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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유사색가 Apr 07. 2021

열쇠를 애타게 찾고 있었지만, 문은 처음부터 열려있었다

영화리뷰 - 화이트타이거 (닭장을 탈출한 현대판 노예의 이야기)

장르: 사회/범죄 드라마 (소설 원작)
감독 : 라민 바라니
개봉일 : 21년 1월 (넷플릭스 개봉)
평점: 4.5 (5점 만점)


최근에 본 영화 중, 여운이 진하게 남는 영화 <화이트 타이거>


영화는 인도의 부패한 사회, 말로만 외치는 민주주의, 하인 및 가난한 자에 대한 재벌의 비인간적인 행태를 가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영화의 제목인 "화이트 타이거"는 한 세대에 한 번 가량 나오는 아주 희귀한 호랑이를 뜻한다. 

영화에서는 노예임에도 비범한 능력을 지닌 주인공 발람을 의미한다. 발람은 현실에 갇혀 자신이 화이트 타이거임을 깨닫지 못 하고 지낸다. 그러다가 주인이 뺑소니 혐의를 자신에게 뒤집어쓰게되는 사건을 경험하며 본능이 깨어나 결국 신분상승까지 성공하게 된다.

닭장 속에 갇힌 닭들은 옆에서 다른 닭들이 도살당하는 것을 보면서도 도망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인도의 노예 및 하인들은 신분제도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 더 이상 미래를 꿈꾸지 않고 현재만을 살아가고 있다. 그들은 부자들에게 무시당하고 핍박을 받아도 당연하게 여긴다. 

마음만 굳게 먹으면 충분히 도망치거나, 다른 방식으로 살 수 있음에도 그저 현재에 순응하여 살아가는 그들을 영화는 "닭장 속에 갇힌 닭"에 비유하고 있다. 


노예 태생인 주인공 발람은 부조리하고 억압된 신분 사회 속에서 재벌의 운전기사(하인) 신분으로 살아간다.

하지만 주인 가족이 뺑소니 사고를 자신에게 덮어씌우는 사건을 경험한 후, "닭장에서의 탈출"을 꿈꾼다.


발람은 노예 신분임에도 비범한 능력을 지녀 글도 읽을 줄 알고, 영어도 조금은 할 수 있었다. 

그런 비범한 능력과 탈출 의지가 만나 발람은 결국 신분상승에 성공한다. 다만, 주인을 살해한 후 재산을 빼돌리는 바람직하지 못 한 방법을 통해서 말이다. 


너가 열쇠를 애타게 찾고 있었지만, 문은 처음부터 열려 있었다.

이것은 영화에 나오는 기억에 남는 대사이다.


사실 이건 우리 사회에서도 적용될 수 있을 듯 하다. 

우리에게는 수많은 도전의 기회가 있다. 하지만 현재의 삶을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순응한 나머지, 열려있는 문으로 나가지도 못 하고 힘든 현실을 애써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현재를 벗어나고 싶어하지만, 내가 다른 것을 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가두며 현재에만 안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 번쯤 생각하게 해 주는 영화다.


인도의 안타까운 현실에 가슴이 먹먹해지는 동시에, 

그런 암담한 현실 속에서도 어떻게든 노력하여 현실을 탈피(방법은 부적절)하고 성공하는 주인공을 보며

다시금 나의 현재를 곱씹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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