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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몰린 Jun 05. 2021

게임 QA인턴 후기(part 2)

자소서를 쓰기 전에 직무를 먼저 경험하기

1편을 쓴 지 몇 달이 지나서야 part2를 쓴다. 누가 읽을까 했던 1편의 조회수가 1000이 됐다는 걸 보고, 여전히 게임 Qa에 대한 정보가 잘 없어 정보를 찾다 찾다 내 글까지 왔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1편에서 적었던 대로 자소서, 면접, 그리고 우대사항 등 게임 QA를 준비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더 실용적인 내용이 될만한 것들을 적겠다. 필자는 QA인턴을 몇 개월 했을 뿐, 경력 있는 QA가 결코 아님을 밝히며 현재는 게임 기획자 포지션에서 근무하고 있음을 미리 밝힌다.


1편에서 게임 QA를 준비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으로 회사 채용 공고를 확인할 것을 권장했다. 회사가 필요한 인력을 뽑고 싶어 공고를 낸 것이고, 당연히 그 공고엔 해당 회사에서 요구할만한 항목이 기술돼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생전 처음 해당 직무를 알아본 취준생에겐 공고에 짤막하게 기술된 항목들이 뭘 의미하는지 알 도리가 없어 막막하긴 마찬가지다. 필요조건엔 '게임 숙련도'나 '오피스 프로그램 가능 여부'등이 적혀있는 걸 자주 볼 텐데 도대체 얼마나 필요한 건지, 오피스 프로그램은 또 얼마나 써야 할지 감이 안 온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실무에서 필요하기 때문에 신입을 뽑는데, 신입이 되기 위한 취준생은 자신이 뽑히더라도 무슨 일을 하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자기 어필을 자소서에 적기 위해 방황하기 쉽다.


1편에 대략적으로나마 필자가 게임 QA '인턴'으로 활동한 내용을 적었지만 아마 이것만으로는 부족하게 느껴질 것이다. 그리고 필자의 지식과 경험으로는 제대로 된 내용을 전달하기 어렵다. 그러나 나름대로 아는 내용 혹은 도움이 될만한 내용을 말해보고자 한다.


1. 게임 회사마다 원하는 QA직무는 다르다.


우선 공고도 확인했고, QA 관련한 글, 그리고 유튜브에서 실무자의 직무에 대한 설명 등을 찾아보는 게 가장 쉽고 빠르다. 그런데 그것만으로는 부족할 텐데, 왜냐하면 단순히 '게임 QA'를 뽑는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게임 업계에 발을 들이려는 취준생은 공채 외에도 게임잡이나 여타 구인구직 사이트에서 게임 QA를 검색해 볼 것이다. 꽤 많은 QA는 비교적 Tester(필자가 1편에서 기술한 활동처럼 비교적 간단한 업무로, 게임을 플레이하고 버그/이슈를 찾아내는 업무)에 가까운 역량을 요구한다. 그런데 밸런스 QA, FQA, 테크 QA 등 비교적 세분화된 직무들이 존재한다.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생각해봐야 할 부분인데, 필자는 N사 QA 면접까지 갔지만 회사에서 요구하는 QA와 필자가 생각하고 준비한 QA 부분이 달랐기 때문이다. 필자는 비교적 게임의 전반적인 재미를 검수하는 FQA(Fun QA)라 생각했지만 실제 회사에서 원했던 QA는 TQA(Technical QA)였다. 낙방은 예상된 결과였다.


2. 실무자를 찾아서 물어보는 게 글과 영상보다 정확하다.


그래서 온라인 검색으로 정보를 찾는데에 한계가 느껴진다면 재빠르게 '실무자'에게 연락해서 인터뷰를 하는 걸 추천한다. 방법이야 다양하다. 직접 이용해보진 않았지만 요샌 실무자 인터뷰를 할 수 있는 온라인 서비스도 몇몇 보이고, 직접 하나하나 찾아보는 방법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링크드인 같은 곳에서 실무자를 찾아서 정중하게 양식을 갖춰 인터뷰 요청을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모든 분이 답변을 주진 않겠지만, 그중 몇몇 분들은 감사하게도 도움을 주신다. 필자의 경우도 그런 식으로 정보를 얻었고, 카카오톡 오픈방을 활용해서 운 좋게 다른 직무의 실무자 분들과 스터디를 이어나가고 있다.


