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까지 글을 쓰며 출간을 하고 글쓰기의 수익화를 이룬 노하우를 공유하는 클래스를 오픈하였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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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에서 최근 핫한 라이브 커머스를 소개하며 홈쇼핑을 위협할 만큼 강력한 유통 채널이 될 것이라는 장밋빛 미래를 예측했습니다. 라이브 커머스에 관심이 있고 실제 라이브 커머스에 도전해보려는 많은 분들이 그 글을 읽고 저에게 많은 문의를 해왔습니다.
문득 누구보다 라이브 커머스의 현실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실제 라이브 커머스 방송을 일주일에 서너 번씩 하는 입장에서 라이브 커머스의 밝은 면만 소개하고 마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은 냉정한, 아니 냉혹한 라이브 커머스의 실체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요즘 유통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라이브 커머스 이야기를 듣고 있고 제조사나 유통사 중 라이브 커머스를 고려하고 있지 않은 회사는 없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그만큼 라이브 커머스가 화두라는 뜻입니다. 문제는 라이브 커머스로 제대로 돈을 벌었다는 제조사나 유통사의 이야기를 듣기가 참 힘들다는 것입니다.
먼저 빠르게 경쟁이 심해진 것이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네이버, 카카오, 쿠팡 등의 플랫폼이 라이브 커머스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약 1년 사이에 빠르게 성장하며 방송 자체도 매우 많아졌습니다. 하루에도 몇 백개씩 방송이 진행되다 보니 경쟁이 심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저 역시 프라임 타임이라 불리는 시간에 방송을 하며 동일 시간, 동일 플랫폼에 20여 개의 방송이 동시에 송출되는 현실을 보며 좌절한 적이 많습니다. 물론 그런 방송의 매출이 좋았을 리도 없습니다. '진입장벽이 낮은 사업에서 큰 수익을 올리기는 어렵다'라는 불변의 진리를 체감하고 있습니다.
방송의 퀄리티 역시 어느 정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방송을 할 수 있게 되면서 방송의 퀄리티가 낮아지는 것은 예상되는 일이었습니다. 화질이나 오디오, 조명, 화면의 구도 등의 기본적인 것은 물론이고 시청자들에게 단순 시청을 넘어 구매로까지 이르게 유도해야 하는 어려운 방송임에도 단순히 말 잘하는 진행자, 채팅만 읽어주는 단조로운 방송 포맷 등 커머스 방송의 공식을 아예 벗어난 방송들도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어떤 산업이 잘되려면 이용자가 좋은 경험을 한 뒤 계속 방문 및 이용을 하면서 전체 볼륨이 서서히 커져야 하는데 이런 저퀄리티의 방송들이 우후죽순 생기면서 이런 흐름을 방해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마지막으로 라이브 커머스라는 것이 세간의 인식과 달리 아직까지는 제조사와 유통사들의 새로운 판매창구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냉정히 말해서 현재 라이브 커머스는 플랫폼 배만 불려주고 있는 구조입니다. 그것도 손 하나 까딱 안 해도 알아서 돈이 벌리는. 오픈 라이브 플랫폼의 경우 말 그대로 기회만 제공하고 방송을 하고 싶은 제조사와 유통사들이 라이브 커머스를 진행하는 형식이지만 앞서 밝혔듯 내가 하고 싶으면 다른 사람도 하고 싶은 것이 당연하기 때문에 같은 시간에도 수십 개의 라이브 방송들이 경쟁을 하게 됩니다. 플랫폼은 방송에서 얼마나 팔리든 약속한 수수료를 가져갑니다. 여기서 조금 더 눈에 띄기 위해 플랫폼이 제공하는, 많으면 몇 천만 원까지 하는 노출 광고 상품을 사서 방송을 할 수 있는 제조사나 유통사가 몇이나 될까요?
또 제조사나 브랜드를 선정해 직접 라이브 커머스를 하는 플랫폼은 어떨까요? 플랫폼은 방송을 하기 위한 기본 조건으로 무조건 인터넷 최저가 아니 그보다 최소 10% 이상 할인된 가격을 요구합니다. 플랫폼이 기획하는 라이브 커머스를 하고 싶은 제조사를 모집하는 글에는 이런 내용과 함께 20% 이상 할인 할 수 있는 업체는 더 우대하겠다는 내용이 버젓이 들어있습니다. 플랫폼이 탐욕스럽다거나 후려치기를 하고 있다는 뜻이 아닙니다. 그만큼 라이브 커머스의 현실이 수익을 내기에 녹록지 않다는 것입니다. 물론 시청자를 확보하기 위해 지출해야 하는 마케팅 비용은 지금 이야기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심심찮게 한 시간에 몇천, 몇억을 '판매'했다는 소식은 미디어를 통해 소개되지만 몇천, 몇 억의 '이익'을 냈다는 이야기는 듣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얼마 전 친분이 있는 제조사가 라이브 커머스를 한다기에 아낌없는 조언을 하고 방송 모니터링도 하였습니다. 1천 명 남짓한 시청자를 두고 힘겹게 방송을 끝낸 후 조심스레 매출을 여쭤보았습니다. 총 구매자 40명, 매출 150만 원. 쇼호스트 출연료와 플랫폼 수수료, 방송에 들어간 각종 비용 등을 제하면 매출만큼 마이너스가 났다고 씁쓸하게 말하는 제조사 직원분의 표정을 보며 실제 돈을 벌어야 하는 분들이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졌는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라이브 커머스는 분명 기회의 땅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그 땅을 가진 자와 돈이 많은 자들에게 유리한 구조입니다. 라이브 커머스가 처음 주목받은 것이 누구나 방송을 할 수 있고 누구나 상품을 판매해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이었던 만큼 홈쇼핑이 미래가 어두워지더라도 모두에게 수익이 돌아가는 라이브 커머스의 성공적인 정착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