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꿈의정원 Feb 01. 2024

월세도 못 냈는데, 식테크 덕에 월 이천만 원 법니다

[인터뷰]  도서 <식테크의 모든 것> 저자 박선호

요즘 그야말로 재테크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전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주식, 부동산, 코인, 그림 등등 수많은 재테크 수단이 넘쳐난다. 하지만 과연 재테크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있을까?


도서 <식테크의 모든 것>을 출간한 식테크 전문가 박선호는 식물 재테크(이하 식테크)야 말로 가장 안정적인 재테크 수단이라고 말한다. 아닌게 아니라 희귀 열대 관엽식물을 이용한 식테크는 최근 새로운 재테크 수단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같은 식테크의 중심에 있는 식물, '몬스테라 알보'(몬스테라 무늬종 중 하나)는 그야말로 없어서 못사는 귀하신 몸이 되었다.


물론 아무리 식테크가 뜨고 있다고 해도 잎 한 장에 20만 원부터 500만 원을 호가한다는 사실은 선뜻 납득하기 쉽지 않을뿐더러, 관련 정보를 전혀 모르는 입장이라면 어떤 식물을 어떻게 사서, 어떻게 수익을 낸다는 지 그 구조를 이해하기 쉽지 않다. 관련하여 지난 4월 19일 <식테크의 모든 것>의 저자 박선호를 인터뷰했다.             

<식테크의 모든 것> 표지 이미지



- 처음 식물 재테크(아래 식테크)를 하게 된 계기가 재미있습니다. 잠깐 소개해 주신다면요?

어쩌다 보니 식테크로 조금 유명해지기도 했고, 식테크 책까지 썼지만 제 본업은 입시 전문 국어 학원을 운영하는 원장입니다. 원래는 2018년 정도부터 학원을 운영하면서 다양한 열대 관엽식물을 키우고 있었는데요. 이때만 해도 식테크 같은 개념은 전혀 몰랐습니다. 식물을 키우는 건, 일주일 내내 학원을 벗어나지 못하던 저에겐 더할 나위 없는 취미였죠.


그러다 2019년, 코로나로 학원이 너무 어려워져 월세도 내기 힘든 지경까지 처했습니다. 학원을 살리기 위해 이런저런 방법을 강구하다가 키우던 식물을 팔아서라도 돈을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식물을 키우면서 꾸준히 운영하던 개인 블로그에 옐로우 몬스테라를 판매하겠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물론 이게 어느 정도의 가치가 있는지는 알지 못했죠.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글을 올리자마자 순식간에 판매가 되었고, 나중에는 잎 한 장에 200~300만 원 정도까지 가격이 올랐습니다. 그 덕분에 무사히 월세를 충당할 수 있었고, 더 나아가 이게 저에게 온 새로운 기회라는 걸 직감했습니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식테크를 시작하면서 식물 판매, 유튜브, 원데이 클래스 등 식물과 관련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고, 현재는 식테크를 통해 한 달에 2000만 원 정도의 수익을 올린 적도 있습니다.



식테크로 돈 버는 방법? 명확합니다         

당시 판매했던 옐로우 몬스테라


- 도서 <식테크의 모든 것>은 어떻게 만들게 되었고, 어떤 책인지 말씀해주세요.

최근 몇 년간 식테크 시장은 비약적으로 성장했지만, 동시에 이런저런 문제가 속출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대략 10만 원 정도인 무늬 몬스테라를 몬스테라 알보로 속여 50~80만 원에 판매하기도 하고, 구매자가 식물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냐에 따라 가격을 다르게 부르거나, 몇몇 업자들이 서로 짜고 가격을 올리기도 합니다. 이런 문제들이 계속 발생하는 시장은 성장할 수 없습니다. 거시적인 관점으로 시장의 발전을 위해 제대로 된 정보를 전달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덧붙여 식테크로 돈 버는 방법은 명확합니다. '돈 되는 식물'을 잘 사서, 잘 키워서, 잘 번식시킨 후, 잘 팔면 됩니다. <식테크의 모든 것>은 그 방법을 담은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간의 식테크 시장에 관한 전반적인 흐름과 전망부터, 돈 되는 식물은 어떤 건지, 어떤 개체를 사야 하는지, 어떻게 잘 키울 수 있고, 어떻게 번식시키는지, 또 어떻게 해야 좋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는지를 모두 다루고 있습니다.



- 많은 식물들 중에서도 몬스테라 알보를 추천하는 이유는 뭔가요?

희귀 관엽식물은 그 종류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식테크에 가장 적합한 것은 거래량이 많고, 가격 변동성이 크지 않고, 키우기가 쉬워야겠지요. 그게 바로 몬스테라 알보입니다.


몬스테라 알보 외에 그 가격 상위종인 옐로우 몬스테라나 민트 몬스테라도 식테크의 측면에서 보면 충분히 권할만 합니다. 하지만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20만 원도 큰돈입니다. 그런 점에서 식테크를 한번도 해보지 않았다면 잎 1장당 20~30만 원 정도인 몬스테라 알보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입니다.


