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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nnie Apr 08. 2022

태국 Thailand II

치앙라이






Black and White


왓롱쿤 [White Temple]

 찰름차이 코싯피팟의 작품. 1997년에 오픈해 지어진지 20년 남짓한 불교사원이다. 입구에는 지옥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의 손이 표현되어있는데, 하얀 컬러와는 대비되는 섬찟한 설정이었다. 사원의 중간중간에는 배트맨, 프레디, 골룸, 닌자거북이 등의 캐리터가 매달린 나무들도 보였다. 불교사원 중에 이렇게 유쾌한 사원이 또 있을까. 사원이라기보다 한 건축가의 작품을 감상한 느낌이었다.

치앙라이 시내의 시계탑과 가로등도 찰름차이의 디자인. 화이트 템플에서 받았던 화려한 인상을 치앙라이 시계탑에서도 받을 수 있다.





반담 [Black House]

반담은 태국 예술가인 타완 두차니의 집, 2014년 그의 사후 대중들에게 공개되었다. 재력가답게 5만 평 정도의 부지에 서른다섯 채의 집이 서있다. 나도 다 돌아보진 못했는데, 하나하나 정말 그로테스크하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주로 동물의 가죽, 뼈, 뿔 등을 이용한 가구와 소품들이 많았는데, 집을 이렇게 어둠의 오라로 가득 채울 수도 있구나 싶었다. 화이트 템플과는 상극인 블랙하우스의 주인은 화이트 템플을 만든 찰름차이와 친구사이였다고 한다. 잘은 모르지만 이렇게 상극이면 오히려 서로 더 영감을 주지 않았을까 싶다.

왓롱쿤과 반담의 관람을 끝내고 나니 하루에 온탕, 냉탕을 번갈아 다녀온 느낌이다. 치앙라이 매력 있네.






롱넥카렌족


 치앙라이 1일 투어 중 5개 소수민족이 모여있는 마을에 들렀다. 예닐곱 살로 보이는 롱넥카렌족 소녀 하나가 우리가 다가가자 방긋 웃으며 기념품 영업을 시작한다. 조그만 녀석이 꽤 영어를 잘한다. 이뻐서 단숨에 뿌리치지 않고 조금 지켜보고 있었는데, 일행 중 칠레 커플이 우리에게 다가왔다. 그랬더니 요 녀석 스페인어를 시작한다. 칠레 커플이 상당히 놀란 눈치다. 나는 마음 한구석이 찡했다. 얼마나 많은 관광객을 상대했으면 외국어가 늘었을까. 물론 욘석이 머리가 좋은 것도 있겠지만.

 가이드 말로는 이들 민족은 그나마 난민지위라도 인정받아서 이 마을에 있을 수 있는 것이란다. 대신 이 마을을 벗어날 수가 없다고. 그러니까 관광객들이 찾아와 주는 게 아니면 수입원이 없다는 말.

 영어도 잘하고 스페인어도 잘하는 롱넥카렌족 소녀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이 똑똑한 여자아이가 마음껏 교육받고, 마음껏 돌아다닐 수 있는 자유를 얻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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