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은 항상 서운한 법.

나와 똑 닮은 아이를 통해서 과거의 나를 만나다.

by 꿈꾸는왕해


Photo by Suhyeon Choi on Unsplash



나와 성격도 얼굴도 똑같이 닮은 아이를 키우고 있다.

가끔은, 너무 비슷해서… 얄밉기도 한 내 딸


남편의 무던한 끈기를 닮은 면도 있지만, 감정 기복이 있고, 섬세한 건 나를 닮았다.”

그런 딸이 오늘은 학교를 다녀와 친구와의 서운함을 이야기했다.

평소에도 자주 듣는 얘기라

“에이~ 뭘 그런 걸 가지고 그래!” 하고 넘겼을 텐데, 웬일인지 오늘은 잘 들어줬다.


늘 셋이 어울리는 친구 사이에서 한 명씩 소외감을 느끼곤 하는데, 오늘은 그 주인공이 딸이었다.

아침에 몇 시에 만나기로 그중에 A라는 친구랑 약속했는데, 그 친구가 조금 늦은 데다 말도 없이 다른 친구 B를 추가로 데려왔다고 한다.

셋이 친하기 때문에 아침에는 셋이 가기도 하다 둘이 가기도 해서 “그게 그렇게 서운했어?”라고 물어보니

딸은 A라는 친구가 먼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몹시 화가 나 있었다.

평소에도 약속에 대해서 칼 같은 편이라서 아이의 성향을 아는 나는

“몇 분 정도 늦은 거야?” 하고 물으니, “1~3분, 아니면 5분 정도?”라는 애매한 대답.


친구가 늦은 것 이면에는 다른 서운함도 있는 것 같아 물어보니,

A가 B한테만 티 나게 맞추는 것에 대해 좀 불편한 느낌이었다.


“그럴 수도 있지. 너도 누군가를 기다릴 수 있으니까, 어느 정도는 이해해 줄 수 있을 거야.
그게 안 되겠다면 오늘처럼 그냥 먼저 가면 되고.
그리고 셋이 같이 있으면, 가끔은 서운한 일이 생길 수도 있어.
엄마도 어릴 때 그런 일 많았어.” 하고 딸에게 이야기해 줬다.



나의 어릴 때를 생각하면, 한 명을 둘이 좋아해서 서로 절친이 되겠다고 난리를 쳤던 기억이 있다.

누가 베스트 프렌드 인지, 그거에 왜 그렇게 집착을 했는지 모르겠다.


5학년때 전학을 갔는데 이미 친했던 친구 둘 사이에 내가 들어가서 한 친구랑 더 친해지길 바랐었다.

나중에 그 한 명을 두고 누굴 더 좋아하는지 몰래 물어보기도 했었는데, 아쉽지만 나는 아니었다.

그런데, 그런 좌절을 맛보고서 오히려 편안해졌던 기억이 있다.

그 이후에 더 그 친구들과 잘 지냈던 기억이 있다.

돌아보면 상처는, 새로운 성장을 돕는 순간이 되기도 한다.



아이를 보고 있으면 나와 너무 닮아서 나를 보는 것 같다.

내 어릴 때 모습 생각하면 지금 자기 할 일 딱딱 잘하고 지내기 때문에 훨씬 멋지기도 하고 그렇다.


아이가 오늘은 서운함을 토로했지만 내일은 또 재미있었다고 할지 모른다.

방학 때 엄마아빠 없이 셋이 키즈카페도 가고 마라탕도 먹으러 갈 거라고 계획을 세우는데 그걸 지켜보는 게 뿌듯하고 귀엽다. 다녀와서는 또 서운한 일이 생기지 않을까?라는 걱정도 되었다가 애써 막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즐거움도 함께할 테니 말이다.


아이도 나와 같이 셋도 됐다가, 둘도 됐다가 그런 과정을 겪고 있는 게 아닐까?

옆에서 보고 있으면 사춘기에 접어드는 시기라 약간은 어려울 때가 있다.

그래도 이런저런 감정들 다 오롯이 느끼며 성장하길 바란다.

나도 어릴 때는 이리 치이고, 저리 치였는데

지금은 어느 정도 단단해져서, 할 말은 하며 살고 있다.

그런 경험이 쌓여서 지금의 내가 된 것이 아닌가 싶다.


더 경험하고, 많은 것을 느끼고 성장하는 아이가 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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