아마 잘만 키운다면 몬스테라 알보로도 수익을 충분히 낼 수 있을 겁니다. 그 이후에 어느 정도 경험치도 쌓고, 좀 더 큰 수익을 내고 싶다면 옐로우 몬스테라(잎 1장당 100만 원)나, 민트 몬스테라(잎 1장당 500만 원)로 가는 것이 가장 좋은 순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몬스테라 알보

- 지금은 비록 식테크가 뜨고 있다고 하지만 과거 튤립 파동이나 희귀 다육이 가격 폭락 등과 연결 지으면서 이 거품이 꺼질 거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모든 것에는 유행이 있고, 몬스테라 알보도 언젠가는 그 유행이 지나갈 수도 있습니다. 다만 과거 튤립 파동이나 춘란 다육이의 가격 폭락과는 그 양상이 크게 다릅니다. 우선 튤립은 구근을 수확해서 말린 뒤 그걸 거래하는 방식인데요. 그래서 거래할 수 있는 시기가 정해져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거래가 끊기기 직전이나, 거래가 시작되는 시기에 갑작스러운 시세 폭등이나 폭락이 있었지요. 그에 반해 몬스테라 알보는 보온만 신경 쓴다면 사계절 내내 거래가 가능합니다.


다육이나 춘란은 한때 유행하면서 가격이 엄청나게 상승했다가 조직 배양으로 인해 폭락한 케이스입니다. 하지만 몬스테라 알보는 조직 배양이나, 씨를 심어서 번식시킬 수 없습니다. 다시 말해 대량 생산이 사실상 불가능하죠. 


어떤 분은 코로나가 끝나고 식물이 본격적으로 수입되면 가격이 떨어질 거라고 이야기하는 분도 있는데, 코로나와 상관없이 몬스테라 알보는 수입이 까다롭습니다. 검역 과정이 철저하고, 만약 단 하나의 표본에서라도 뿌리썩이선충이 발견될 경우 수입한 식물을 모두 폐기해야 합니다. 이렇게 수입 리스크가 크다는 점도 가격 상승의 주효한 원인입니다.


제가 이렇게 말해도 식물 하나에 몇 십만 원에서 몇 백만 원을 주고 사는 게 말이 안된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물론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그런 생각이나 주장과는 관계없이 결국 가격은 시장이 결정한다는 것이죠. (웃음)"


- 성공적이 식테크를 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뭘까요?

건강한 개체를 구매하는 것입니다. 처음에 좋은 개체를 구매해야 무늬 발현률도 좋고, 대품으로 성장시키기도 용이입니다. 그런 점에서 잎과 줄기 부분이 흰색과 녹색이 잘 어우러진 것, 흙에 완전히 순화된 것, 어느 정도 자라서 새순이 올라오고 있는 것을 구매하는 것이 좋습니다."


녹색 지분이 너무 많은 몬스테라 알보(비추천)
흰색 지분이 너무 많은 몬스테라 알보(비추천)

   

녹색 지분과 흰색 지분이 조화로운 개체(가장 추천


- 식테크가 주식 같은 다른 재테크에 비해 가질 수 있는 장점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일단 가장 큰 장점은 식물은 자란다는 거지요. (웃음) 예를 들어 30만 원에 산 몬스테라 알보의 가격이 15만 원으로 떨어지더라도, 몬스테라 알보는 광량만 충분하면 한 달에 잎 1장은 충분히 낼 수 있습니다. 같은 맥락으로 보통 식테크는 잎 1장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2개가 되고, 다시 4개가 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그 외에 식물이 주는 '힐링'도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식집사들 사이에서 '식멍'이라는 말이 유행하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죠. 개인적으로 저희 학원에 식물이 많아서 제자들도 대부분 관심이 꽤 많은 편입니다. 선물하는 경우도 많고요.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식물과 관련해서 대화도 많이 나누고, 식물 쪽으로 진로를 정하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혹시 아이가 있다면 그런 긍정적인 효과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광량이 충분한 지금의 학원으로 이사한 뒤, 식물들은 잘 자라기 시작했다

-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

가끔 월세를 내지 못해 전전긍긍하던 시절의 저를 돌아봅니다. 만약 제가 식물을 키우는 취미가 없었더라면 어땠을까요? 생각해보면 아찔할 때가 있습니다. 물론 운이 좋은 것도 있었지만, 분명 식테크는 저의 일상을 지켜줬다고 생각합니다. 100만 원을 투자해서 많은 시간과 큰 노력 없이 매월 50만 원 정도의 수익을 만들 수 있다면 이보다 좋은 재테크도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혹시 관심이 있다면 한번 도전해보면 좋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닥치고 정치'식의 정권 만능주의, 매우 큰 문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