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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봉 Jun 21. 2023

비욘드 더 스토리와 함께라면 당신의 세계는 안녕한가요?

가 베스트 셀러에 있는 상상

운명 같은 순간이 될지도 모른다.


방탄소년단의 데뷔 10주년 기념 회고록과 동시간대 발간되는 영광이라니, 그것도 예술/대중문화 카테고리에서 말이다. 2023년 6월 28일 서점에서 구매가 시작되는 그날, 교보문고 예술/대중문화 장르의 베스트셀러 탭을 누르는 순간을 상상해 본다.  

<비욘드 더 스토리> 아래로 <당신의 세계는 안녕한가요>가 자리한 상상. 아니, 조금 더 상상해 보자면 7월 9일에는 광화문 교보문고 같은 섹션의 매대 위 BTS 책이 놓인 오른편에 앉아있을 쭈구리 팝콘인간이라니. 이 책을 쓰기 시작할 때 만해도 여지조차 없던 순간이니, 어쩌면 ‘월터의 상상이 현실이 된’ 것처럼 그렇게 될 수도 있겠다 싶다.(이것은 자신감…?)


(드디어) 책이 나온다. 뜻하지 않게 장기 프로젝트가 된 <당신의 세계는 안녕한가요>라는 영화 에세이다. 브런치 출판 프로젝트에 선정된 책들을 보며 부러워만 하던 나인데, 내 이름이 담긴 진짜 서점에 진열되는 그런 책. 영화 팟캐스트 <퇴근길씨네마>에서 만나 20대 후반부터 40대까지 서로 다른 삶의 모습으로 각자의 세계를 완성 중인 다섯 사람(류과, 로사, 소피, 왈라비, 또아)의 인생영화와 이야기가 모였다. 같이 녹음을 하고  웃고 떠든 세월이 꽤나 오랜 시간이었지만, 그들의 내밀한 이야기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것도 많다.

퇴근하고 집에 와 애들을 재우고 집안일을 해두고는, 깜깜한 거실에 노트북을 켜고 워드파일과 씨름하며

자정을 넘긴 밤이 여러 날이었다. 겨우겨우 원고 마감일을 맞추고, 그 마저도 늦추기도 하고, 쓰다가 자의 반 타의 반 엎어진 원고도 서너 개는 되나 보다. 우리의

출판사인 틈새책방의 빈틈없는 피드백으로 중도하차의 위기가 여럿 찾아왔지만, 우리를 출판의 세계로 인도한 데에는(우리를 포기하지 않아 준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거란 생각으로 버텼다. 자괴감 그까이꺼.


직장에서 한직으로 밀려난 중년 남자는 〈자산어보〉를 보며 무너진 자존감을 세우는 대신 자신의 기준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법을 깨닫는다. 육아와 업무에 찌든 워킹 맘은 모유를 짜내며 “기적을 행하고 있다”라고 외치는 〈툴리〉의 주인공을 보며 구원을 얻는다. 이 순간들은 ‘영화 같은’ 순간이 아니라 일상의 순간들이다. _출판사 서평 중


지극히 평범한 우리의 이야기가 가진 힘이자 매력은, 너무 평범해서 구리다고 생각하는 내 일상의 삶이 사실은 영화처럼 살고 있는 삶일 수 있다고 토닥여주는 것 일지도 모르겠다. 나만의 인생 영화 이야기를 너머 지극히 사적인 나의 인생을 더할 수 있다면, 꽤 안녕한 삶이라고 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영화를 보며 팝콘을 먹을 때마다 이 책이 생각나면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 마지막 챕터 ‘당신의 세계‘는 이 책을 두고두고 간직해도 될 만한 책이고 싶은 마음을 담았다. 책을 쓴 사람들 말고, 내가 쓴 거 말고, 이 책을 간직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완성되는 책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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