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홈쇼핑을 주제로 브런치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가 홈쇼핑 회사들이 고객들과 소통이 너무 없는 느낌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TV 화면 너머에서 상품을 사라고 일방적으로 외치는 것외에 고객들과 접점이 없었기에 홈쇼핑에 대한 솔직한 글들을 써왔습니다.
최근 여기저기서 라이브 커머스 이야기가 많이 들립니다. 유통업계에 종사하거나 조금만 관심이 있어도 설명이 필요 없을 만큼 핫한 판매 방식입니다.
이 라이브 커머스가 TV 홈쇼핑 방송과 가장 차별화된 것이 바로 고객들의 채팅을 통해 반응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고 채팅에 응대를 하며 고객들과 소통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요즘 홈쇼핑 회사들도 앞다투어 라이브 커머스 방송들을 운영하면서 실시간으로 고객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저절로 얻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홈쇼핑 회사는 라이브 커머스를 활용해 TV에서는 하지 못하던 몇 가지 판매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먼저 TV 홈쇼핑으로는 판매가 적합하지 않은 상품들이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소개되고 있습니다. 수량 측면에서나 브랜드 인지도 측면에서나 TV 방송으로 노출되기에는 부담스러운 상품들이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선보여지면서 고객들과 대화를 통해 브랜드에 대한 깊은 설명이 가능해졌고 적은 수량을 강조하며 지금 방송을 보는 소수만이 구매 가능함을 어필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오늘 저희끼리만 보고 사고 끝내는 거예요! 어디 공유도 하지 마세요. 수량이 정말 별로 없어요"
실제로 딱 3개만 준비해서 판매한 라이브 커머스 방송에서는 TV에서는 상상도 못 할 저런 멘트들이 오가기도 했습니다.
두 번째로 TV 상품의 론칭 리스크를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줄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TV 홈쇼핑에서 처음 선보이는 상품들은 그야말로 모험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성공적인 매출을 위해 최선의 준비는 하지만 고객들의 반응을 방송을 해보기 전까지 알 수가 없기에 '론칭 방송들 중 성공적인 매출을 내는 것은 10개 중에 1~2개에 불과하다'는 홈쇼핑 내부의 정설 같은 것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홈쇼핑 회사들은 이런 론칭 상품을 바로 TV에 노출하기보다 라이브 커머스에서 먼저 테스트를 해보며 성공 여부를 미리 가늠해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홈쇼핑 회사 입장에서도 TV 방송 전 고객들의 반응과 방송과 상품의 부족한 점을 미리 알 수 있고 협력사 입장에서도 낮은 수수료와 적은 준비 수량만으로도 일단 방송을 할 수 있으니 서로 좋은 방식인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TV 방송으로 매출 한계가 온 상품들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주고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상품이라도 오랜 기간 운영을 하다 보면 고객들의 외면을 받게 되고 고객들이 선호하는 색상이나 사이즈 외에는 재고가 남게 됩니다. 이런 상품들이 또다시 TV 방송을 통해 판매가 되려면 협력사 측에서는 매출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서도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고 홈쇼핑 입장에서도 귀한 시간을 매출이 뻔히 나오지 않을 것 같은 상품에 쓰게 되니 낭비입니다. 그래서 라이브 커머스를 땡처리나 재고 처분 컨셉으로 활용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TV 시청자와 모바일 시청자는 다소 다를 수밖에 없어서 TV에서 익숙했던 상품이 라이브 커머스에서는 신선하게 보일 때도 있고 저렴하게 선보이는 재고상품에 고객들이 매력을 느끼기도 하는 것입니다. 고객들과 소통하며 질문을 받아서 그것만 쏙쏙 설명을 해주니 TV 방송에서 실패한 상품들이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다시 한번 살아나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저 역시 라이브 커머스를 전담하는 PD로서 요즘 고객들과 소통하는 재미가 아주 쏠쏠합니다. 한 시간 내내 고객들과 채팅으로 대화하다 보니 눈에 익은 ID도 보이고 저를 알아봐주는 고객들도 제법 생겨서 굳게 닫힌 홈쇼핑의 마음을 내 힘으로 조금은 연 것 같아 뿌듯할 때도 있습니다. 새로운 판매 채널이 필요했던 홈쇼핑 회사들도, 고객들과 접점을 찾던 실무자들도 어느 정도 실마리를 찾은 것 같아 라이브 커머스의 대세화가 지금으로서는 반갑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