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함을 배운 날, 나를 다시 돌아보다
살면서 처음으로 '무례하다'는 말을 들었다.
솔직히, 꽤 충격이었다.
오해가 있었고, 그것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내 말투가 다소 공격적으로 들렸던 모양이다.
상대는 조근조근, 침착하고 우아하게 말하는 사람이었기에, 나도 모르게 방어적으로 대응하게 됐다.
서로 첨예하게 입장을 말하다 보니, 이게 무슨 일인가 싶을 정도로 상황이 격해졌다.
결국, 둘 다 속상해서 울고 말았다.
지나서 생각해 보니, 여러 상황이 겹쳐 생긴 단순한 오해였다.
서로 상황만 우선으로 생각하니까 당시에는 풀리지 않았던 것이 지나고 나선 이해가 되었다.
하지만 방식이 너무 달랐기에, 우리는 각자의 방식대로 고군분투했다.
나는 내 불편함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말을 꺼냈지만,
그 표현 방식이 거칠게 느껴졌다면 미안하다고 전했다.
상대도 내 상황을 완전히 이해하진 못했지만, 비슷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나는, 그분의 너그러운 이해에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전했다.
그 대화를 끝내고, 많은 생각에 빠졌다.
가장 먼저 떠오른 건 대화 내내 느껴졌던 그분의 태도였다.
감정적으로 상처를 받았을 법한 상황에서도 끝까지 침착함을 잃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내 표현 방식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겠다는 걸 깨달았다.
감정을 드러내는 방식이 거칠거나 직선적이면
내 의도와 다르게 공격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는 사실.
결국, 내가 느꼈던 불편함보다 내가 건넨 말투와 언행 때문에
먼저 사과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건 단지 어제의 일이 아니라, 내 말습관과 태도 전반을 비추는 일이었다.
그래서 다짐했다.
다시는 같은 상황을 반복하지 않겠다고.
이번 일을 내 인생의 분기점으로 삼기로 했다.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길 때마다, 그분의 태도가 두고두고 떠오를 것 같다.
책을 백 번 읽는 것보다, 한 번의 경험이 더 큰 가르침이 된다는 말이 실감이 되었다.
나는 상대에게서 ‘우아한 말투로 최선의 방어를 하는 사람’이라는,
내가 평소 꿈꿔온 품위의 실체를 본 느낌이었다.
충분히 당황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상대를 자극하지 않고 자신의 감정을 전달하는 사람.
그건 나에게 신선한 충격이었고, 인상 깊었다.
잠깐.. 자책의 시간도 있었지만, 어제의 나는 그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그건 의심하지 않기로 했다.
이제 중요한 건, 이 교훈을 내 삶에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는 상황이 벌어졌을 때 무조건 반응하지 않기로 했다.
판단보다 먼저 한 템포 쉬는 ‘매직 타임’을 가지기로 했다.
노트에 감정을 적어보거나, ‘이 말을 꼭 해야 할까?’를 고민하는 연습을 해보려 한다.
그렇게 하면 ‘모든 걸 말해야 한다’는 압박도, ‘논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무의식도
조금씩 옅어질 거라 생각되고, 타인과 나 사이에 뭔가 해야 한다는 강박이 좀 없어져서 비로소 편안해질 것 같다.
나는 오늘, 나보다 더 큰 생각을 가진 사람을 만나 가르침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