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물살을 즐기는 거지, 뭐
나는 언제부터인가 거북이를 좋아하게 됐다.
한동안은 곰돌이 푸에 빠져 있었는데,
몇 년의 관심이 자연스럽게 거북이로 옮겨갔다.
관심이 옮겨간 이유는 내 안의 거북이를 향한
긍정적인 인식의 변화 때문이었다.
예전엔 내가 끈기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어려운 걸 하나둘 해내며
나만의 꾸준함 씨앗을 발견하게 되었고
그 끈기를 장착한 내가 이제는 꽤 마음에 든다.
흔히 거북이는 느림의 미학, 지혜,
끈기를 상징한다고 하지 않나.
‘토끼와 거북이’ 우화처럼, 빠르고 영리한 토끼가 쉬는 사이 묵묵히 걸은 거북이가 결국 승리를 거둔다.
나도 이제 끈기로 승부를 내고 싶다
살다 보면 각자의 분야에서 각자의 속도로 앞서 나가는 사람들이 있다.
돈을 빨리 번 사람, 사업을 잘 유지하는 사람,
재테크에 성공한 사람…
그 속도가 때로는 부럽고, 질투도 난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본다.
정말 부러운 걸까?
어떤 부분이?
그 삶이 나에게도 맞을까?
우리가 같은 상황에 놓인다면, 과연 같은 선택을 할까?
나는 나에게 묻는다.
그리고 답을 얻는다.
“우리만의 방법으로,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자.”
우리 부부는 남이 가본 길을 따라가기보다
우리만의 궤적을 발자국을 남기고 싶다.
그래서 우리는 지속 가능한 노력을 선택한다.
그 모습이 남들 눈엔
느릿느릿한 거북이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예전엔 나조차 답답하고 한심하다고 느꼈지만,
지금은 그런 게 가장 든든한 ‘우량주’ 같다.
주식도 마찬가지였다.
급하게 욕심내다 손해 본 적도 있고, 조급하기만 했다. 지금은 우량주와 배당주로 갈아타 야금야금 모으고 있다 그 재미가 꽤 쏠쏠하다.
하락장에서도 “조금 더 담자”는 여유가 생겼다.
예전에 김연아 선수가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그 힘든 연습을 반복할 때 무슨 생각을 하냐”는 질문에,
그녀는 이렇게 대답했다.
“무슨 생각을 해요? 그냥 하는 거지.”
요즘 내 마음도 그렇다.
지금은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려고 한다.
운동도 정해진 시간에 가서 하고 오고,
글도 하루에 하나씩 써서 브런치에 올린다.
세이브 원고를 만들어두자는 거창한 목표도 있지만,
그게 안 되면 그날 쓰면 된다.
그날그날 최선을 다하면 그걸로 충분하다.
오늘 안되면 내일 하면 되지 뭐,
나는 거창한 목표는 없지만,
내가 생각해 둔 방향은 분명히 있다.
그래서 하루하루, 되는 대로 그냥 한다.
그 마음가짐이 내가 얻은 가장 단단한 승리다
나는 오늘도 거북이처럼 물살을 느끼며,
나만의 속도로 헤엄친다.
그게 지금 내가 살아가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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