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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nsultant SJ Mar 01. 2024

직원의견조사 최근 동향과 사례

부제 : 과거에 쓴 글들을 브런치에 업로드 / 직원의견조사에 대한 기고글

안녕하십니까? OO기업 임직원 여러분, 2023년 조직문화진단을 위한 Survey를 진행하는 ‘조직문화팀’ 입니다. 본 설문조사의 목적은 OO기업 임직원들이 생각하는 조직문화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여, OO기업의 조직문화의 발전 방향을 수립하기 위함 입니다. 설문 결과에 대한 개인 응답 결과는 익명성과 비밀이 철저하게 보장될 것을 약속 드리니 솔직한 응답을 부탁드립니다. 귀중한 시간 내어 설문조사에 응해 주신 임직원 여러분들께 감사인사 드립니다.


일반적으로 직장인들은 1년에 2~3회 정도 회사에서 주관하는 설문조사 안내를 받고 있다. 직원 몰입도 조사(Employee Engagement Survey), 조직문화진단(Organization Culture Survey), 리더십 다면진단(Leadership 360︒ Survey)이 가장 대표적인 설문일 것이다. 설문을 대하는 직장인들의 마음은 ‘늘 하던 것이니 올해도 하는구나’, ‘바쁜데 이거 꼭 해야 하는 것인가?’, ‘익명성이 보장되긴 하는 것인가?’, ‘회사가 구성원의 의견을 묻는 것이니 내 생각을 솔직하게 이야기 해야지’, ‘보통으로 적당히 찍고 끝내야겠다’ 등등 일 것이다.


기업은 설문을 통해 ①목적에 맞는 구성원의 의견을 수집하고, ②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분석을 통해, ③시사점을 도출하고, 목적에 맞는 활용을 하고자 함이다.

기업 주도의 설문이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핵심성공요인’은 무엇일까? 

 

#1. 목적에 맞는 구성원의 의견을 수집하기 위해서는 ‘구성원 의견의 정확도’가 핵심이다. 

정확한 의견 수집을 위해서는 한가지 딜레마에 빠지게 될 수 밖에 없다. 정확한 의견 수집을 위해서는 정교한 설문이 뒷받침 되어야 하고, 정교한 설문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일정 개수 이상의 설문 문항이 필요하다. 하지만 많은 문항은 설문을 실시하는 구성원들에게는 ‘호기심’ 보다는 ‘피로감’으로 다가올 수 있고, 정확한 응답 보다는 설문을 완료하는 것에 목적을 둘 가능성이 높다. 그러다 보니 최근 기업에서는 년 1회 실시하는 정기 Survey보다 짧은 주기로 시행하는 ‘펄스 서베이(Pulse Survey)’가 선호되고 있다. 


펄스 서베이(Pulse Survey)란, 한 두가지 주제/목적에 부합한 10개 이내의 설문 문항을 구성하여 월간 또는 분기 마다 구성원들에게 기존 보다 ‘덜 진지하고 쉽게’ 접근하는 방식으로 설문을 실시하는 것을 말한다. 짧은 주기로, 빠르게 응답할 수 있는 문항으로 구성된 펄스 서베이는 조직 구성원의 현재 인식수준을 상시 확인하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펄스 서베이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데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구성원의 참여를 쉽게 유도할 수 있고, 정확한 응답을 확보하는데 도움이 된다. 최근 필자의 회사는 A 기업의 조직문화 진단을 위해 과거 진단 히스토리를 살펴보았는데, 진단 문항이 70개가 넘었던 과거 3년의 응답률 평균 대비, 진단문항을 50개로 축소한 작년 설문 응답률이 약 13% 이상 상승한 모습을 볼 수 있었고, 특정 번호로 일괄 선택한 불성실응답자 비율도 줄어든 것으로 확인되었다. 결국 구성원들은 쉽고 직관적으로 답할 수 있는 설문에 보다 적극적인 반응과 성실한 설문 응답을 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기에, 수십개의 문항으로 구성 된 연간 정기 서베이(Regular Annual Survey) 방식 보다는 펄스 서베이가 최근 많이 도입되는 이유인 것이다.


