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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쏭쏭이쌤 Nov 01. 2024

오늘 하루 빛났던 순간 2

교단일기

점심시간에 리O가 밥을 다 먹고 식판을 들고 내 옆에 오더니,


"선생님, 하O이가 짝이 싫대요?"

"응? 뭐라고?"

"하O이가 단O랑 짝이 돼서 싫대요?"

"아, 어. 짝 바꾼 거? 서로 조금 안 친해서 그렇지. 대신 단O한테 깔끔하게 잘 생활하라고 했어. 코파지 말라고 했고. (웃음) 리O랑 단O랑 친하잖아. 단O 좋은 점 하O이한테 말해주고 그래."

"네. 그런데 단O랑 친하긴 한데 좀 이상할 때도 있어요."

"사람이 다 그렇지. 그래도 하O이한테 단O이야기 잘해줘~"

"네~(웃음)"


짝을 바꿨는데 깔끔한 아이와 털털하게 코도 파는 아이가 짝이 됐다.

깔끔한 아이는 거의 울 것처럼 괴로워했고 책상을 멀찍이 떨어뜨려 앉았다.

안 그래도 깔끔한 아이가 체육시간에 표정이 좋지 않아 따로 상담을 했는데 여러 가지 이야기 중에 우리 반에서 털털한 아이가 가장 힘들다고 했었다. 음악시간에 리코더를 목구멍까지 쑥 넣는다고... 더러워서 하지 말라고 해도 계속한다고.


리O라는 아이는 깔끔한 아이와 털털한 아이와 둘 다 친한 아이다.

관심이 있는 건 못 참고 물어보는 편이다.

원하는 자리 못 앉아서 하소연하러 오는 줄 알았는데 두 친구가 짝이 되자 관심이 생긴 것 같다.


5학년이지만 아이들의 발달 상태가 다 다르다.

깔끔하게 자기 관리를 잘하는 아이들도 있고 저학년처럼 본능에 충실하게 행동하는 친구들도 조금 있다.

급식시간에 천천히 잘 씹어 먹기, 옆친구와 말하면서 먹지 않기, 급식 먹고 일어날 때 의자 쾅 집어넣지 않기, 수업시간에 친구들에게 피해 주지 않기 등등등을 지도하고 있는데 조금씩 나아지고는 있다.


이다음에 멋진 어른이 되려면 매너 있는 사람, 예절을 잘 지키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오늘도 학급회의 시간에 폭풍 잔소리를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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