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적인 행복 vs 장기적인 행복

나는 나를 컨트롤할 수 있는 사람인가.

by 김지훈

새벽 1시만 넘어가면 짜파게티가 그렇게 당긴다. 짜파게티에 소주 한두 잔만 먹으면 잠도 푹 잘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다음날 불어 오른 얼굴과 야식 때문에 얹힌 피로는 내가 책임져야 한다. 그래서 매일 참는다. 나는 보통 새벽 1시에서 3시 사이에 글 한편을 쓰고 잠을 잔다. 2년은 시만 썼는데, 현재는 자기 계발형 에세이를 매일 한편씩 쓴다. 만약 내가 배고픔을 못 참고 짜파게티를 먹는다면 매일 새벽에 글 한편 쓰고 자겠다는 나와의 약속도 어기는 꼴이 된다.


개인사업을 하다 보면, 여러 욕망에 노출될 가능성이 많다. 월급을 받는 직장인이 아니기에 조직에 구속되지 않는다. 다만, 내가 정한 시간에 구속될 수 있다. 아니, 내가 정한 시간에는 구속될 수 있어야 한다. 나는 하루에 해야 할 일들을 달력에 미리 표기를 해놓는다. 나의 경우 하루에 해야 할 것들은 습관적으로 몸이 기억하고 움직인다. 아침에는 주로 SNS를 관리하고, 글을 올린다. 오후 시간에는 신규 고객사 발굴을 위한 전화영업을 한다. 문제는 이때 발생한다. 전화영업을 하기 전 내 머릿속에 '아. 오늘은 쉬고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할까.'라는 욕망이 샘솟는다.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 역시 쉬운 일은 아니지만, 전화영업이 제일 어렵다. 교육컨설팅을 한 지 8년 차지만 비대면으로 누군가와 전화를 한다는 것은 여러 변수가 존재하기에 쉬운 일이 아니다. 늘 어렵고 조심스럽다. 하지만, 갈등 끝에 결국 전화를 한다. 내가 본능적으로 제안서를 쓰는 것보다 전화가 어렵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쉬운 일만 해서는 사업이 절대 성장하지 못한다. 아무리 좋은 교육프로그램도 사전 전화영업을 통한 미팅이 없이는 팔지 못한다. 하루를 전화영업을 쉬면 마음은 편할 수 있고, 단기적으로는 행복하다. 그러나, 단기적인 행복에 취하면 장기적으로 큰 행복을 얻기가 점점 힘들어진다.


운동을 하루 쉬고 맥주와 과자를 먹으려는 욕망 또한 마찬가지다. 콘칩을 세 겹 네 겹으로 뭉친 꼬복칩과 김치냉장고에 얼린 맥주의 향연은 하루의 보상으로는 너무 값지고 꿀맛이다. 그런데, 그 보상을 주말이 아닌 월요일이나 화요일에 받으면, 몸이 그 맛을 알아 한주를 맥주와 과자 없이 인내하기가 힘들어진다. 사실 사람은 알고 보면 나약해서 쉬고 싶거나 먹고 싶은 욕망에는 수많은 핑계를 달 수 있다. '오늘은 너무 고생 많았어' 혹은 '오늘은 나 스스로에게 위로를 줘야 해'라는 생각을 하며 맥주를 벌컥벌컥 마실 수 있다. 운동이나 글쓰기, 독서처럼 해야 할 일도 쉬어야 할 많은 이유를 달 수 있다. '오늘은 어제보다 몸이 피곤하네' 혹은 '오늘은 도저히 다른 일을 할 컨디션이 아니야'라는 등의 말을 스스로에게 하며 침대로 정확하게 골인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내가 단기적인 행복에 취할수록 장기적인 행복은 점점 뒤로 밀린다는 것이다. 나의 경우 교육사업을 포함한 강의 등 내가 하는 것들을 훨씬 더 많이 성장시킨다면 '부모님께 최고로 멋진 하루 꾸준히 대접하기', '내가 좋아하는 사람 책임지기', '여행 다니며 책 읽고 글 쓰기', '영어를 배워 많은 외국인들을 사귀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글 쓰고 강연하기' 등 장기적인 목표로 잡아둔 것이 있다. 그런데, 오늘 하루 먹고 싶은 것을 다 먹고 취하고 싶은 것에 취하고, 해야 할 것들을 안 하면 내가 세운 목표는 내가 보일 수 없는 곳까지 떠날 수 있다. 독하게 살자는 것도 아니고, 단기적인 행복을 무시하자는 것도 아니다. 밥시간을 잘 활용해 맛있는 것도 먹고 휴식 시간에 잘 쉬며 나를 관리하자는 것이다. 다만, 내가 장기적인 행복을 위해 꾸준히 해야 할 것을 정했다면, 그 약속은 나를 위해 더욱 지켜야 한다. 어쩌면 이 약속을 지키는 것은 내가 내 꿈에 무너지지 않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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