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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fter lunch Dec 07. 2019

건설인이 된다는 건...

건설인의 인문학적 성찰 에세이

 한 개인이 건설인이 된다는 건 



無에서 有를 창조하는 과정에 입문하는 것이며, 

대한민국을 일으켜 세웠던 선배들의 숭고한 직업의식을 계승함과 동시에, 

거칠고 찐한 남자다움의 세계에 발을 딛는 것이자, 

인간을 위한 공간을 계획하여 예술적으로 탄생시키는 종합예술의 행위를 시작하는 일이고, 

아주 간혹, 해외 발령이라도 난다면..., 

해외여행을 2~3주 정도 다녀올 수 있는 기회가 드물지만, 생길 수 있는 가족이 생긴다는 얘기이고,

첨단 기술력과 상상 이상의 엔지니어링으로 중무장된 건설현장에서 수많은 인력과 장비와 자금을 관리하는 엔지니어이자 매니저로서 예측 불가능한 이슈들과 리스크를 해결, 조절해 나가는 코디네이터로서의 출발을 의미할지도 모른다.


해외근무 휴가 중, 유럽여행에서 드러누워 가족 컷(독일 드레스덴에서)


그러나, 달리 말하면...


정시퇴근과 정기휴일을 알 수 없는 가족이 생기는 일이고, 

힘들고 지친 와중에도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건 상상할 수도 없는 사람이 한 명 늘어나는 일이며, 

꾸질꾸질한 외모와 복장을 갖춘 채 찌든 땀냄새를 풍기더라도 어떻게 할 수 없는 사람이 우리 가족이 된다는 소리고, 

게다가 자녀 입학식/졸업식/운동회/학예회 등은 아예 포기해야 된다는 말이고, 

일 년에 한두 번 있는 명절 및 휴가철에도 마음 놓고 기차표를 예약할 수도 선약을 할 수도 없다는 것이고, 

해외라도 나가게 되면 4개월마다 한 번씩 볼 수 있는 남자로 인해 부인은 생과부가 될 수도 있고, 

그런 일이 느닷없이 찾아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흙과 먼지가 가득한 곳에서 담배연기 가득한 회의실에서 근무하는 관계로 각종 질병이 쉽게 올 수 있는 남편이 생기는 일이고, 

뜻하지 않게 추락/전도/낙하/비례/감전/붕괴 등으로 생명을 잃게 되는 확률이 가장 많은 직업군에 속한 사람이 한 명 늘어나지만, 그 위험에 비해 돈은 그다지 많이 벌지 않는 그런 직업을 가진 가족이 생긴다는 소리 되겠다.


ps. 건설업 종사자들의 근무환경과 복지가 나아지고 있어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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