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즐겁꾼 Oct 25. 2022

쌍용자동차 오너라면 생맥주가 있는 캠핑장에 갈 수 있다

그들만의 프라이빗 캠핑


오너들의 마음을 두드리는 행사


나는 대학 졸업 후 홍보대행사에 취직해 마케팅 일선 현장에서 일해왔다. 그중에서도 자동차 브랜드 홍보를 맡았던 경험이 짤막하게 있는데, 일하면서 특히 흥미로웠던 건 행사에 종종 불려 갔던 일이다.


그것도 벌써 6~7년 전 일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당시 자동차 브랜드들은 오너들을 대상으로 크고 작은 행사들을 가끔씩 개최해 그들만의 결속력을 높이고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는 기회를 만들곤 했었다.


행사는 사람들을 한 자리에 모아 간단한 음식을 대접하고, 인기 가수를 초청해서 흥을 돋워주고, 굿즈(?) 같은걸 나눠주는 평범한 흐름이었는데, 이걸 한 번 진행하면 비용은 비용대로, 투입되는 일손은 일손대로 많이 필요해서 꽤 바빴다.


영향력 있는 미디어 매체들이 행사를 보도해주고 이에 대한 커버리지가 많이 나오면 성공적이라고 평가했지만, 한편으로는 이렇게 하면 오너들은 진짜 만족감을 느끼고 나중에 차를 바꿀 때 또 똑같은 브랜드를 선택하게 되는 것일까 궁금해졌다. 차를 소유해본 경험도 없고, 그런 의구심이 든다한들 눈앞에 놓인 일이 바빠 궁금증을 해결할 여유 같은 건 없었다.


자동차와 함께 하는 생애주기 그리고 캠핑


그 후로 몇 년이 흐른 지금도 나는 아직 차주가 되어보지 못했고, 그때그때 저렴한 걸 사는 나의 소비 패턴은 고객 충성도를 이해하기에 거리가 멀다. 하지만, 자차를 소유하고 있는 남편으로 인해 간접적으로나마 자동차 브랜드 만족도가 높아진 경험을 했고, 그것은 심지어 캠핑으로 인해 일어난 특별한 사건(?)이었다.


우리의 티볼리 에어


남편은 나와 연애를 시작하면서 쌍용자동차 티볼리 에어를 구입했다. 이 친구는 풋풋했던 연애시절을 지나 결혼을 거쳐 그리고 아이를 낳고 키우는 현재까지 우리의 대서사를 쭉 함께 하는 중이다. 그간 자잘한 잔고장이 몇 번 있긴 했지만 대체적으로 만족하며 타고 있고, 최근엔 초보운전인 나의 발이 되어주고 있다.


그렇게 우리는 쌍용자동차 오너 가족이 됐고, 차를 구입할 당시만 해도 캠핑과 무관한 삶을 살고 있었는데, 결혼 후 캠핑족 대열에 합류하게 됐을 무렵, 쌍용자동차는 고객 전용 프라이빗 캠핑장을 열었다. 무려 그 장소가 남편의 고향인 충북 제천이다. 이런 운명 같은 만남이 다 있나!



지난 2018년 쌍용자동차는 업계 최초로 충북 제천에 쌍용자동차 오너들만 이용할 수 있는 프라이빗 캠핑장 ‘쌍용어드벤처 오토캠핑빌리지’를 오픈했다. 타 캠핑장 대비 사이트 면적이 넓고, 가족 단위 이용객이 많아서 주말이면 다양한 이벤트들을 개최한다는 것이 특장점이다.


같은 엠블럼을 달고 있다는 것의 유대감


입실 시간보다 캠핑장에 조금 일찍 도착했더니 잠시 대기하라는 안내를 받았다. 체온 체크 후 캠핑장으로 들어갈 수 있었고, 캠핑장은 생각보다 꽤 컸다. 당연한 거지만 안에 있는 차들이 전부 쌍용자동차 엠블럼을 달고 있어서 왠지 새삼스럽게 신기했다.



우리는 323번 사이트를 이용했는데, 캠핑장 사이트가 옆으로 길쭉한 모양인 게 특이했다. 사이트가 넓어서 차를 세우고 텐트를 치고 바깥에 테이블을 놓아도 공간이 남는다. 그 덕에 사이트 간격이 넓어서 좋았다. 사이트 내에는 해먹 스탠드도 있어서 해먹이 있다면 걸어둘 수도 있다.



또, 여타 캠핑장보다 시설들이 잘 관리되고 있어서 쾌적한 부분이 많았다. 우리가 갔을 당시는 아직 코로나로 제한이 많았던 상황이라 커뮤니티센터는 문을 닫아놨는데, 아마 이곳에서 각종 이벤트들이 열리는 모양이었다. 근처에는 계곡이 있고, 캠핑장 자체적으로 수영장도 운영한다고 하니 여름철에 아이를 데리고 와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무엇보다 매점에서 생맥주를 팔고 있었고! 맥주 마시러 캠핑을 다니는 나로서는 여기가 지상낙원이었다! 그래서 생맥주 하나만 바라보더라도 꼭 다시 한번 가보고 싶은 캠핑장 중 하나인데, 최근 캠핑의 인기가 나날이 치솟으면서 예약하기가 더 쉽지 않아 졌다.(특히 주말은 늘 꽉 차있다.)





특별했던 캠핑장에서 좋은 추억을 담아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캠핑장 좋다, 생맥주는 역시 최고다, 쌍용자동차 사길 잘했다 하며 남편과 캠핑의 총평을 나누다가 나는 비로소 알게 됐다.


같은 엠블럼을 달고 있는 자동차들이 모여있고, 그 차를 타는 사람들 또한 같은 공간에 모여있다는 것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유대감이 있었다. 쌍용자동차 오너라서 경험해볼 수 있는 캠핑이 있다는 것 자체는 브랜드에 대한 만족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그 시절,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던 행사에 온 오너들이 그날의 좋은 기억으로 그 브랜드를 좋아하게 되고, 어쩌면 그것이 계기가 되어 또 다른 구매로 이어지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결국 소비자의 마음을 얻는 것, 그러니까 사람의 마음을 얻는다는 건 그리 거창한 일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머지않아 우리의 티볼리에 캠핑 짐을 한가득 싣고 생맥주를 벌컥벌컥 마시러 다시 한번 그 캠핑장으로 떠나보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우리의 캠핑도 그녀들을 닮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