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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크 Apr 09. 2019

쉿! 홈쇼핑 PD가 말하는 홈쇼핑 상품 득템 하는 법

득템 했다!!


싸게 좋은 물건을 사는 것만큼 소비자에게 기분 좋은 일은 없습니다.

홈쇼핑을 통해서도 득템의 기쁨을 맛본 소비자들도 분명 많을 것입니다.

그런데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홈쇼핑 방송을 하는 입장에서도 '우와 이건 이때 사야겠는걸?' 할 때가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아이템을 직접 접하고 방송을 진행하는 PD로서 홈쇼핑 방송에서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좋은 물건을 득템 하는 노하우를 말해보려고 합니다.


※ 철저히 주관적이고 이미 다 아는 사실일 수도 있으며 일부 상황에서 적용되지 않는 내용들도 있습니다. 본인이 쇼핑의 고수이며 홈쇼핑을 자주 봐서 어느 정도 흐름을 안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과감히 이 글을 스킵하셔도 됩니다.   


미리 주문보다는 생방송 시간에 사기


방송상품에 해당되는 이야기입니다.

보통은 MD들이 생방송 시간보다 먼저 주문이 가능하도록 세팅을 해두는 편입니다.

금은 좀 덜해졌다 하지만 멀지 않은 과거에는 방송 전과 방송 중 가격이 달랐던 적도 있었고(방송 중 가격이 훨씬 저렴했습니다) 혜택을 방송 중에만 적용하는 아이템도 있었습니다.

현재는 그런 상황이 적어지긴 했지만 현재도 무료체험이나 방송 중 경품 같은 것들은 방송 중 구매 고객만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왕 살 거면 조금 기다렸다가 생방송 중에 사자!


론칭 상품은 기다렸다가 사기


(뭐든 빨리 사서 써보기를 원하는 소비자들은 예외입니다)

홈쇼핑에서 새로운 상품을 선보인다는 것은 나름의 철저한 연구과 시장조사가 병행되었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론칭하자마자 히트를 쳐서 대박상품이 되는 극히 일부의 상품을 제외하고는 론칭 후 방송을 계속하면서 고객들의 반응을 봅니다.

구성을 바꿔보기도 하고 무료체험을 넣어보기도 하다가 고객의 반응이 여전히 시원찮으면 결국 눈물을 머금고 마진을 포기한 세일을 하게 됩니다.

아이템마다 다르겠지만 보통 론칭 후 두어 달 정도 뒤에 슬슬 가격을 떨어뜨리는데 정말 당장 필요한 상품이 아니라면 기다리다 보면 파격 세일가를 만날 수 있게 됩니다.

제가 맡아서 했던 방송 상품들 중 다수가 나중에는 반값에 가까운 혹은 반값 이상 세일을 거쳐 재고를 소진하고자 했습니다.

물론 기다리다가 상품이 온데간데없이 방송을 안 할 수도 있으니 타이밍을 잘 맞춰야 하지만 보통 첫 번째 세일 때까지만 기다려도 성공한 소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시 할인 카드 요일을 잘 확인하자


최근 대부분의 홈쇼핑 회사에서 요일별 카드를 정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5% 정도 할인을 해줍니다.

어떤 사람들은 고작 5% 라고 하겠지만 대형 가전 등을 살 때 5% 할인은 무시할 수 없는 금액이 됩니다.

각 홈쇼핑 회사마다 친절히 오늘의 혹은 이주의 할인 카드 일정을 제공하고 있으니 꼭 확인하고 구입을 하면 좋습니다.

간혹 한달 중 3일 정도 7% 할인을 진행하는데 이 날은 임직원들도 참았던 소비욕구를 분출하는 날입니다.    



가격에 날짜 붙어 있다면 잘 보자


가끔 방송을 보다가 가격 뒤에 날짜가 표기되어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39,900원(2/3~)' 이런 경우가 그 예인데 이 말은 2월 3일부터 지금까지 쭉 저 가격으로 판매를 했다는 말입니다.

분명 저 가격 앞에 '방송 최저가' 등의 미사여구가 있겠지만 뒤에 표기된 날짜부터는 쭉 저 가격이었으니 '혹시 지금이 최저가인가?' 하는 조바심을 내며 구입을 재촉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세일 문구 뒤에 기간 문구가 쓰여있다면 정말 그 기간 동안만 세일이니 날짜가 지나 가격이 오르기 전에 구입을 고민해봐도 괜찮습니다.  


가격이 달라진다? 이 가격이 아니다?


간혹 방송에서 호스트가 애타게 '다음 방송부터는 가격이 달라져요~ 이 가격이 아니에요'라고 말할 때가 있습니다. 일부 시청자들은 혹시 다음 방송 때부터 가격이 달라지면 저렴해질 수도 있는 것 아닌가 하며 의심을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가격이 달라진다, 이 가격이 아니다'라는 표현이 나온다면 다음 방송부터는 100% 가격이 올라갑니다.

방송 심의 규정상 구입을 부추기는 표현이 제한되어서 노골적으로 '다음 방송부터는 가격이 올라요, 비싸져요'라는 말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궁여지책으로 방송에서 만들어낸 표현입니다.

적어도 이런 표현을 쓰는 방송을 보고 있다면 저렴하게 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으니 구입을 고려해봐도 괜찮습니다.


백화점 동일?  시중 동일?


홈쇼핑 방송을 하는 PD로서 가장 혹할 때가 바로 백화점 동일 혹은 시중 동일 아이템을 방송할 때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홈쇼핑을 믿지 못하고 방송에서 '백화점 동일, 시중 동일'이라는 말을 해도 구매를 주저합니다.

하지만 정확하게 백화점 동일 혹은 시중 동일이라고 말하는 상품은 정말 백화점과 시중에서 똑같이 파는 상품입니다.

홈쇼핑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공동구매로 인한 혜택을 누리면서 백화점과 시중에서 동일하게 파는 상품을 사고 싶다면 이 표현에 주목해도 좋습니다.

다만 홈쇼핑 방송을 위해 시중 대리점이나 백화점에 한두 대 가져다 놓는 꼼수(?)가 있을 수도 있으니 본인이 평소 백화점이나 대리점에서 자주 봤거나 눈여겨봤던 상품에 한해 홈쇼핑에서 '백화점 동일, 시중 동일'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방송을 하고 있다면 믿고 사도 좋습니다.

홈쇼핑 방송 규정이 나름 많이 엄격해서 함부로 저런 표현을 쓰지 못합니다.

저런 표현이 가능하다는 것은 그만큼 철저한 검증을 받았다는 뜻입니다.

유사한 표현으로 백화점 동일 '브랜드', 시중 동일 '브랜드'라는 것이 있는데 말 그대로 이것은 브랜드만 같고 파는 상품은 다르다는 뜻입니다. 이 표현에 현혹되지 않아야 합니다.

   

홈쇼핑 회사에서 PD로 수많은 아이템을 방송하면서도 이건 사면 진짜 득템이겠다고 판단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직접 상품을 보고 연구하는 입장에서도 이런데 TV를 보고 혹은 앱에서 이미지와 설명만 보고 판단하는 소비자가 좋은 상품을 좋은 가격으로 사는 것은 더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꼭 필요한 물건이면 제 값에만 사도 득템 했다고 생각하자는 마음으로 살고 있는데 이 글을 통해 홈쇼핑에서 이전보다 조금이라도 저렴한 가격에 좋은 상품들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난다면 홈쇼핑 종사자로서 더없이 보람찬 일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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