둘째, 설문과 대안 수립도 타이밍 싸움이다. 우리 속담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라는 말이 있다. 어떤 일이 이미 잘못되고 나서야 비로소 그 일을 바로 잡으려 하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이라는 것을 일깨워주는 말이다. 구성원 의견을 청취하겠다는 것은 기업 주도 또는 경영진 의사결정을 통해 일을 진행하기 보다는, 구성원 참여를 통한 ‘공감대’ 형성 및 향후 변화의 ‘수용성’을 확보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필요한 시점에 설문을 통해 의견 청취의 액션이 이루어져야 하고, 청취 된 의견의 내용을 반영한 대안 또는 변화관리 방안이 수립되야 하는 것이다. 


필자의 회사가 2015년부터 연간 계약을 통해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D 기업의 경우 과거 연 1회 정기적으로 진행하던 ‘Exit Survey(퇴직자 설문조사: 최근 1년 이내 퇴직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퇴사 이유, 이직 경로, 이직 한 기업을 선택한 이유 등을 확인하는 설문조사)’를 23년부터 연 2회 확대 진행하여 내부 구성원의 만족도를 높이고, 이직을 최소화하는 대응 방안을 적시에 적용하고 있다. 해당 기업과 동종업계 경쟁사인 C 기업은 ‘Exit Survey’를 분기마다 실시하여 더욱 적극적 대응을 해 나가기로 최근 의사결정을 하였다.


기업주도 설문의 핵심성공요인 두번째는 

#2.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분석을 하기 위해서는 ‘정교한 설문의 설계’가 중요하다. 


설문 자체가 1차원적인 분석 (ex-설문 문항 별 5점척도에 대한 평균 점수만 도출되는 것, 인구통계변수 별 평균 점수만 도출되는 것 등)만 가능하게 설계되어 있다면 반쪽자리 설문에 그치게 되는 것이고, 설문을 통해 확인하고자 하는 본질에 다가가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필자는 최근 ‘조직문화진단(Organization Culture Survey)’에 대한 니즈를 가지고 있는 G 기업을 방문하였다. 해당 기업 담당자는 지금까지 매년 진행해 오던 ‘조직문화진단’에 두 가지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의문 Q1. “우리 조직은 ‘혁신’이 부족하다고 나왔는데 그래서 뭘 어떻게 개선해야 되는 것인 것인지 설문만으로는 해석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조직문화 진단을 위해 주로 ‘현상’ 위주의 진단항목 구성을 한 기업의 경우 위 기업 담당자와 동일한 고민을 갖게 된다. '현상' 위주의 진단은 비교적 용이하게 관찰/측정이 가능하나, 변화 개선 활동과 연계 시 근본적인 이슈 탐색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현상’ 개선에만 초점을 둔 기업들은 조직문화 혁신에 실패한 사례가 많다는 것은 학문적으로도 검증된 내용이다. (Schein, ‘The corporate culture survival guide’, 2009)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설문의 구조를 설계할 때 ‘선행요인 --> 매개요인 --> 결과요인’을 고려하여 프레임을 설정하고, 요인 별 그리고 문항 간 연계성이 확보될 수 있는 세부 문항을 설계해야 한다.


네모파트너즈POC 컨설팅 수행 결과물 인용


[설문 문항 타당성 검토 기준 예시]

I.       ‘기업문화 지향점’ 구현을 위한 구체적 추진 영역이 해당 설문 문항을 통해 설명 가능한가?

II.      이론적/경험적 연구를 바탕으로 유효성이 검증되었는가?

III.     해당 설문 문항에 대한 관찰/측정이 가능하며, 하위 문항 개발이 가능한가?

IV.     사별/직무 특성을 고려하는 경우 그룹 전체에 보편적으로 적용 가능한가?


의문 Q2. “다양한 항목을 포함하여 진단하면 더 많은 시사점을 얻을 수 있을 텐데, 직원들이 이렇게 많은 문항에 잘 응답해줄까요? 응답 피로도에 대한 고민이 많습니다.”


