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여은 Apr 10. 2023

고시원

내 친구의 작은 단칸방


오늘도 나를 쥐어 짜내 만든 기름으로


계란 후라이를 부친다.




붙고 싶은 마음들이 모여


끈적한 밥알들이 되었다.




피눈물을 모아 만든


간장을 한 스푼 붓는다.




한 뼘짜리 방에서


한 뼘짜리 그릇에 담긴 밥을 먹고


한 뼘짜리 화면을 본다.




세상도 전부 한 뼘인 것 같아서


한 뼘짜리 창문을 열면


멀대 같은 전봇대에 놀라 비명을 지른다.



매거진의 이전글 진드감치 못 하는 아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