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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크 Apr 18. 2019

축하드립니다! 홈쇼핑 경품의 진실

00시 00구 000 고객님! 상품권 50만 원 당첨 축하드립니다!


홈쇼핑 방송을 진행하면서 시청자들이 가장 부러울 때가 경품 당첨을 발표하는 시간입니다.

어느 홈쇼핑할 것 없이 생방송 중 혹은 주간, 월간 단위로 다양한 경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특히나 월간의 경우는 직원들도 혹할 만큼 대단한 경품이 걸려있습니다.

고급 외제차나 명품백, 몇천만 원에 달하는 현금이나 상품권을 보고 있자면 혹시 나도..? 하는 마음에 지갑을 열게 됩니다.

생방송 중에도 신세계 상품권이나 현금이 걸려있는 경우가 많아 수시로 당첨 발표가 이어집니다.

고객의 참여를 늘려보자는 홈쇼핑의 의도와 상품 구매와 더불어 당첨을 바라는 시청자가 만난 윈윈 거래(?)이지만 일부 유통업계에서 벌어진 내부 인원의 당첨, 당첨자 조작, 경품을 빙자한 개인 정보 수집이라는 옳지 않은 사건들로 인해 이런 경품들이 의심의 눈초리를 받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대체 나는 한 번도 당첨된 적이 없는데 누가 당첨되는 거야? 자기들끼리 해 먹는 거 아냐? 하며 한 번쯤은 분통(?) 터트렸을 홈쇼핑 고객들에게 경품 당첨에 대한 정확한 사실 몇 가지를 말하고자 합니다.



경품에는 제세공과금이 있다.


경품으로 취득한 소득은 기타 소득으로 분류되어 과세대상입니다.

총 22%의 제세공과금이 부과되는데 예를 들어 100만 원 상당의 상품권이나 현금에 당첨이 된다면 22만 원을 내야 한다는 뜻입니다.

현물이 아니어도 마찬가지입니다. 가령 5천만 원 상당의 외제차에 당첨이 되었다면 1천만 원 이상의 제세공과금을 내야 합니다(물론 경품 수령을 거부하면 내지 않아도 됩니다)

게다가 이 제세공과금을 먼저 입금해야만 경품을 수령할 수 있는데 실제로 제세공과금이 부담스러워 당첨을 포기한 사례가 종종 있습니다.

또 이런 절차 때문에 아까운 경품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합니다.

보통 당첨이 되면 안내전화를 하는데 굉장히 기뻐하며 수령하는 고객이 있는가 하면 흉흉한 시대 때문인지 보이스피싱 의심부터 하는 고객들도 많습니다.

어느 회사냐, 어떤 이벤트였냐, 경품이 뭐냐 세세히 물어보면서 경계하다가 제세공과금 우선 입금 이야기가 나오면 드디어 본색(?)을 드러내는구나 하며 가차 없이 전화를 끊어버립니다.

이러면 우리도 별 수 없습니다. 재추첨을 하여 새로운 주인을 찾는 수밖에.



임직원은 당첨 대상에서 제외되며 당첨자의 임의선정이 불가능하다.


"경품 그거 조작 가능하지? 너희끼리 해먹을 수도 있지? 나도 한번 당첨시켜주라"

홈쇼핑 방송을 진행하면서 주변분들에게 가장 많이 들은 말 중 하나입니다.

시청자들이 홈쇼핑에 대해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오해인데 (직원들에게는)안타깝게도 경품 추첨에 있어서 임직원들은 자동으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임직원의 지인들이 본인들의 아이디나 전화번호로 당첨이 되는 것까지는 막을 수 없지만 나름의 공정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면 지인들을 당첨시켜주는 건 되는 거 아니냐 하는 의문이 들 수 있는데 홈쇼핑 회사마다 경품 당첨자를 랜덤 하게 뽑는 프로그램을 쓰기 때문에 직원이 임의 조작하여 특정인을 당첨자로 만든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참고로 제 지인 중에서도 10년 동안 계속 홈쇼핑 경품에 응모하는 분이 있는데 한 번도 당첨된 적이 없습니다.


블랙리스트의 가능성이 있다


렌털 등 일단 상담받을 번호만 남겨놓는 생방송의 경우 고객 확보를 위해 경품을 적극 활용하는 편인데 전화번호를 남길 때마다 응모 대상이 되는 점을 악용하여 한 시간 동안 몇백 번씩 전화를 하는 시청자들이 일부 있습니다(최근 홈쇼핑에서는 이 시스템을 수정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다시 말해 방송 동안 전화를 걸어 번호를 남기고 끊고 다시 걸어서 번호를 남기는 식으로 본인의 포션을 늘려 당첨 확률을 높이려는 행위입니다.

몇 번 정도야 경품에 당첨되고 싶은 시청자의 귀여운 꼼수라 생각하고 넘어가지만 정말 몇백 번씩 전화를 하면 공정성에도 위배가 되고 콜센터에 시스템에 과부하가 올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번호는 블랙리스트로 관리를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당첨은 운이라고 생각하고 가볍게 남겨보면 어떨까요?


경품 당첨 확률을 높이는 비밀


홈쇼핑 종사자인 저로서도 경품 당첨 확률을 비약적으로  높이는 방법은 없습니다.

다만 1%의 확률이라도 올릴 수 있는 비밀을 공개하고자 합니다(다만 경품 당첨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홈쇼핑 상품을 구입하면서 덤으로 행운을 바라는 분들만 활용해보면 좋겠습니다)

생방송 경품을 나눠서 발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생방송 중  500만 원의 상품권을 100만 원씩 나눠 5번 발표를 한다고 가정하면 총추첨을 5번 하게 됩니다.

그럼 언제 응모하면 확률이 높아질까요?

정답부터 이야기하면 무조건 1차 추첨 전입니다. 홈쇼핑 경품 추첨 대상 선정 시스템은 무조건 누적으로 세팅되어 있습니다. 이 말은 1차에 응모를 하면 1차부터 5차 모두 추첨 대상이 된다는 뜻이다(1차 응모자는 1차 추첨에서 떨어져도 그대로 추첨 대상으로 남아서 5차 추첨까지 간다)

또 1차 추첨 전 응모가 확률이 높은 이유는 방송 초반에는 상품 구매 전 설명을 들어보려는 시청자들이 많기 때문에 경품 응모 대상이 매우 적습니다(보통 상품 구매 혹은 상담 전화를 남겨야 응모 대상이 됩니다)

가령 제가 자주 하는 모 방송의 경우 1차부터 5차까지 경품 추첨을 한다고 했을 때 추첨 대상이 1차 때는 150명 안팎 5차 때는 3천 면에서 1만 명을 넘어가기도 합니다.

응모 대상이 적을수록 당첨 확률이 높아지는 것은 지극한 상식입니다.


최근에 홈쇼핑 경품에 대해 의심하는 이야기를 듣게 되어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물론 마케팅의 수단으로 경품을 활용하고 있지만 결코 안내한 경품이 고객에게 제대로 지급이 되지 않거나 내부 직원들이 나눠먹거나 하지 않습니다. 

행운이란 무릇 어렵게 찾아와서 행운이라 불리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좋은 상품을 구매하다가 덜컥 당첨된 상품권이 바로 진정한 행운이자 홈쇼핑과 고객이 생각하는 최상의 기쁨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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