경험상 도움을 주시는 분들은 정성스럽게 답변을 해주셨다. 그러니 사전에 뭘 여쭤볼지 내용을 정리하길 권장한다. 그게 본인을 위해서도, 그리고 시간 내서 도움을 주시는 분을 위해서도 좋다.


3. 직무를 어설프게라도 직접 해보자.


시간이 정말 없다면 어쩔 수 없이 서류 쓰기 바쁘다. 그런데 취준 기간이 생각보다 길어지거나 자꾸 서류든 면접에서 낙방한다면 서류와 면접 이전에 직무에 대한 자신의 역량을 드러내 보일 뭔가를 보강하고, 없다면 만들어야 하고, 그 조차도 안되면 경험을 해봐야 한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취준생 생활을 1년 넘게 하면서 어느 순간 자소서 쓰는 거에만 매몰된 자신을 볼 수 있었다. 그간 자소서도 몇 번이고 더 써봤고, 유튜브나 취준생에게 도움이 될만한 글과 영상을 보며 글의 완성도를 높였다고 생각했음에도 결과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낙방만 이어졌다. 어느 날은 5시간 동안 고작 자소서 한 문단을 썼고, 그 마저도 바보 같아서 지워버렸다. 분명 필자와 같은 경험을 겪어본 취준생이 있을 것이다.


자소서만 쓰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고 효율적이지 않다. 아무것도 모르는, 정말 자소서를 처음 써보는 상황이면 오히려 괜찮다. 모르기 때문에 겁 없이 솔직하게 써버 린다. 그런데 애매하게 자소서와 면접에 대한 경험이 있는 취준생은 이것저것 신경 쓰며 자소서를 쓰는데 너무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할애한다. 그런데 정작 자신이 지원하는 직무에 대한 경험이 없는데 그렇게 고민하고 써본들, 자소서를 읽을 인사과 사람들과 실무자들이 납득할 자소서를 쓰기는 어렵다. 오히려 '그럴싸하게 보이려고만 하는 글'로 치부되기 쉬울 것이다.


그러니 서류 준비는 그것대로 준비하고, 반드시 해당 직무에 관한 정보를 얻었다면 관련된 활동을 직접 해보길 권장한다. QA를 준비한다면 가령 직접 게임 분석서를 써보거나, 한 게임에 대한 테스트 케이스를 작성한다든가 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 또한 뒤져 보다 보면 다른 사람들이 남겨둔 파편화된 자료를 보고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경험하는 과정 속에서 본인의 적성과 생각을 길러낼 수 있고 이는 곧 자신의 생각을 진솔하게 전달하는데 도움이 된다.



계속해서 탈락하는 자소서를 보며 좌절감을 많이 느꼈다. 동시에 자소서에는 너무나 막연한 내용만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때, 자소서를 계속 쓴다고 결코 나아지지 않을 것임을 확신했다. 자소서를 내려놓진 않았지만 자소서에 할애하는 시간을 대폭 줄이고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직무와 관련된 활동을 이어나갔다. 대기업 공채 외에도 스타트업, 중소기업의 아르바이트/인턴/계약직 등 가리지 않고 지원했다.


운 좋게 한 스타트업에서 시나리오 작가로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곳에서 홀로 이야기를 작성하고, 회사에서 요구하는 방식으로 가다듬어 완성시켰다. 이후에는 현재 일하는 회사에서 면접 제의를 했고 그 결과 게임 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다. 비록 계약직이지만 자소서만 쓰고 있었으면 결코 맛보지 못했을 값진 실무 경험을 매일매일 하고 있다.


처음부터 원하는 곳을 간다면 좋겠지만 게임 업계의 허들이 높아진 상황이다. 그리고 허들과는 별개로 조금도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직무를 담당하는 것은 특히나 게임 업계에선 좋지 않다. 그러니 직접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기회가 된다면 작은 곳에서라도 실무 경험을 통해 직무에 대한 맛을 보길 권장한다.


ps)

QA 후기를 써서 누군가에게 작게나마 도움이 됐으면 해서 쓴 글을 방치해둔 게 부끄럽고 마음에 걸렸지만 막상 쓰려고 하니 부담이 됐다. 그런데 브런치에서 내 글의 조회수가 1천을 달성했다는 알림 뒤에 망설이지 말고 일단 써보는 게 어떻냐는 식의 권유가 있었다. 이에 힘입어 어설프게나마 2편을 적었다. 난잡한 글이지만 어떻게든 발행하지 않으면 계속 미룰 것 같아 일단 글을 마친다. 미비한 글임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추후 가다듬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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