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카 에세이 180 - 영국 Clovelly
아침에는 햇살이 좋았으나 오늘(2019년 6월 2일) 목적지인 Clovelly로 가는 도중에 비가 내린다. 그런데 오늘도 내비가 말썽을 부린다.
아톰이 지나가기 힘들 정도로 좁은 농로 길로 안내를 한다. 한참을 농로를 달려서야 큰길로 나올 수가 있었다. 한국 들판에 있는 농로는 매우 넓은 도로이다. 그보다 더 좁은 길을 달리다 보니 온몸이 경직된다.
“저 앞에서 다른 차가 나오면 어떡하지. ”
“ 이 길은 언제나 끝날까?”
순간순간이 긴장의 연속이다.
190여 킬로미터를 달리는데 3시간 반이나 걸렸다. 목적지에 도착하니 피곤이 급격하게 몰려온다. 이럴 때에는 게으름을 피워야 한다. 사실 Clovelly는 작은 어촌 마을이다. 이 작은 마을을 구경하고 이곳에서 하루 쉬어갈 계획이므로 무리할 필요는 없다. 그렇게 게으름을 피우다 보니 4시 반이 되어서야 마을 산책에 나섰다.
마을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주차비로 4파운드를 내야 한다. 마을 안내소에서 기쁜 마음으로 납부. 작은 해안 마을인데 매우 체계적으로 관리되는 느낌을 받는다.
안내소를 통과하면 좁은 길을 따라 마을로 내려간다. 좁은 길과 잘 정돈된 집들이 정겹게 느껴진다.
길을 따라 계속해서 내려가면 방파제가 있는 작은 항구에 다다른다.
방파제 주변에는 작은 호텔과 카페가 운영되고 있다. 호텔과 카페 그리고 그 앞에서 맥주 한잔이나 따뜻한 차를 즐기는 사람들이 이곳 분위기를 더 낭만적으로 만든다.
마을은 해안 절벽을 따라 예쁘게 자리하고 있다. 마을 전체를 한눈에 보기 위한 최적의 장소를 찾아가 본다. 그곳은 바로 방파제. 방파제에서 바라보는 마을 풍경은 그 자체로 그림이다. 예쁜 마을을 보는 것도 좋고 따뜻한 햇살 그리고 살랑살랑 부는 부드러운 바람을 즐기는 것까지 모든 것이 좋다. 이 순간 어느 하나 좋지 않은 것이 없다.
그냥 방파제 바닥에 앉는다. 그리고 마음이 자연스럽게 평화로워진다. 가끔 노란 부리를 가진 새들도 앉았다 날아간다. 아내와 나는 방파제에 그렇게 앉아서 이 순간의 모든 것을 즐겼다. 그렇게 두 시간 반이 지나갔다.
이제 해가 지려고 하고 날씨도 조금 추워지고 있다.
계란말이를 만들어서 저녁 반찬도 만들고 맥주도 한잔 곁들인다. 맥주 한잔으로 오늘 이 아름다운 마을 풍경과 따뜻한 햇살, 부드러운 바람의 하모니가 선사해준 이 느낌을 다시 마음으로 감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