수밖에 없고 또 아까운 예산이 낭비될 수도 있습니다.


가끔 빨리 먹기 콘텐츠나 높은 곳을 뛰어다니는 콘텐츠를 보면서 저러다 사고가 나면 어쩌나 걱정이 됩니다. 

또 논란이 되고 있는 이슈에 대해 전혀 검증 안된 이야기를 퍼트리는 콘텐츠를 보며 이런 것에 선동되면 안 되겠다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그런 콘텐츠들이 조회수가 되고 돈이 되니 일부 유튜버들은 계속 그런 콘텐츠를 만들게 되고 양질의 콘텐츠들이 주류에서 밀려나게 됩니다.


교육이 어떻게 진행될지 어떤 결과를 낳을지 알 수는 없지만 창작의 표현이 제한받지 않는 선에서 일부 유튜버들의 맹목적으로 자극적인 영상을 만드는 경향이 조금이라도 낮아지고 유튜브 콘텐츠가 유용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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