상황 상 ‘펄스 서베이’를 하지 못하고, Full Size의 설문을 진행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경우 50~100개 사이 문항으로 구성된 동일한 진단 Set를 전 구성원에게 적용할 수밖에 없게 되고, 이는 응답피로도 및 응답 오류(Bias)를 심화 시키는 원인이 되는 것이다. Full Size의 설문에서 이러한 이슈를 최소화하고, 효과적 진단을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일까? 개인 및 조직 수준에서 차별화된 진단 Set를 적용하는 것을 제안 하고 싶다. 


네모파트너즈POC 컨설팅 수행 결과물 인용


이럴 경우 응답자 피로도에 대한 제약이 줄어 다양한 진단 항목/문항 구성이 가능하고, 응답 오류(Bias)도 Full Size 설문 대비 상당히 줄어드는 것으로 과거 수행한 다수의 고객사 프로젝트를 통해 확인한 사항이다.


기업주도 설문의 핵심성공요인 세번째는 

#3. 시사점을 도출하고, 목적에 맞는 활용을 하기 위해 설문 ‘결과의 분석과 결과 Report의 구성’이 중요하다.


잘 수행 된 설문의 결과를 제대로 해석하기 위해서는 진단 항목 및 문항 특성을 고려하여 유의미한 시사점을 제시할 수 있는 ‘최적의 통계적 분석 방법 및 결과지표’를 구성해야 한다. 평균수준과 편차를 구하는 ‘기술통계’나, 척도 별 응답비중을 확인하는 ‘빈도분석’등의 방법만 사용할 것이 아니라 필요한 결과지표 및 시사점 도출에 적합한 분석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반드시 고려되어야 한다.


네모파트너즈POC 컨설팅 수행 결과물 인용


성공적으로 설문 결과에 대한 분석이 완료되었다면, ‘어떤 내용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의 관점에서 결과 보고서의 목차, 분석 내용에 대해 구체적인 Prototype을 작성해 볼 것을 권고하는 바이다. 이러한 고민의 과정 없이 최종보고서를 쓰게 될 경우 보고를 받는 사람의 관점에서 필요한 내용이 담기는 것이 아니라 담당자가 쓰고 싶은 보고서를 쓰게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결과 보고서 구성 시 최소한 아래 여섯 가지 사항에 대해서 이 글을 읽는 인사 담당자분들은 꼭 고려해 주길 바란다.


I.       진단 및 분석 대상은 누구인가?

II.      반드시 포함되어야 할 필수 항목은 무엇인가?

III.     그룹보고서와 계열사보고서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그룹 레벨의 기업일 경우)

IV.     분석결과(주요 결과지표)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 (예: 주요계열사×진단요인 등)

V.      계열사별/하위조직별 특이사항은 무엇인가?

VI.     과거 추이를 분석해야 하는 영역은 무엇인가?


설문조사가 문제를 해결해 줄 순 없지만, 문제 해결의 단초(端初)가 될 수는 있다. 설문도 회사와 구성원간 중요한 소통의 창구이고, 설문의 부정적 경험은 직원경험(Employee Experience)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며 이는 조직문화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MIT 슬론 비즈니스 리뷰(22년 1월 발표한 ‘Toxic Culture Is Driving the Great Resignation’ 참고)에 따르면 부족한 보상보다 불만족스러운 조직 문화가 약 10배 가량 이직에 영향을 미친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였다. 


설문의 과정에서 구성원들에게 긍정적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기업들은 새로운 시도를 계속 하고 있다. 글로벌 선도 기업들은 AI Chatbot을 활용하여 자연스럽게 대화하듯 흐름에 맞는 질문을 통해 개인 별 최적화 된 설문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방식은 설문 과정에서의 편안함을 경험하게 하고, 회사가 직원들의 의견 및 생각을 보다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느낌을 선사하여 설문 과정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고 응답에 대한 부담감을 줄여주고 있다. 


우리 기업들도 반드시 ‘선진화 된 설문 기법’을 도입하라는 것이 아니라 ‘설문 과정의 긍정적 경험’을 줄 수 있는 요인을 고민해야 설문의 첫 단추가 잘 끼워질 것이고, 잘 끼워진 첫 단추는 마지막 단추인 설문 결과를 통해 다양한 변화의 요인을 찾고 기업이 기대한 결과를 얻거나 지향하는 조직문화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게 될 것이다.




해당 글은 23년 10월 월간인사관리에 기고한 글을 브런치에 옮긴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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