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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과 당신을 위한 시
안미옥_캔들
by
닝닝하고 밍밍한
Oct 16. 2023
캔들
궁금해
사람들이 자신의 끔찍함을
어떻게 견디는지
자기만 알고 있는 죄의 목록을
어떻게 지우는지
하루의 절반을 자고 일어나도
사라지지 않는다
흰색에 흰색을 덧칠
누가 더 두꺼운 흰색을 갖게 될까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은
어떻게 울까
나는 멈춰서 나쁜 꿈만 꾼다
어제 만난 사람을 그대로 만나고
어제 했던 말을 그대로 다시
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징그럽고
다정한 인사
희고 희다
우리가 주고받은 것은 대체 무엇일까
_안미옥, 『온』, 창비시선, 2017, p.24-25
*
태워버리고 싶은 순간들이 있다
네가 아니면 안 되는 순간들의
지질함,
참는 얼굴로 저질렀던 무수한 죄,
생각조차 시궁창이었던 여름,
몹시 울고 나서 되돌아갈 수 없이 누적되는 마음.
별 뜻 없기는, 처음이지.
그런 순간들이란 있긴 한 걸까.
모른다고 계속 우겨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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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사실 나는, 나를 모두 소진할 때까지 사력을 다해 쓰고 싶었다. 그게 내가 진짜 하고 싶은 말이고, 나의 아껴둔 진심이었다. 다른 차원의 시간이 찾아올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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