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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애정 Mar 11. 2024

휴직하고 떠나면 무엇이 기다릴까

프롤로그


작년 12월, 치앙마이를 여행했다. 

여행은 회피의 수단이 되기도, SNS에 올릴 자랑거리가 되기도 하지만 여행의 본질은 새로운 사람들과 환경을 만나고, 나의 세계를 넓히고, 휴식을 주는 데에 있지 않을까. 겨울휴가 차 치앙마이를 갔을무렵 나는 많이 지쳐있었다. 직장을 바꾸고 다시 3년을 일했는데, 벌써 다시 쉬고 싶다고? 남들 다 묵묵히 잘 일하는데 너무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스스로 들었다. 치앙마이에서의 여행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사람을 만났다. 한국에서 비슷한 싸이클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다가 조금 더 유연하게 사는 여행자들을 만나니 조금은 용기가 났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여행에서 나에게 필요한 에너지를 얻은 기분이었다. 


휴직을 고민하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집 때문에 빚도 있는데 내가 지금 여행을 가는 게 맞을까? 얼마나 일했다고 또 이렇게 떠나는 게 맞을까. 스스로를 허용해주지 못하는 내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무엇보다 나는 쉬어야 했다. 직업특성상 3년간 쉬지 않고 말한 결과 나의 성대는 안 좋아져 있었고, 마음도 지쳤는지 그냥 지나갈 법한 아이들의 행동에도 지적을 하곤 했다. 프리랜서 재계약의 시즌이 돌아왔다. 지금 직장이 거리도 가깝고, 무엇보다 적응이 다 되어 편한 곳이었기 때문에 그냥 그만두기에는 아쉬운 점도 있었다. 그럼에도 그만둘 각오를 하고 이야기했다. 

"지금 당장 재계약은 못할 것 같습니다. 한 학기(3개월)는 쉬어야 할 것 같아요. 그런데 원하시면 3개월 후에 다시 돌아와서 일하도록 할게요."


직장에서는 다행히도 내가 돌아오기를 바랐고, 그렇게 3개월의 휴직이 결정되었다. 그리고 즐거운 마음으로 여행을 계획했다. 이번여행은 현실에서의 도피도 되겠지만 나에게 필요한 에너지와 쉼을 줄 것이다. 이번 여행기간 동안 뭘 꼭 얻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를 더 많이 돌아보게 되는 시간이 된다면 좋겠지만, 그걸 목표로 삼고 싶지는 않다. 그저 아무런 목표 없이 하루를  즐기는 것, 그것이 유일한 목표가 될 것이다. 

무엇이 내 앞을 기다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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