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카 세계 여행 에세이 179 - 영국 Dart Moor 국립공원
오늘(2019년 5월 31일)은 영국 남부의 해안 도시인 Exter 관광을 마치고 나서 Dart Moor 국립공원의 Haytor로 출발. 너무 늦지 않게 목적지에 도착해야 한다. 그런데 가는 도중에 큰길을 놔두고 내비게이션이 자꾸 좁은 길로 안내를 한다. 덕분에 아톰이 힘들어한다. 다행히도 마주 오는 차와 잘 교차하여 목적지에 무사히 도착.
그러다 보니 생각보다 늦은 저녁 6시에 도착했다. 오늘 밤을 보낼 주차장 인근에는 말들이 자유롭게 풀을 뜯고 있다. 큰 나무들은 보이지 않고 푸른 초원과 바위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제 6월에 들어가기 시작한 계절이 되어서 아직도 해가 많이 남아있다. 서둘러 저녁을 먹고 노을을 보기 위해 정박지 앞에 있는 바위 언덕으로 등산을 시도. 우리처럼 노을을 보기 위해 등산하고 있는 사람은 물론 늦은 시간인데도 가파른 바위에서 암벽 등반 기초훈련을 하는 사람들까지 보인다. 이 Haytorvalle는 발가락 모양의 바위로 유명하다고 한다.
이제 저 멀리 해가 넘어가기 시작한다. 지는 햇살에 풀들의 색깔이 더 녹색으로 보인다. 왜 붉은 노을이 비추는데 풀의 녹색이 진해지는 것일까?
이곳에서 보낼 밤이 기대된다. 캠핑카로 영국 여행하면서 많은 시간을 편안한 자연 속에서 보내고 있다. 아내와 프랑스에서 사 온 와인 한잔씩 먹고 과음(?)으로 깊은 잠에 들었다.
다음날 아침에 일찍 눈이 떠졌다. 창문을 열어보니 해가 뜨고 있다. 아내가 차에서 뛰쳐나간다. 황홀한 아침노을. 어제저녁 노을부터 아침노을까지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곳에서 지냈다는 것이 얼마나 행운인가. 아침노을 때문에 피곤해 잠깐 눈을 붙이고 있는데 무언가가 차를 치는 소리가 들린다. 밖을 내다보니 이번에는 소들이 우리 차문을 두드리고 있다. 어제저녁에는 말들이 차 주변에서 서성거리더니 이번에는 소들이다. 이런 경험을 언제 또 해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날씨가 너무 좋아서 Dart Moor의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로 결정. Potbridge라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하루에 2파운드의 주차비를 받는다. 대신에 정보안내소와 화장실이 있다. 주차장에서는 Wifi까지도 된다. 오전에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필요로 하는 정보도 정리한다. Wifi는 직원이 퇴근한 이후에는 작동하지 않았다. 그런데 왜 Wifi를 끄고 퇴근할까?
해가 약해진 오후에 마을 주변과 넓은 들판으로 트레킹에 나서본다. 작은 강에 놓여있는 돌다리도 예쁘고 그 맑은 물에서 노는 아이들도 정겹다.
마을 골목길을 지나 넓은 초원이 보이는 쪽으로 방향을 틀어본다. 그 길을 따라가다 보니 작은 언덕이 보인다. 저 언덕에 올라가면 주변이 모두 보이 것 같다.
작은 언덕 위에서 오르니 하늘 끝까지 펼쳐진 초원이 보인다. 그 초원 속으로 작은 길들이 보인다. 끝이 보이지 않는 저 넓은 들판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트레킹 코스일 것이다.
이곳을 잘 아는 사람들은 배낭에 텐트와 식량을 넣어 며칠 동안 인간의 흔적이 거의 없는 야생 들판에서 지내다 돌아올 것 같다. 그것도 참 재미있겠다.
하지만 우리는 이 정도에서 아톰이 있는 주차장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런 트레킹을 할 수 있는 장비나 준비물이 우리에게는 없다. 우리가 주차장에 돌아왔을 때에는 아톰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다음날 아침에 다음 목적지인 Clovelly로 향하는 동안 한동안 국립공원의 넓은 초지에서 자유롭게 놀고 있는 말들과 인사를 나누고 아쉬운 이별을 고했다.
다음에 언제 이런 들판에서 자유롭게 놀 수 있을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