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C(사내 독립기업)이란 무엇인가
CIC란 Company In Company의 약자로 사내독립기업을 의미한다.
한 회사 내의 특정 사업(서비스, 상품 등)을 독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사내에 별도의 기업체를 만들고 다양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는 제도라고 할 수 있다.
CIC는 기존 회사와 별개로 독립적으로 운영되지만 그렇다고 별도 법인으로 분리하여 운영하지는 않는다. 다만, 독립된 기업이 보유해야 하는 다양한 권한과 자유를 CIC에 부여함으로써 독립적으로 사업을 운영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는 것이다.
CIC의 리더에게는 회사의 대표에 준하는 권한을 부여한다. 그렇기에 CIC 내에서 예산, 사업전략, 인사 등 전반적인 영역에 걸쳐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CIC내에는 사업전략, 총무, 재무, 인사 등을 전담하는 조직이 구축되어 운영되어야 하며 기존 회사의 영향을 최대한 받지 않고 자체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제대로 운영되는 CIC라 할 수 있겠다.
CIC에 속한 구성원들에게도 더 많은 권한과 기회가 주어지게 된다. 기존 회사와는 달리, 별도의 평가/보상체계를 수립하여 운영할 수 있기에 다양한 인센티브 등을 통해 구성원 동기부여를 할 수도 있다.
이 외에도 CIC를 운영하게 되면 별도의 비전 및 조직문화를 만들어 전파해야 한다. CIC는 일반적으로 사업 및 인력의 규모가 큰 대기업에서 운영한다. 그렇기 때문에 CIC초기에 대부분의 구성원들은 여전히 대기업의 마인드와 조직문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일하려는 습성을 버리지 못 한다. 초창기부터 지속적으로 새로운 비전과 조직문화를 전파해야 구성원들의 DNA를 바꾸고 일하는 방식을 변화시킬 수 있다.
왜 기업들은 CIC를 운영하는가
변화의 속도가 빠른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사업단위의 독립성 강화가 필수이다.
CIC는 사업 및 인원의 규모가 큰 대기업에서 주로 운영한다. 대기업의 특성상 의사결정을 위해 복잡한 프로세스를 거쳐야 하고, 여러가지 이해관계가 얽혀있기 때문에 시장이 원하는 상품 및 서비스가 출시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될 수 밖에 없다.
외부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으려면 기존 조직과는 분리된 독립적 사업운영을 구조를 만들고,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여야 한다. 물론 사내벤처라고 하는 팀단위의 조직을 운영하는 경우도 있으나, 인사/재무 등은 기존 조직의 영향력 범위 내에 있기 때문에 CIC에 비해 한계가 존재할 수 밖에 없다.
각 사업특성에 맞는 조직운영 방식 및 제도가 갖추어져야 사업이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
하지만 사업부가 대기업 내에 존재하는 한, 공통의 인사제도 결재프로세스, 자금확보 방식의 적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알게모르게 비효율이 발생하고 사업성격과 맞지 않은 제도 하에서 업무가 진행될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하게 된다.
사실, CIC는 분사의 전단계로서의 의미도 크다.
기업 입장에서는 특정 사업이 독립적으로 운영될 수 있을지에 대한 검증조차 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무런 준비도 없이 분사를 시킬 수는 없다. 그래서 분사를 위한 준비기간이 필요한 것이고, CIC라는 제도를 활용하여 사전 준비를 하고 분사 가능성에 대한 검증절차를 진행하게 된다.
만약 분사로 이어지지 못 하더라도 CIC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가능성을 테스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CIC에서 기존 조직대비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간소화시켜 본 결과, 상품의 품질은 유지하면서 시장 진입 속도를 높일 수 있었다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이런 검증과정을 통해, 의사결정 프로세스 간소화를 기존 조직 전체에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도 있다.
또한 대기업들의 경우, M&A 등으로 인해 회사의 인원규모가 급격하게 비대해져서 몸집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인원규모에 대한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방법으로서 CIC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CIC를 통해 분사로 이어지게 될 경우, 외부에서 투자를 받기 용이하다. 게다가 물적분할/인적분할 과정에서 주가가 상승하는 효과도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회사 전체(기존 회사+분할회사) 가치 및 자산 규모(시가총액 등)를 키울 수 있다.
성공적인 CIC를 위해 고려할 요소들
첫번째 요소는 기존 회사와의 완벽한 결별이다.
CIC가 아무리 기존 회사와 별개로 독립적으로 운영된다고 하지만, 기존 회사에 몸담았던 구성원들이 많고 사업의 성격 등도 기존 회사와 연결되어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CIC를 아무리 독립적으로 운영하려고 해도 기존 회사 구성원 및 경영진 등과의 이해관계로 인해 사업방향을 수정하거나, 기존 회사가 바라보는 시장과 타깃 시장이 중첩시 공격적인 사업운영을 주저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굳건하고 우직하게 기존에 계획했던 방향대로 끌고 나갈 수 있어야 한다.
두번째 요소는 기존 회사의 전폭적인 재무적 지원이다.
회사의 재원은 한정되어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러다보면 CIC를 만들어놓고도 공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재무적인 지원은 타 조직에 비해 부족한 경우도 많다. 이럴 경우, 자원배분만의 문제가 아니라 기존 조직과의 갈등으로까지 연결될 수 있기에 사전에 재원 할당을 확실히 해 둘 필요가 있다. CIC내에 재무를 담당하는 조직이 있고, 그 조직이 자체적으로 재원을 관리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없이 좋다.
셋째, 핵심역량과 조직문화를 추진 사업의 성격 등에 맞게 새롭게 재편해야 한다.
기존 회사의 사업과 분할된 회사의 사업은 해당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요구되는 조직문화와 구성원들에게 필요한 역량이 전혀 다를 수 있다. 분할된 회사의 산업에 적합한 조직운영 방식을 파악하여 적용해야 그 생태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기존 회사의 경영진과 CIC의 리더들의 의지가 매우 중요하다.
CIC의 성공을 위하여 구성원들의 역량과 창의성을 존중하고,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또한 지속적으로 리더들이 구성원들의 동기를 자극하고 유지할 수 있어야 모두가 함께 움직일 수 있다. 물론 위에서 언급한 기존 회사와의 완벽한 결별, 전폭적인 재무적 지원 환경 구축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CIC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주의해야 할 사항
CIC에 대해 구성원들에게 투명하고 명확하게 공유해야 한다.
CIC는 분사로까지 이어지는 사례가 많기 때문에 구성원 입장에서는 불안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회사는 CIC 진행에 대해 최대한 투명하게 구성원들에게 사전에 설명을 해 주어야 한다. 그래야 구성원들이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
또한, 구성원에게 설명하고 약속한 내용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신뢰가 깨지면 CIC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뿐만 아니라 향후 분사를 추진할 경우 그 과정에서도 많은 잡음이 발생할 수 있다.
결국, CIC는 제도가 아니라 사람이 만들어나간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