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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usicine Mar 10. 2019

Do! PT!

건강을 위한 바른 근력 키우기

평소에 자주 환자들에게 내리는 바른생활습관 처방전 내용 중 하나가 'PT를 받을 것'이다. 'Personal Training'의 머리글자인데, 멀리서 외래로 내원하신 환우의 경우, 바른 체형을 만들기 위해 반복적으로 내원이 힘들기 때문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바른 몸을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 운동이야 혼자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사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건 완벽한 착각이다. 바른 몸을 만드는 일은 비전문가 혼자서 하기에는 매우 어렵다. 그런데 왜 체형교정 한의원이나 도수 치료하는 병의원이 아닌 퍼스널 트레이닝을 추천하는 걸까?

물론 의료기관에서 바른 몸을 만들어줄 수는 있다. 바른 몸을 만들기 위해서는 당연히 근육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갖춘 의료인들이 훨씬 적합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일반적인 생각과는 다르게 의료인들의 근육에 대한 지식은 근육의 형태와 부착된 부위에 따른 분류, 찢어진 근육의 접합 방법, 근육 사이를 지나는 구조물의 종류와 역할 등 해부학적 구조에 대한 지식이 주를 이룬다. 근육의 움직임과 협응 체계 등 기능적 측면에서 이해도가 높은 의료인은 재활의학과 전문의나 추나치료에 능한 몇몇 한의사 등 그리 많지 않다. 이 분야에 있어서는 실제로 운동을 통해 특정 동작을 반복하여 유관 근력을 강화시킨 경험이 많은 트레이너들의 안목이 더 뛰어날 확률이 높다.


게다가 균형을 강조하는 의료기관에서도 밸런스를 회복시켜 주는 치료를 받을 수 있기는 하나, 근력을 균형 있게 키워주는 것은 환자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행위별 수가제를 택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의료 수가 체계상, 운동을 처방하고 근력을 키워줌으로써 바른 몸을 만드는 방법으로는 의료수가를 받을 수 없기에 의료기관의 적절한 운영이 불가하기 때문이다.


여하튼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의료기관에서 도수치료나 추나치료 등 밸런스의 회복을 위한 치료를 받으면서 동시에 PT를 통해 근력을 균형 있게 키우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비로소 바른 몸을 유지할 수 있다. 병원에서 여러 중증 환우들을 치료하다 보면, 밸런스를 바로잡는 치료를 반복해도 잘 유지가 되지 않는 분들이 많다. 특히 큰 수술을 받은 환우 들일 수록 이러한 경향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근력을 회복시켜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은 건강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쉽게 생각해도 우측이 좌측보다 건강해 보이지 않나?(동일인물임)

그래서 초진 환자를 진료할 때 반드시 크게 다친 외상 히스토리나 제왕절개 수술을 포함한 수술 히스토리에 대해 반드시 체크한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외상이나 수술 후 상처가 회복되고 난 다음에는 손상된 근육의 근력 회복을 위한 노력을 거의 하지 않는다. 그저 생활하는데 불편함이 없으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수술 후 나타나는 여러 가지 불편함 들을 수술 부위 근력을 회복시키는 간단한 방법을 통해 호전시켜 주면 그제야 근력 회복의 필요성을 약간 공감한다.


물론 침 치료나 전침치료, 저주파 치료, 근육 테이핑 등을 통해 약해진 근력을 순간적으로 도와줄 수는 있지만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수술이나 외상의 영향으로 발생한 근육의 손상으로 인해 약해진 근력을 향상시켜 줄 수 있는 방법은 결국 운동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육체미 운동선수처럼 우람한 근육을 키우라는 것은 아니다. 그저 균형을 유지하는 데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만큼의 근력 회복이면 족하다. 아무리 바른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도, 골격계통의 균형을 지지해 줄 근력이 충분하지 않다면 쉽게 밸런스가 무너질 수 있음은 너무도 당연한 사실이다. 건강을 유지하는 길은 가장 기본적인 것을 실천하는 노력이 첩경임을 반드시 기억하자.




진료실 이야기


여성 환우들을 진료할 때 반드시 묻곤 하는 질문이 있다.

자연 분만하셨나요? 제왕절개 하셨나요?

이렇게 묻는 이유는, 복근이 자세 유지에 있어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큰 근육이기 때문이다. 코어 근육이란 척추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주요 근육군을 의미하는데, 복직근, 다열근, 횡격막, 골반저 근육 네 가지로 구성된다. 제왕절개 수술을 받으면 코어 근육 가운데 하나인 복직근의 손상이 발생하는데, 시간이 지나면 상처는 회복되고 생활에 큰 지장이 없어 대수롭지 않게 넘기고 살아간다. 하지만 손상된 복직근은 상대적으로 다른 근육에 비해 근력이 떨어지게 되고, 장기적으로 보면 척추를 지지하지 못해 구부정한 자세가 되기 쉽다.


제왕절개를 받은 환자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 개복수술을 받은 대부분의 환자들은 복직근의 과도한 약증이 발생한다. 암 환우 가운데 위암, 대장암, 간암, 담도암 등의 수술은 대부분 복직근을 크게 손상시키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수술 후 척추의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어깨가 뭉치거나 결리고, 목이나 허리가 아프고, 팔꿈치나 어깨관절의 통증이 발생하는 등의 증상을 호소하곤 한다.


그러한 이유로, 수술을 받고 관리차 입원하신 환우들에게 다음과 같이 티칭 한다.


상처가 회복되고 움직임이 자연스러워지면 반드시 수술 부위의 근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운동을 병행하셔야 합니다!


수술 직후 상처 회복이 완전히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교정치료를 통해 근육의 밸런스를 회복시키는데 총력을 기울인다. 수술 후 발생하는 여러 가지 불편함은 밸런스를 회복시키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경감된다. 하지만 수술부위 근육의 근력을 회복시키지 않으면 반복적으로 균형이 틀어지고 이로 인해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계속해서 나타나곤 한다.

수술을 받고 나면 위 사진처럼 몸이 틀어진다. 좌우, 전후의 근력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수술로 인한 근력의 약화는 반드시 부위별 운동을 통해 보상해야만 한다.

우리 몸의 척추와 골반, 그리고 팔다리가 이루는 근골격계통의 균형은 적당한 근력이 있어야만 제대로 유지될 수 있다는 기본적인 사실을 간과하지 말고, 운동을 통해 근력을 회복시키는 노력을 반드시 실천하자. 이 글을 통해 독자들에게 언급하는 내용은 대부분 쉽고 간단하고 상식적인 내용들이 많다. 질병 해결의 길은 복잡하고 어려운데 있지 않다. 기본적인 것을 제대로 실천할 때 건강한 삶이 우리에게 한 걸음 더 다가오게 됨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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